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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원 Jun 06. 2023

능력

엔칸토 : 마법의 세계


능력이라는 단어를 쓰면 너무 거창한 느낌이기는 하지만, 나는 상대방의 장점, 강점, 재능, 자원 등 긍정적 요소를 잘 발견한다. 능력이라고 했을 때 떠오른 이유는,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나는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빛을 발견하고 그 빛이 더 반짝이도록 하는, 불씨에 불길을 확 일으키는 산소 같은 일을 잘한다. 그리고 안전지대에서 도전지대로 가도록 하는 넛지 역할도 좋아한다.

 

이런 능력이 빛을 발하는 영역이 바로 코칭이다. 나는 2009년에 코칭을 처음 만났다. 그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교육비가 너무 비싸서 위시리스트에 올려만 두고 몇 해를 보냈다. 플랭클린 플래너에 코칭 연간 교육 스케줄을 표시해 두고 늘 마음에 두고 있다가 2009년에 첫 코칭 교육을 받았다. 나의 첫 코칭 인연은 '코액티브 코칭'인데 1단계부터 5단계까지 비용이 약 500만 원 정도였다. 실제 가치에 비하면 과하다고 볼 수 없지만 금액만 보면 진입장벽이 높다. 가난한 20대에게는 과도한,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코칭(coaching)'은 사륜마차인 코치(coach)에서 시작된 용어다. 마차는 사람을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시킨다. 코칭은 목표하는 상태에 이르도록 돕는다. '고객의 현재 상태에서 목표 상태(원하는 상태)에 도착하도록 함께하는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라고 정의한다. 

젊은 날 코칭을 알게 되고 코치가 된 것은 정말 행운이다. 코치의 정체성으로 살 수 있게 되어서다. 코칭에서는 모든 사람을 온전하고 해답을 내부에 가지고 있고 창의적인 존재로 본다. '모든 사람'에는 코치인 '나'도 포함된다. 지금은 코칭보다 강의를 더 많이 하고 있지만 나는 늘 나의 정체성을 코치라고 정의한다. 코치로서 강의한다.


코치의 정체성을 가지고 사는 것은 때로 불편하기도 하다. 매 순간 '바로, 지금, 여기'에 깨어있기 위해 집중하고 성찰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가족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거나 지인과의 관계가 삐걱댈 때 '코치답지 않다'라는 느낌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하지만 건강한 코치는 그런 순간에도 자신을 공감하고 스스로를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생각, 감정, 욕구를 살핀다. 부정적 감정은 자신의 욕구를 알 수 있는 좋은 단서다. 인문학을 강의할 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이다. 결국 사람. 나, 너, 우리가 행복한 세상을 위하여.


나의 강의 스타일은 소통식, 참여형 강의다. 무선 마이크를 들고 이동하며 참가자와 소통한다. 정답을 정해두지 않은 열린 질문을 한다. 처음에는 낯섦과 긴장이 느껴지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참가자도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순간을 누리게 된다. 개인 코칭 시간처럼 깊게 내면 여행을 떠나는 것은 힘들지만 대중 강의에서도 코칭 질문을 통해 자신의 답을 찾는 시간이 가능하다. 그리고 강의 시간 안에 모든 프로세스를 마치고 답을 내리지 않아도 괜찮다. 모든 사람은 온전하고 자신의 내부에 해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질문이 마음을 두드렸다면 강의가 끝난 후 혼자만의 시간에 그 질문이 이끄는 대로 내면 여행을 떠나면 된다. 나는 그 시간들을 믿는다.


내가 코칭을 하고 강의하는 코치로서 강의를 할 때 앞서 말한 능력(상대방의 장점, 강점, 재능, 자원 등 긍정적 요소를 잘 발견하는 능력)은 날개가 된다. 나는 개인뿐 아니라 조직 또는 공동체의 긍정적 요소도 잘 발견하는데, 이런 눈은 코치가 더욱 코치일 수 있도록 돕는다. 코치로서 존재하는 경우와 자연인으로 있는 모든 순간에 좋은 방향의 길들이 눈에 들어온다. 타인의 긍정적 요소를 보는 만큼 나의 것들은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소중한 인연들의 반짝임과 함께하면 나의 빛도 함께 밝아지리라 믿는다.


https://blog.naver.com/dove7522/223066247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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