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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희 Aug 19. 2021

2021 의정부 코보컵 프리뷰 (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각 팀 전력 예상해보기

    8월 23일부터 8월 29일까지 여자부 코보컵 대회가 개최된다. 올해 초 신생 창단한 페퍼저축은행을 제외하고, 프로배구 여자부 6개 구단(GS칼텍스, 흥국생명, 기업은행, 인삼공사, 도로공사, 현대건설)이 대회에 참여한다.


    코보컵은 정규 리그와는 별개로 8월 중후반에 개최되며 약 2달 후 시작되는 정규 리그의 전초전과도 같다. 컵대회를 우승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정규 리그를 준비하는 데에 있어서 보완점을 찾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연습게임을 활발히 진행할 수 없는 현재로써는 코보컵에서의 평가전이 더욱 귀중하다. 대체로 코보컵 기간에는 국제대회가 열리는 경우가 많아 국가대표팀 소집 기간과 겹치기 때문에 리그에서는 주전으로 뛸 수 없었던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번 코보컵에서도 올림픽 전후로 부상이 있었던 선수들은 출전하지 않고 재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의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컵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컵대회에서 이전과 특별히 다른 것은 외국인 선수의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컵대회 기간은 국제대회 기간과 겹치기 때문에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무리해서 국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국제배구연맹(이하 FIVB)에서는 해당 기간에 국제이적동의서(이하 ITC)를 발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 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국가대표팀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ITC를 발급 받아 컵대회를 진행해 왔는데, 올해는 FIVB에서 해당 기간 ITC 발급을 거절한 것이다. 도로공사와 재계약한 켈시 페인 선수를 제외하고 다른 구단의 외국인 선수들은 모두 이번 시즌 해당 팀과 처음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이번 코보컵을 통해 외국인 선수의 활용 방안을 다양하게 시험해보고자 했을 여러 구단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 리그에서 보통 외국인 선수가 라이트(아포짓 스파이커) 포지션, 즉 주 공격수로 활약한다. 이 선수들이 대략 40%의 공격 점유율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 40%를 어떤 포지션의 어떤 선수가 메울 수 있을지가 이번 코보컵의 관건이 될 것이다. 팀의 상황에 따라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이 각각 점유율을 높일 수도 있고, 라이트 포지션에서 확실한 대체자를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부상을 안고 올림픽을 뛰었던 선수들이 많았던 만큼 주전 라인업의 공백이 생긴 팀들은 그 자리를 메꿔야 한다. 여러모로 기존에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했던 백업 선수들의 역할이 승패에 있어서 주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각 팀의 주전 라인업을 예상해보고 그에 따른 전력 분석을 시도해보고자 한다.


*예상 라인업에서 이번 올림픽 국가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되었던 선수들은 제외하고자 노력했다. (노력은 했다.) 여러 인터뷰를 봐서는 대부분 선수들이 코보컵에 출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시즌이 끝나고 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쉬지 못하고 달려온 선수들이 편히 휴식을 취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1) GS칼텍스 Kixx

예상 라인업: 세터 이원정, 레프트 강소휘 최은지, 센터 한수지 김유리, 라이트 유서연, 리베로 한다혜/한수진


① GS칼텍스의 리빌딩

    지난 해 팀의 기둥이었던 주장 이소영 선수가 FA 계약을 통해 인삼공사로 이적했다. 보상선수로 리베로 오지영 선수를 트레이드를 통해 레프트 최은지 선수를 영입하여 그 공백을 메우고자 했고, 그 결과 GS칼텍스의 팀 컬러는 지난 시즌과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프로 리그에서 선수 이적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통합 우승을 견인했던 이소영과 러츠의 부재는 올 시즌 새로운 팀을 구성하는 데에 있어서 GS칼텍스의 어려운 숙제이다. GS는 이제 지난 시즌의 영광을 그대로 재현하려고 하기보단,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GS칼텍스의 새로운 팀 컬러를 만들어 나아가야 한다. 이번 코보컵 대회는 GS의 새로운 팀 컬러에 대한 질문이 될 수도, 혹은 예상치 못한 해답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② 확실하고 풍부한 날개 자원

