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의정부 코보컵 프리뷰 (2)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각 팀 전력 예상해보기
3)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예상 라인업: 세터 이고은, 레프트 박정아 전새얀, 센터 정대영 배유나, 라이트 문정원, 리베로 임명옥
① 정규 리그와 가장 유사한 라인업
분명 올림픽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예상 라인업에 포함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나, 뭐…… 그렇게 됐다. 박정아 선수를 빼고는 도무지 라인업을 구성할 수가 없었다. 전새얀 선수와 문정원 선수가 함께 주전 라인업을 구성한다면 이번 코보컵에서 도로공사는 정규 시즌의 주전 라인업과 가장 근접한 선수 구성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는 분명한 장점과 단점이 있다. 예상 라인업을 구성하는 모든 선수들이 주전 경험이 많고 기존 주전 라인업과 흡사하다는 것은 그만큼 도로공사가 이번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백을 채우는 것이 급선무인 다른 팀들과 비교하면 훨씬 더 수월한 출발선에서 경기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도로공사에게 컵대회의 의미가 사뭇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다양한 시도를 하며 호흡을 맞추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수차례 경기를 뛰었던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기를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더 크게 느끼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②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
분석을 시도하면서 예상 라인업을 가장 쉽게 작성한 팀이 도로공사이다. 어떤 선수들이 주전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즉 여러 팀들에 비해서 도로공사는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가 뚜렷한 팀이다. 일주일 간 짧게 이루어지는 컵대회 내에서는 이러한 점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전 편에서 말했듯 컵대회는 정규 리그의 전초전이며, 주전 선수 일곱 명으로 한 시즌 전체를 끌고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도로공사 또한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비시즌 기간 동안 실업팀에서 활약하고 있던 센터 하유정 선수와 레프트 이예림 선수를 영입하였다. 이 두 선수와 더불어 도로공사의 백업 선수들이 코보컵에서 코트를 밟을 수 있을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 주목해보고 싶다. 이번 코보컵에서 도로공사의 라이징 스타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③ 세트플레이의 중요성
도로공사에는 어려운 상황에도 믿고 맡길 수 있는 해결사 박정아가 있지만 배구는 여섯 명이 강한 팀이 이기는 게임이다. 그리고 도로공사는 박정아 선수 이외에도 우수한 공격수들을 가지고 있다. 이 선수들에게서 좋은 공격을 이끌어내려면 세트플레이가 필요하다. 센터 정대영 선수와 배유나 선수 모두 중앙 속공과 이동공격에서 득점력을 가지고 있으며 윙 선수들 모두 퀵오픈 상황에서 공격 결정력이 좋은 선수들이다. 더군다나 도로공사는 리시브 라인이 안정적인 팀으로 다양한 세트플레이를 시도하기에 적절한 환경이다. 세터 이고은 선수가 부담감을 떨치고 동료 선수들을 믿고 본인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도로공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명확하다. 안정적인 수비 라인업과 끈끈한 이단 연결, 그리고 확실한 해결사의 존재. 이러한 장점을 잘 살릴 수만 있다면 도로공사는 이번 컵대회에서는 물론 다가오는 정규 시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도로공사를 이끌어가고 있는 선수들의 안정적인 경기력과 더불어 도로공사의 새로운 얼굴들이 기존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는 무기가 되길 바란다.
예상 라인업을 바탕으로 A조의 전력 분석한 토대로 조별 리그 순위를 예측해보자면 도로공사가 1위, GS칼텍스가 2위, 인삼공사가 3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전력 손실이 가장 적은 도로공사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이며, 다양한 실험이 필요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주전 레프트 두 자리가 분명한 GS칼텍스가 인삼공사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해본다.
