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부부가 되기 위해 탄생한 신봉사 프로젝트
결혼 후 신혼여행으로 1년간 세계일주를 떠나게 될 우리는 두 가지를 분명히 하기로 하였다.
1. 부부 이름
세계일주는 달달한 신혼여행이 아니다. 낯선 타지에서 17-20킬로의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최대한 쪼개어 쓸 우리의 시간과 경험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는 과정. 바로 생. 존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너와 나의 이름을 부르는 대신에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해 팀 이름을 정하듯이) 브랜드 네이밍을 하기로 하였다.
두잇 부부 : We can do it! 실행하고 도전하는 부부. 척하면 척! 발 빠른 신랑과 행동대장 아내가 만나 여행을 한다면? “우리는 뭐든지 할 수 있다! “ 긍정적인 주문을 외우듯 우리에게 불려진다면 그 어떤 일들도 행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정해진 소중한 우리의 브랜딩.
2. 여행의 목적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고 싶은 나라. 하고 싶은 활동. 만나고 싶은 사람 등. 하고 싶은 건 넘치고 넘쳐날 것이다. SNS에 나오는 멋진 장소들을 모두 둘러보기엔 1년이라는 시간은 길지만 반면 너무 짧다. 그리하여 이번 세계여행을 하는 목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목적에 부합하는 나라와 활동들을 위주로 우리의 여행루트를 짠다면 “우리 둘만의 특별한 여행이 될 수 있으니까.”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고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그 안에서 나눔을 실천하며 성숙한 부부가 되고자 한다. “
365일 동안 24시간 내내 붙어 있으면 두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일들이 생겨날까. 연애할 때 알지 못했던 사소한 행동과 습관들을 모두 알게 될 것이다. 때론 낯선 곳이라는 이유만으로, 날씨 탓으로, 아내의 마법이 일어나서 등등. 다양한 상황들에 놓여 짜증 섞인 일들이 생겨 나겠지만 이 모든 것이 결국 “성숙한 부부”가 되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1년짜리 장기간 프로젝트 세계일주”라고 생각하면 모든 게 감사하고도 값지며 소중한 경험치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목적을 정하는 것이 이렇게 중요할 줄이야..!
성숙한 부부가 되기 위한 행동 강령
집을 얻는 비용으로 세계여행
세계여행 중, 그 속에서 만난 현지인들과 어울리고 그들의 마음 켠에 자리 잡을 때까지 끊임없이 두드려 진정한 친구가 되는 데에 아낌없이 시간과 비용을 쓰기로 했다. 누군가를 만나고 인연이 된다는 것은 그저 잠시 잠깐 스쳐 지나가는 시간이 아님을 안다. 만남은 우주의 기운이 따라온다. 그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알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을 알아가는 것은 참 대단하고 경이로운 것이다. 울타리를 만들고 한 사람의 아내. 남편이 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큰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인생에서 함께할 든든한 버팀목. 지원군. 울타리를 만나 인생을 함께 바라보기까지. 수많은 시련과 아픔 고통이 있으리라. 이 안에서 서로 인내하고 감내해야만 비로소 더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리라. 우리 부부는 서로의 모습을 통해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을 알아가는데도 수많은 시간이 들듯, 잠시 잠깐 스쳐가는 인연일지 모르지만 길 위에서 만나는 소중한 인연과는 그냥 스쳐 지나가게 두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한 군데에 조금 더 오래 머물며 그들과 어울리는 데에 더욱 비용을 쏟으며 시간을 보낼 것이다. 우리가 마마 루시와 치디 아저씨에게 배웠던 진정한 나눔의 가치처럼. 오늘도 그 소중한 인연 덕분에 마음의 깊이가 한 뼘 더 자란다.
신혼 봉사 : 신봉사 프로젝트를 시작하다.
신랑이 하고 싶었던 봉사. 그리고 그 “봉사”라는 단어만으로도 생소했던 아내. 세계여행을 출발하기 전 우리의 상황은 그러했다. 한 번도 가본 적, 해본 적 없던 경험이었기 때문에 더 낯설어서 그랬을까. 아내는 봉사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게 낯설게만 느껴졌다. 그럴 때마다 신랑은 아내에게 분명 좋아할 거라고 확신에 찬 듯 이야기했다. 오직 신랑을 믿고 “까짓 꺼. 함께인데, 뭔들 못하겠어?”라는 심정으로 함께 하기로 했다. 첫 인도 봉사는 해외 봉사 에이전트를 통해 숙식을 제공받으며 봉사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신청해 진행했다. 그렇게 우리의 자발적 봉사는 시작되었고, 그 이후부터 우리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 아이들을 위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계획하며 현지에서 나눔을 실천하기 시작했고, 신혼 봉사의 기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1. 인도 고아 지역 (6월 2주간)
-빈민촌 아이들 교육 봉사
-빈민촌 여성들을 위한 쿠킹클래스 만들기 건축 봉사
2. 아프리카 탄자니아 아루샤 지역 (7월 한 달간)
-고아원 아이들 교육/놀이 봉사
3. 아프리카 바가모요 지역 (8월)
-미혼모 여성들을 위한 플리마켓 활성화 돕기
4. 아프리카 다르에스살람 지역 (8-9월)
-미혼모 아이들 교육 봉사
-반사필름 모자 후원 프로젝트
-재활용을 이용한 장난감 만들기 대회 개최
-공립 초등학교 Be curious DOIT 꿈 실어주기 프로젝트
5. 남미 페루/볼리비아 예정. (내년 1월-3월 세 달간 예정)
사실 처음, “성숙한 부부가 되기 위해” 시작했던 신혼 봉사. 사실 첫 시작은 우리 두 사람만을 위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점점 아이들을 향한 마음이 커지기 시작했고, 우리를 위함이 아닌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 둘 물색하기 시작했다. 마음의 무게를 가볍게 쥐고 시작했던 이 봉사라는 무게가 어떻게 우리에게 커다란 책임감으로 다가왔는지. 결코 가볍지 않던 묵직한 무언가로 다가왔음을 다음 브런치 글에 게시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