해외봉사 어떻게 신청했는지 궁금한 분들을 위한 Q&A입니다.
세계 여행하면서 봉사하는 방법
우리의 여행이 후회가 없었던 이유는 바로 부부가 함께 봉사할 수 있는 시간 덕분이었는데요,
이런 기회를 함께 나누고자 그 방법에 대해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여행하며 봉사하는 방법에는 크게 3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1. 국내 협력 단체 또는 해외 에이전시를 이용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국내 협력 단체 또는 해외 에이전시를 이용하는 방법인데요.
국내 협력 단체는 까다롭거나 절차가 복잡하고 어떤 곳은 지나치게 비싼 경우가 있어서 저희는 해외 에이전시만 이용했습니다. (다만, 학생일 경우 무료로 갈 수 있는 방법이 더 다양하겠죠?)
해외 에이전시의 경우 2주 기준으로 30만 원에서 100만 원 수준으로 다양했는데요, 비싸 보일 수도 있지만, 국내의 경우 몇 백만 원 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많이 봤기에 숙식과 안전까지 관리해 주는 조건으로 이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해외 에이전시는 정말 수백 개의 단체가 있다고 했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데요, 그중에서 저희가 이용한 에이전시는 GoEco와 Lovevolunteers라는 단체였습니다. 이 단체를 선택했던 기준은 가격과 후기였는데요,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Lovevolunteers라는 단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s://www.lovevolunteers.org/ 사이트에 접속을 하면 지역, 나라, 활동으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나라와 활동에 따라 선택을 하면, 이렇게 다시 본인이 원하는 봉사 활동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저희 선택했던 것은 탄자니아에서 “Childcare & Development” 관련 봉사였습니다.
그 이후에는 활동 내용과 요구 사항을 확인하고 어떤 숙소와 음식을 제공받는지 등도 체크한 후, 원하는 기간을 선택해서 진행하면 되는데요, 상당히 간단한 절차였습니다. (요구 조건은 특별히 까다롭지 않습니다. 보통 약간의 영어 정도?)
비용을 지불하고 나면, 담당자가 연락이 와서 어떤 서류 등을 업로드해야 하는지 상세히 알려주기 때문에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업로드해야 되는 내용은 간략한 이력서, 여권 정보 및 범죄 기록 등)
그 이후에 담당자와 도착 비행 편을 공유하면 공항에 픽업까지 나와준답니다. 참 쉬죠?
특히 좋았던 점은 매주 아무 때나 시작할 수 있고 봉사 기간도 본인의 일정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희는 중간에 일정도 변경했어야 했는데요, 담당자가 시작 일정도 쉽게 변경해주었답니다.
2. 재능을 제공, 숙식을 제공받는 시스템을 이용한다.
다음엔 본인의 재능을 이용하여 숙식을 제공받는 사이트 검색을 통해 봉사하는 곳을 찾는 것입니다.
Workaway, helpx, worldpackers 등의 사이트가 본인의 재능을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인데요, 저희는 workaway를 주로 이용했습니다. (등록비가 있습니다)
해외 에이전시보다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작업인데요, 본인의 재능을 정확히 분석한 후 그런 재능을 찾는 개인이나 기관에 메일을 보내고 협의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https://www.workaway.info/ 사이트에 접속하여 비슷한 방법으로 이렇게 본인이 봉사하고자 하는 지역과 나라를 선택하면 그 지역에서 특정한 재능이 필요한 사람들이 우리는 이런 사람이 필요하고 무엇을 제공해줄 수 있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본인 소개를 해 두면, 호스트가 먼저 연락 오기도 합니다)
건축을 도와 달라, 아이들을 가르쳐 달라, 디자인 능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등 정말 다양한 요구 조건들이 있는데요, 그중에서 본인이 잘할 수 있는 것들에 맞춰서 본인을 소개하며 메일을 보내면 됩니다. 그럼 호스트가 마음에 들면 답장을 하고 그럼 매칭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아프리카 같은 곳에는 봉사를 요청하는 글들이, 유럽은 호스텔 직원을 찾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저희는 탄자니아 바가모요라는 작은 어촌 마을 햄버거집 사장님께서 가게 뒷 공간을 활용하여 지역 여성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후원하는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상권이 죽다 보니, 지역 여성들이 자립하기가 어려워져서, 마케팅 부분을 도와 달라는 요청을 보고 바가모요라는 동네에 가게 되었습니다. 