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인생 그림
어둠과 빛, 빛과 어둠.
그림에는 항상 이 둘이 있어야 하죠.
빛에 빛을 더하면 아무것도 생기지 않습니다.
어둠에 어둠을 더해도 마찬가지죠.
삶도 그렇습니다.
밥 로스 Bob Ross(1942-1995)
화가 밥 로스의 이 말은 <그림의 쓸모>를 쓰는 내내 제 마음속에 울렸습니다. 그림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도 이 진리를 따르는 것 같습니다. 기쁨만으로는 삶이 완성되지 않고, 슬픔만으로는 삶이 무너지기 쉽습니다. 마치 어둠이 깊을수록 별빛이 더욱 선명해지듯, 우리는 고난을 통해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을 준비하며 많은 예술가들의 삶을 연구했습니다. 우리가 '천재'라고 부르는 이들도 결국 우리와 같은 고민을 품고 살았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고독 속에서 자아를 찾아 헤맨 렘브란트, 삶의 허무와 사랑을 동시에 캔버스에 담아낸 클림트, 빛과 어둠으로 내면의 갈등을 표현한 카라바조. 그들의 작품 속에는 색채나 형태를 표현하는 것을 넘어선 삶의 진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들의 작품은 우리에게 깊은 메시지를 전합니다.
저는 이 책이 '보는' 그림만이 아닌, '만나는'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되길 바랐습니다. 화가와 작품을 만나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우리의 삶에 비추어보는 시간. 이 책은 바로 그런 대화를 위해 썼습니다. 예술가들이 붓 끝으로 전하는 삶의 지혜를 통해, 우리 모두가 자신의 삶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절망 속에서도 빛을 발견하는 이야기입니다. 힘든 순간에도 그림이 전하는 위로와 희망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는 고독과 허무에 관한 성찰입니다. 때로는 홀로 있는 시간이 우리에게 특별한 깨달음을 선물하니까요. 세 번째는 삶의 진정한 가치를 탐구합니다. 각자가 소중히 여기는 것은 다르겠지만, 예술 작품 속에서 우리는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일상의 기쁨과 행복을 발견하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화가들의 삶에서 발견한 행복의 비밀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집필 과정에서 저 역시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내 삶은 어떤 그림과 닮았을까?", "나는 어떤 빛과 어둠을 지니고 있을까?" 그리고 그림들을 통해 조금씩 답을 찾아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깊은 열망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안도도 말이죠.
벨라스케스의 힘찬 붓질이 우리에게 삶의 열정을 일깨우고, 반 고흐의 밤하늘이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듯, 그림은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각 장 끝에 실린 질문들에 답하며, 그림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이제 이 책은 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독자 여러분과 함께 완성해 나가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이 책이 여러분의 마음에 작은 일렁임을 드릴 수 있다면, 저는 행복할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천안에서
<그림의 쓸모> 저자, 윤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