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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추리 Oct 05. 2023

‘일론 머스크’ 전기를 읽고

Crazy Innovator

‘일론 머스크’ 전기를 읽고


Crazy Innovator!

딱 이 말이 정확한 표현일 듯싶다.


700 페이지가 넘는 일론 머스크의 전기를 읽었다. ‘스티브 잡스’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의 작품이라 더 믿음이 갔다.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혁신가들은 다 미치광이 수준이다. 어쩌면 그런 광기가 있었기에 혁신을 이뤄낸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에 몇 개의 키워드로 그의 경영철학에 대해 정리해 본다.


Minimalism


일론은 참 스티브 잡스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브 잡스가 그토록 강조했던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일론의 뼛속 깊은 곳에서도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미니멀리즘은 디자인에서도, 부품에서도, 제품에서도, 서비스에서도, 생산 공정에서도 필요하다. 극도의 미니멀리즘은 그 중간에 필요한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단순하게 만든다. 이것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그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일론은 제조 공정에서도 그런 것을 구현해 냈다. 불필요한 공정을 제거하고 단순화했다. 모든 부품에 의문을 제거하고 자동화했고 모든 규제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그럼으로써 원가를 낮추고 제조 스피드를 높였고 조직을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했다.


Engineering


스티브 잡스가 디자인과 직관(Intuition)을 강조했다면 일론은 거기에 엔지니어 중심 회사구조를 추가했다. 엔지니어가 제조나 서비스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제조 공정의 불합리성을 스스로 깨치고 나아가 제품의 완결성까지 추구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일론은 엔지니어가 제조 공정 옆에 사무실을 두게 하고 같이 동고동락하며 점검하고 개선하는 것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제조 공정에서의 혁신과 적시성 있는 문제해결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Surge


Surge는 압박, 몰아붙임 혹은 의역하면 폭풍 정도로 번역될 수 있겠는데 일론이 조직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방법이다. 그는 제품 출시 일정이나 개선 일정을 밀어붙이기 위해 꽤 자주 Surge를 선언하며 사무실에서 먹고 자며 직원들을 밀어붙였다.


불가능한 일정과 스펙이 주어짐에도 불구 Surge는 효과를 발휘해 Space X의 로켓 발사나 Tesla의 생산 캐파 확대 등에 기여를 많이 했다. 그걸 처음 접한 직원들은 처음엔 당황하고 힘들어했지만(많은 직원들이 사표를 던지기도 했지만) 실제 제품 일정이 당겨지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맛본 순간에는 추종자로 변하기도 했다.


어쩌면 이 Surge라는 것은 스티브 잡스의 현실왜곡장(Reality Distortion Field)과 유사한 측면이 많이 있다. 동료들에게 확신을 심어주고 몰아붙여서 불가능한 일을 하게 하는 독특한 리더십은 스티브 잡스에서도 일론 머스크에서도 역시나 효과가 있었던 듯싶다.


Vision 


Vision은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일론은 지구 멸망에 대비하여 인류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들기 위해 화성에 가기 위해 Space X를 출범시켰고, 화석원료로부터 친환경적인 지구를 위해 Tesla를, AI의 지배를 막기 위해 인간 의식 중심 AI를 위해 대기업 중심 종속된(?) Open AI와 구글에 대항하여 뉴럴링크와 X.AI를, 완전한 언론의 자유를 위해(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Twitter를 인수했다.


모두 돈이 아닌 거대한 이상을 위해 회사를 설립하고 키워 나가고 있다. 그런 원대한 비전은 그와 회사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그래서 아직 로켓을 제대로 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도 회상 이주계획과 우주복으로 회의하고 즐거워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비전은 그의 신념으로 표출되어 외부의 어떠한 난관에도 흔들리지 않고 회사의 중심을 잡아가는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말도 안 되게 느껴졌던


Lean


그는 아주 작게 시작했다. Lean 하게 말이다. 로켓 제작에서도 빨리 실패하는 방식을 믿었다. 그가 강조한 말인 “리스크를 감수한다. 실패를 통해 배운다. 수정하고 반복한다”는 Lean Startup에서 얘기하는 ‘Build-Measure-Learn’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즉, 빨리 만들고, 그것을 통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측정하고, 배워서 개선하는 루프를 빨리 돌리는 방식이다. 그렇기에 로켓이 터져도 그는 그리 낙담하지 않고 파티를 열어 축하한 것이다. 다음엔 더 잘할 것이니까.


물론 그의 판단이 다 옳았던 것은 아니다. 변덕도 심하고 오판도 많이 했다. 특히 트위터를 인수한 것은 오판에 가까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결국 그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과거 X.Com에서 이루고자 했던 금융 시스템의 혁신 또는 다양한 실시간 트위터 Feed 정보를 활용한 생성형 AI 개발 등에서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믿는다.



스티브 잡스도 일론 머스크도 모두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난 경험이 있다. 이것 또한 우연의 일치인가? 그래서 서로 닮은 건가?


이 전기가 생존인물이기에 일론 머스크에 편향되게 쓰여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그 한계는 일부 인정하지만 그것은 월터 아이작슨의 전작들과 수많은 인터뷰와 노력 등을 감안했을 때 좀 심한 평가가 아닌가 싶다. 내가 느끼기에는 대부분 중립적인 시각에서 기술한 것으로 보인다.


더 쓸 말이 많지만 일론 머스크의 회사 운영 프로토콜이기도 한 5개 알고리즘으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일론 머스크의 생산 알고리즘]


1. 모든 요구사항에 의문을 제기한다.

2. 부품이든 프로세스든 가능한 한 최대한 제거하라.

3. 단순화하고 최적화하라.

4. 속도를 높여 주기를 단축하라

5. 자동화하라.


#일론머스크전기 #월터아이작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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