4)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예상 라인업: 세터 김다솔, 레프트 김미연 박현주, 센터 이주아 김채연, 라이트 김다은, 리베로 김해란
① 김해란의 복귀
다음 시즌이 가장 걱정스러운 팀 하나를 뽑으라고 한다면 두 말 할 것도 없이 흥국생명이다. (하…… 진짜 마음이 아프다.) 그런 와중에도 흥국생명에 희소식이 하나 있다면 바로 김해란 리베로의 복귀다. 2019-20 시즌 이후 임신 계획을 이유로 은퇴 의사를 밝혔던 김해란 선수는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하고 예상보다 빨리 코트로 복귀했다. 과연 이번 컵대회에서 김해란 선수가 주전 리베로로 나설지 백 퍼센트 확신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김해란 선수가 주전으로 나선다면 그 존재만으로도 함께 뛰는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며, 설령 주전으로 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지난 시즌 고군분투했던 도수빈 선수와 박상미 선수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 현재 팀 훈련에 합류했다는 소식을 밝힌 김해란 선수가 이번 컵대회, 그리고 정규 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② 누가 공격을 책임질 것인가
이번 컵대회에서 외국인 선수의 공백이 더욱 크게 느낄 흥국생명이다. 지난 시즌 내내 왼쪽과 오른쪽에서 대부분의 득점을 책임졌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이번 시즌 주장을 맡은 김미연 선수가 리시브와 공격 모두에서 해결해야 할 몫이 늘어난 상황이다. 누가 그 어깨의 짐을 덜어줄 수 있을까? 흥국생명은 비시즌 기간 동안 실업팀에서 레프트 최윤이 선수를 영입했다. 아직 이 선수의 경기를 본 적이 없지만 코보컵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혹은 박현주 선수가 레프트 주전으로 나올 수도 있다. 왼손을 사용하는 변칙적인 공격과 서브에서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중앙에서도 어느 정도의 공격 점유율을 책임져야 한다. 지난 시즌 후반부에 이주아 선수와 김채연 선수 모두 서브와 블로킹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모습을 가져가면서 속공과 이동공격에서 득점을 내준다면 날개 공격수들이 훨씬 수월하게 공격할 수 있을 것이다. 그외에도 라이트 포지션을 소화하는 김다은 선수, 빠른 스텝과 배구 센스를 지닌 김나희 선수의 역할도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선수들 모두 프로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경험이 있다. 불안함이나 부담감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명확히 파악하여 자신감 있는 공격을 보여줘야 한다.
③ 이젠 진짜 주전이다
지난 시즌 기존의 주전 선수들이 절반 이상 이탈하면서 흥국생명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투입된 선수들로 주전 라인업을 꾸려야 했다. 비시즌 기간에도 기존의 주전 선수들을 대체할 만한 FA 영입 혹은 트레이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 공백을 채웠던 그 선수들이 이번에는 준비된 주전 선수로서 경기에 나서야 한다. 주전이라는 자리가 낯설고 책임져야 할 몫이 무겁게 느껴지겠지만 현재 이 팀에서 가장 좋은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로 구성된 주전 라인업일 것이다. 스스로의 역할에 대해 책임감과 자신감을 가져야 할 차례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실이 나올 수 있고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실책 하나하나에 좌절하고 불안함을 느끼기보단, 당장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고 이를 해내면서 차근차근 나아갔으면 좋겠다. 한 단계씩 자신이 해낼 수 있는 것을 해내면서 어엿한 주전 선수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코보컵에서 주전으로 출전할 선수들은 다가오는 정규 리그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지금 이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실전 경험이다. 컵대회 기간 동안 이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부딪치면서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길 바란다. 여태까지 누군가의 자리를 대신하여 경기에 임했을 선수들이지만 이젠 이 선수들이 그 자리를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선수들을 있는 힘껏 응원해주기를 그리고 그 응원에 힘입어 그 자리를 책임질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다음 편은 코보컵 전력 예측의 마지막 편으로 B조의 남은 두 팀 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의 전력 분석과 B조 조별리그 분석, 2021 코보컵 프리뷰 총평이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