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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업일기 Feb 19. 2022

22년, 창업 4년차

창업일기 #33


2021년 1월, 1인 사업체를 운영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은 것을 확인하고 무척 기뻤던 날이 생각난다.

이후, 제품의 총판 유통 제안을 받고 제품 수를 늘리기 위해 9천만원을 대출 받았고

열심히 제품을 개발하던 중 회사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 동종업계 회사로부터 2억원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그때가 2021년 2월. 마냥 장미빛 미래만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자만했다.


2021년 한 해동안 매출은 2억에서 3억으로 고작 1억이 늘었고, 영업손실 5천만원까지 발생했다.

원인은 물론 나 자신의 오만함과 목표 부재, 전략 부재, 나태함이었다.


목표를 정하고

정말로 간절하게, 모든 힘을 쏟아 최선을 다한 후에도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떻게 된 것인지

그동안의 3번의 스타트업 경험을 하며 내가 혐오했던 대표들의 실수를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는 나를 보았다.

어쩌면 보고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보고 배운대로 한것일지도 모른다.


항상 나는 다르다고 생각했지만

창업 1년차부터 3년차까지,

내가 싫어했던 대표들의 나쁜 습관을 그대로 닮은것을 보니

나는 역시나 그저 한 사람의 역할도 겨우 하고 있는 것 같다.


1년차에는 열심히 추진하던 일이 엎어지자 손에 잡히는 대로 대신할만한 사업을 대충 구상해서 진행했고

그 결과 지금까지도 후회하고 있다.


2년차에는 1년차에 대한 반성의 자세를 가지고 한달, 한달 열심히 회사를 운영했고 겨우겨우 손익분기를 넘겨 면피했다.


3년차에는 손익분기를 넘긴 정도로, 투자를 조금 받은 정도로 기고만장해서 완전히 망쳐버리고 말았다.


올해는 정말 이번 사업의 존폐가 달린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자받은 자금은 늘어난 제품을 생산하느라 대부분이 묶여있고

광고의 효율은 정체되어 월 매출은 겨우겨우 유지되고 있다.

새로 개발한 제품의 출시는 계속해서 이유없이 밀리고 있고

수천만원 투자하여 개발하고 있는 신제품은 5번째 실패하고 있다.


잠에 들기가 무서운 요즘이다.


그래도 

긍정적인 현상들을 찾아보자면

온라인 광고효율이 떨어져서 광고비를 대폭 감소시켰더니 월 매출은 비슷하게 유지되어 이익률이 개선되었고

오프라인 유통에서는 오히려 반응이 좋아 고정 매출이 점차 늘고 있다.

새로 개발한 제품은 드디어 1년만에 출시일이 확정되었다.

IR 했다가 떨어진 투자설명회에서 우연히 만나게된 대기업 사내벤처팀과 새로운 제품을 공동개발하고 있고

매출을 게런티하겠다는 해외 수출 제안이 들어와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나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고 있다.


그동안 손익분기를 넘은 정도로 내가 사업가로써 잘 하고 있다고 스스로와 주변사람들을 속였던 것에 대해

내맘대로, 되는대로 기획해서 진행한 사업이 잘 안되면 직원의 무능을 탓하던 것에 대해

내가 나 스스로의 위치와 수준을 다시 한번 점검하면서 해야 할일과 나의 자세를 알아가고 있다.


평소 늘 해오던 한해의 목표 설정을 잊어버릴 정도로 바보 같이 살고 있는 요즘.

올 한해의 목표를 세워보고 마무리 하려한다.


2022년의 목표

1. 연 매출 7억원 달성하기

2. 총 제품 수 10가지 이상 만들기

3. 더 확장된 비즈니스 모델 구상하기


올해는 최선을 다해 후회없는 한해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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