도착해보니, 햄버거집의 수익으로 지원 사업을 하시는데, 햄버거집은 손님이 거의 없고 매주 토요일에는 뒷마당에서 지역 여성들이 직접 만든 물건을 팔고 계셨는데, 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우선 햄버거집 홈페이지를 만들고, 사진도 많이 찍어서 구글 지도에 올리는 등, 햄버거 집 홍보에 힘쓰는 한편, 토요 마켓의 활성화를 위해서 페이스북에 홍보도 하고, 토요일 당일에는 길거리 홍보와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지역 여성들의 작품이 많이 팔릴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딱히 원했던 결과로 이어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바가모요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도 찾아왔고, 외딴 마을에 동양인 둘이 길거리 홍보를 하고 있으니 동네 청년들이 신기해하며 찾아오는 등, 특별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다르에스살람의 한 슬럼가에 위치해 있는 작은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달라는 곳도 찾아갔는데요, 이 곳에서는 2주간 봉사를 하였습니다. 밤에는 위험 한 곳이어서 낮에만 들어갔던 곳인데요, 판자촌 속에 있는 이 어린이집에는 동네 꼬마 아이들이 서른 명 정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아버지가 없이 자라는 아이들이었는데요, 엄마가 일 나가는 동안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 아이들이 모여서 수업하는 곳이었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달랑 선풍기 하나로 더위를 식히며 봉사가 끝나고 나서 발바닥을 확인해보면 새까맣게 변해 있는 그런 곳이었는데요, 그래도 숙소로 돌아와서 서로의 발바닥으로 보고 깔깔대며 웃었던 기억이 남아 있네요. 마지막 날에는 피자 몇 판을 사들고 갔는데, 피자를 처음 먹는 아이들이 어떻게 먹는지 몰라 하나하나 뜯어 주었던 생각이 납니다.
3. 직접 발품 파는 방법.
마지막 방법은 직접 발품 파는 방법입니다.
아프리카 같은 곳에는 이 방법이 의외로 쉬웠던 것 같은데요, 슬럼가 어린이집 봉사를 마치고 숙소로 가는 길에는 공립 초등학교가 하나 있었습니다. 한 반에 80~90명 정도가 공부하고 있었고 흙바닥에서 제대로 된 공책도 없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부부가 멋진 수업을 해주자는 생각을 갖고 교장실로 무턱대고 찾아갔습니다. 첫날에는 교장 선생님이 안 계셔서 한참을 기다리다 허탕치고 돌아갔고, 다음 날 겨우 교장 선생님을 만나 우리 부부에 대한 소개를 하고 어떤 수업을 하고 싶다고 상세히 설명드리니, 교장 선생님은 흔쾌히 다음날 바로 수업을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다음 날, 우리는 흙먼지로 가득한 교실에서 레크리에이션을 하고 꿈에 대한 강연을 하는 등 아이들과 아이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습니다. 수업 내용이 좋았는지, 그 이후에도 수 차례 이 학교에서는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그 이후에도 사립 초등학교, 사립 중학교 등 다양한 곳을 찾아다니며 수업을 하였는데요, 발품을 직접 팔기도 했지만 동네에 입소문이 나더니 직접 연락이 오고 방문해달라고 요청 오는 곳이 더 많았습니다. 심지어 어떤 한 초등학교에서는 졸업식이라는 큰 행사의 사회를 우리 두 사람이 봐달라는 곳이 있었으니, 그 동네에 얼마나 소문이 났는지 짐작이 가시겠죠?:)
마무리
사실 세계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여러 단체/기관에 미리 연락을 하고 비용을 지불해야지만 봉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여행을 나와 보니, 봉사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족해서 우리가 봉사를 못한 것이 아니라 의지가 부족해서 못 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던 봉사에 대한 의지를 갖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누군가를 돕고 따뜻한 마을을 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따뜻한 마음을 받는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 자신이 더 행복해진다는 소중한 가르침도 얻었습니다. 우리는 봉사를 한 것이 아니라, 단지 봉사라는 수단을 통해 스스로를 깨우치고 성장해 나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