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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원 May 27. 2023

질문

타이타닉

질문 : 소소인문 온라인 글쓰기 <영화에서 건져올린 질문으로 글쓰기> 9기



대답을 안 하거나 못한다기보다는 보류 중인 질문이 하나 있다. 고대 그리스 미술의 특징은?이라는. 지금 시리즈로 써가고 있는 글이 있는데, 쉬운 서양미술사 이야기다. ​선사(원시) 시대 미술​과 고대 이집트 미술의 특징​을 썼고 이제 고대 그리스 미술을 쓸 차례다. 꼭 순서대로 써야 하는 건 아니고 일단 쓴 다음 나중에 시대별로 묶어도 되는데 순서에 집착을 보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고대 그리스 미술에서 막히고 있는 이유는 내가 추구하는 쉬운 서양미술사 시리즈가 정말 쉽고 재미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집에 웬만한 서양미술사 책은 다 있다. 잘 쓴 책들이다. 그 책들을 보고 머릿속에서 소화시키는 중이다. 개념이 한눈에 확 떠오르는, 서양미술사의 맥이 잡히는 글을 위해서다.


​나는 전공자 혹은 전문가를 위해 글을 쓰는 게 아니다. 예술 분야에 관심이 생긴 입문자 혹은 학생을 위해 쓰고 있다. 알아보기 쉽고 이해가 빠른 글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면 그렇게 쓰면 되잖아? ​문제는... 아는 게 많아질수록 모르는 게 많아지고 고민이 많아진다는 사실.


<꼭 읽어야 할 예술이론과 비평 40선>을 엮은 도널드 프레지오시는 미술사를 단일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을 경계하라고 한다. 미술사를 바라볼 때 다양한 시선, 또 다른 가능성, 다층적인 의미를 생각하라고 한다. 그래서 고민이 된다. 내가 쓴 쉽고 재미있는 서양 미술사가 누군가의 시선을 고정시키고 또 다른 가능성으로 나아갈 기회를 제한하는 게 될까 봐.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었다. 우선은 내가 그 모든 것을 모두 책임질 만한 고수가 아니고 나조차도 계속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니, 현재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최선을 다할 것. 내가 쓴 글 이외의 시선도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며 글을 써야겠다. 쉬운 서양미술사를 쓴 후에 조금씩 다른 시선들도 보완하며 나아가야지. 완벽을 추구하느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실수를 인정하며 나아가는 것을 선택한다.

https://m.blog.naver.com/dove7522/223066247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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