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정신건강 : 소소인문 온라인 글쓰기 모임 <하루 10분, 영화에서 건져 올린 질문으로 글쓰기>
프레디처럼 날파리가 꼬일 정도로 썩는 일은 없겠지만, 그리고 없어야 하겠지만 살다 보면 종종 정신건강에 위기가 오기도 한다. 위기까지 아니더라도 감기 같은 일은 생각보다 자주 찾아온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원인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아닐까? 그리고 대처를 하려면 내가 지금 마음이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마음이 감기에 걸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몸은 아프면 여러 신호를 아주 직접적으로 보낸다. 징후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마음은 어떨까? 마음도 마찬가지다.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내 의지로 해결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한의원에서 말하는 가장 심각한 병은 병에 걸렸는데 자각을 못하는 경우라고 한다. 위가 망가져서 딱딱하게 굳었는데 본인은 소화가 잘된다고 스스로 건강하다고 믿으면 큰일이라고 한다. 마음도 신호를 보낸다. 타인을 바라볼 때 단점만 보이고, 세상에 싫은 것이 늘어나고, 짜증이 나고, 무엇보다 그런 나 자신이 싫어진다. 스스로를 혐오한다. 무조건 긍정적으로 행복만 느껴야 하는 건 아니다.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무엇이든 한쪽으로 심하게 치우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프레디가 정말 썩었다면 날파리를 날파리라고 알아차리지도 못했을 것이다. 자신을 정말 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는 눈은 살아있었다. 몸이든 마음이든 자신의 상태를 바라보고 스캔하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몸과 마음은 아주 복잡하지만, 또 아주 단순해서 작동되어야 할 것이 작동되지 않으면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주파수를 맞추지 않으면 그런 신호들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되고 조기 진화할 수 있던 작은 불씨들이 화마가 되어 위협한다.
부정적 감정이 나쁜 게 아니다. 결핍과 욕구를 알아차리고 필요한 것을 공급하라는 아주 유용한 신호다.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집중하며 바로, 지금, 여기의 나를 만나야 한다. 마음 근육이 튼튼하지 않으면 이럴 때 타인에게 의존하게 된다. 여러 사람과 함께 있으려 하고 그렇지 않을 때 불안해진다. 믿을 수 있는 이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으니까. 내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알기 위해서는 내 마음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 후에 믿을 수 있는 이에게 필요한 도움을 요청한다. 시끌시끌한 분위기에 취해 현재의 아픔을 잊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자꾸 기분이 나빠지거나, 우울해지거나, 짜증이 난다면 몸을 움직이자. 그리고 해야 할 일들을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서 하나씩 해결하자.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일정한 시간에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자. 작은 성취감이 쌓이고 자신을 좋아하게 되면 가라앉았던 기분이 점점 회복된다. 자신을 보는 눈이 온화해지면 세상을 향한 시선도 부드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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