    이번 컵대회에서 GS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풍부한 날개 자원이다. 그도 그럴것이 GS칼텍스는 국내 라이트 선수가 2명 이상 등록된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예상하는 바로는 강소휘 선수와 최은지 선수가 주전 레프트 라인을 구성하고, 유서연 선수가 라이트로 나설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소휘 선수와 최은지 선수는 그간 확실한 주전 레프트로 활약해왔고 유서연 선수도 상대적으로 경기 경험이 많기 때문에 이 선수 구성이 공수 양면에서 가장 안정적인 조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가 얕은 팀이다. 상황에 따라서 유서연 선수가 레프트 포지션을 소화하고 권민지 선수문지윤 선수가 라이트로 나설 수도 있다. , 당일 컨디션과 경기 진행 상황에 따라 다양한 조합으로 레프트 라이트 선수 구성을 시도할  있는 GS칼텍스이다. 현재 GS칼텍스를 맡고 있는 차상현 감독이 본래 백업 선수들을 풍부하게 활용하는 편이기 때문에 이번 컵대회에서도 여러 선수들이 코트를 밟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어떤 선수가  기회를 잡을  있을지 기대가 된다.


③ 무한 경쟁의 세터와 리베로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휴식을 취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고 했지만 솔직히 안혜진 선수, 오지영 선수 둘다 코보컵 출전할 것 같다. 그런데 왜 예상 라인업엔 다른 선수들을 썼냐고 묻는다면 그 선수들도 충분히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GS의 세터진과 리베로진의 무한 경쟁 시대가 시작되었다. GS에 무한 경쟁 없는 포지션이 있기는 한가……? 그러나 세터진과 리베로진의 무한 경쟁은 다른 포지션에서의 경쟁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레프트, 라이트, 센터에서는 어떤 선수가 주전으로 자리를 잡느냐의 문제라면 세터, 리베로 선수들은 원 포인트로 교체 투입된 순간에 제 몫을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 GS칼텍스는 날개 자원도 풍부하다.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세터와 라이트가 각각 2명 이상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블 스위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이 선택지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혹은 확실히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순간에 사용할 수 있는 주요한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코보컵에서도 안혜진-러츠, 이원정-문지윤의 교체로 분위기 전환을 꾀했던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리베로 또한 마찬가지다. 어떤 선수들이 주전을 구성할지는 알 수 없지만, 주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못하더라도 언제든지 원 포인트 서버로 투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 세트에 총 여섯 번 사용할 수 있는 교체 카드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이 선수들의 활약을 좌우할 것이다.

 

    GS칼텍스는 전 구단을 통틀어 선수 자원이 가장 풍부한 팀이자 주전 비주전을 가리지 않고 폭 넓게 선수를 기용하는 팀이다. 그 다양한 시도 속에서 적절한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 이번 코보컵에서 GS의 숙제이다. 이미 GS칼텍스는 현재 부상 선수가 없고 모든 포지션에 공백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코보컵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이번 대회 내에서 그 숙제를 해결한다면, GS칼텍스는 이번 컵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임에 틀림없다.


+@ 여러 경우의 수를 톺아봤지만 신인 선수 김지원 세터의 존재 또한 하나의 변수가 되지 않을까?


2) KGC 인삼공사

예상 라인업: 세터 하효림, 레프트 고의정 고민지, 센터 한송이 정호영, 라이트 이예솔, 리베로 채선아/노란


① 새로운 시도와 실험의 장

    인삼공사 역시 GS칼텍스와 더불어 선수단 구성의 변화가 가장 많은 팀이다. 기존에도 레프트 백업 자원이 풍부했던 인삼공사였지만 FA와 트레이드를 통해 레프트 이소영 선수와 박혜민 선수를 영입하면서 그야말로 레프트 부자인 팀이 되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전 레프트 라인이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인삼공사에게도 이번 코보컵대회가 최상의 주전 레프트 조합을 형성하기 위한 실험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가장 많이 선발 출전했던 고의정, 깜짝 활약을 보여줬던 고민지와 이선우, 새로 이적해 온 박혜민 등 다양한 선수들이 기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코보컵에서의 활약에 따라 정규 리그에서 주전 자리를 꿰찰 선수가 결정될 수 있을 것 같다. 확실한 공격 결정력 그리고 리시브에서의 안정감을 보여주는 선수가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올해 인삼공사팀의 또 다른 큰 변화는 리베로 라인에 있다. 이영택 감독은 이번 시즌부터 채선아 선수가 리시브를 담당하고 노란 선수가 디그를 담당하는 2인 리베로 체제로 선수를 기용할 것을 예고했다. 이번 코보컵은 이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는 첫 공식 대회이다. 레프트에서 리베로로 포지션을 변경한 채선아 선수와 다시 주전으로 출전하게 된 노란 선수가 얼마만큼 제 몫을 해주는가에 따라 향후 인삼공사 수비 라인의 행방이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② 주전 세터의 부재

