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자료는 짧을수록 좋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들만 10~15장 내외로 담아서 투자자로 하여금 우리의 사업/BM/팀에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IR 자료에 꼭 들어가야 할 내용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는 다음글에서 다루고자 한다.
반면에 아래와 같은 장표들은, 너무 진부하고 자칫 투자자의 관심도나 호감을 떨어뜨릴 수도 있는 내용들이기 때문에, 투자자를 설득하는데에 꼭 필요하고 들어가야 하는 내용들인지 다시 한번 고민이 되었으면 좋겠다.
각종 대회 수상 내역, 정부 자금 유치 내역 등을 정리한 장표는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세계적인 권위의 기술 기반 대회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 받은 정도가 아닌 이상 이런 내용들은 굳이 넣지 않는 것이 좋아 보인다. 회사의 사업성과 기술력에 대해 어떠한 보증도 해주지 못 하기 때문.
우리 사업에 정말 핵심적인 인재면 수와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영입을 해야 할테고, 이따금씩 만나서 조언 해주는 정도라고 하면 그걸 꼭 투자자에게 자랑할 필요가 있을지? 어떤 사업을 하는데, 1달에 한 번씩 누가 조언해주는거가 우리 팀의 역량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현수막 걸고 대기업 임원과 악수 하고 찍힌 사진을 수도 없이 많이 보게 된다. 그 회사와의 MOU 체결이 사업에 정말 크리티컬한 협약인 경우도 드물어 보이고 실제로 MOU 이후에 뭔가 유의미한 결과를 본 적은 더 드문 것 같다. 큰 의미를 두지 말고,우리 회사 독립적으로 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더 고민/공유 해보자.
경쟁사들을 나열하고 몇가지 평가항목에 대해 높음/낮음으로 비교하는 테이블도 자주 등장한다. 특히 ux나 서비스 기능 등의 표면적인 비교 위주라면 더더욱 지양해야 한다.
경쟁사들과 근본적으로 접근 방식이나,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만약 그게 아니라면 그냥 더 치열하게 목숨걸고 할 수 있다는 것 외에는 비교 자체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투자 후 exit 방안은 투자자가 생각해야 하는 몫이라고 본다. IR하는 입장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훌륭한 회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면 그만이다. 처음부터 exit 얘기를 강조하면, 해당 사업 자체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의심 받을 수 있다.
우리 엄마도 내가 제일 잘생겼다고 했다..ㅠㅠ 어느 서비스든 매니아층은 있기 마련이고, 중요한건 얼마나 많은 고객에게 없어지면 미쳐버릴만큼 필요한 서비스냐이다. 우리 서비스가 좋은 서비스라는 것에 대한 주장은 무조건 숫자로 할 것!
이런 경우는 높은 확률로 A 회사는 꼬꾸라졌거나 헤매고 있다는 얘기니까 차라리 언급 안 하는 것 유리하다. 미국 시장의 규모나 앞서나가는 트렌드를 생각해보면 이미 유니콘이 되었거나, 대략 한 5000억 원이상 밸류로 최근 1-2년 내에 투자를 받은 케이스가 아니라면 ‘잘 된 해외 사례’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언급 안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겟하는 비즈니스가 아닌 이상, 너무 성급하게 해외진출에 대한 포부를 얘기하는 것은 안 좋게 보일 위험이 있다. 투자자는 먼저 한국에서 충분히 잘 할수 있는지 & 그랬을 때 충분히 규모가 커질지에 대해서 훨씬 궁금해할텐데, 이게 해결이 안된 상태에서 해외진출 얘기를 듣는 순간 피로해질 확률이 높다.
미국의 Thinklions라는 Accelerator가 정리한 좋은 IR 자료 예시들을 담은 글이 있는데,
20 of the Best Pitch Decks that we've ever seen
취향/관점에 따라 덜 좋거나 더 좋은 IR 자료들이 있겠지만,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대체로 발견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