    본래 인삼공사의 주전 세터인 염혜선 선수는 지난 시즌 막바지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되었으며 손가락 수술을 받았다. 이후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서 핀 제거 수술을 미룬 채로 올림픽에 출전하였고 무사히 올림픽을 마치고 온 지금 다음 정규 시즌을 위해 수술과 재활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시즌 염혜선 선수가 빠진 자리를 대신했던 하효림 선수가 이번 코보컵에서 인삼공사의 유일한 선택지이다. 하효림 선수는 몇몇 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아직 완벽히 자리를 잡은 모습은 아니었다. 한 가지 더 우려되는 점은 외국인 선수의 부재이다. 지난 시즌 인삼공사는 외국인 선수 디우프가 절반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오른쪽 의존도가 높은 팀이었다. 흔들리는 상황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디우프 선수가 더 이상 없기 때문에 이젠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과감한 세트 플레이 또는 공격에서의 확실한 결정력, 둘 중 최소 하나 이상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인삼공사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③ 외국인 선수의 공백

    처음 언급했듯이 외국인 선수 없이 치뤄지는 이번 컵대회에서 공격 결정력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수 있는지가 모든 팀의 주요 과제이다. 특히나 인삼공사는 줄곧 외국인 선수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해왔던 팀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 공백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우선 라이트 공격수로 이예솔 선수가 선발 출전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전에도 외국인 선수의 공백이 있을 때 아포짓 스파이커로 출전한 경험이 있고 왼손을 사용하여 파워 있는 공격을 때리는 선수이기 때문에 오른쪽 공격에서의 강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회전이 많이 들어가는 스파이크 서브 역시 이 선수의 장점이다. 혹은 센터 공격수들이 이전보다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는 방법도 있다. 이제는 완전한 센터로 자리를 잡은 한송이 선수와 좋은 성장세를 보여준 박은진 정호영 선수의 존재 덕분에 인삼공사 또한 이제는 센터가 강한 팀이 되었다. 이동공격, 속공, 시간차 등을 사용해서 중앙에서 높은 공격 점유율을 책임진다면 외국인 선수의 공백을 줄이는 것은 물론 날개 공격수의 공격 성공률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작년 컵대회에서 예상치 못한 활약을 보여준 인삼공사의 게임 체인저는 고의정 선수와 정호영 선수였다. 두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 혹은 새로운 얼굴이 나타날지 기대가 된다.

 

    이번 컵대회에서 인삼공사의 성적은 모 아니면 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감행해야 한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지만 인삼공사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퍼즐들은 충분한 기량을 가지고 있다. 비시즌 내내 선수들이 준비했을 경기력을 실전에서도 보여준다면 다가오는 이번 시즌 정규 리그에서 인삼공사의 행보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비시즌 동안 가장 많은 전력 변화가 있었던 GS칼텍스와 KGC 인삼공사의 경기를 시작으로 컵대회의 문을 열 예정이다. FA와 보상선수, 트레이드를 진행했던 두 팀의 대결이기 때문에 경기의 흐름이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 더욱 기대가 된다.


    원래 1탄에서는 코보컵 조별리그 A조, 2탄에서는 B조를 분석할 예정이었는데 처음 예상보다 말이 너무 많고 길어졌다. 아무래도 코보컵 프리뷰를 세 편에 걸쳐서 써야 할 것 같다. 코보컵 분석을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일인가 싶긴 한데, 솔직히 너무 재밌다. 다음 편에는 A조의 남은 한 팀인 한국도로공사의 분석과 함께 A조 조별리그 결과를 예측해보고 B조 흥국생명의 전력 분석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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