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ZY <WANNABE>
올드팝을 좋아하는 나지만 최근부터 아이돌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나이도 적지 않은데 행동이나 취향까지 올드해지면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에스파나 NCT 같은 SM 아이돌 음악을 듣다가 알고리즘을 타고 점점 다른 기획사 아이돌 노래도 듣게 되었다. 여러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들어본 결과, 한 가지 느낀 점은 요즘 아이돌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들의 가사는 능동적인 면이 강하다.
내가 어릴 때 듣던 아이돌 노래는 '난 네 거야', '~해줄래' 이런 가사가 많았으나 요즘은 '내가 ~할 거야', '널 ~해주겠어'와 같은 자기 주도적인 가사가 많다. 실제로 여러 기획사에서도 자사 아티스트 노래에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사는 지양한다고 한다. MZ세대의 특성에 맞는 노래를 잘 선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 최근에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ITZY라는 걸그룹은 많은 아이돌 가수 중에서도 적극적이면서도 자기 주도적인 특징이 제일 많이 드러나는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노래 대부분이 자신을 뽐내거나, '나'라는 사람에 대해 설명하는 가사가 많다. 팀명 ITZY는 '너희가 원하는 거 전부 있지? 있지!'라는 의미를 지녔다고 하니 그룹명부터 노래 가사까지 '가수로서 여러분께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겠어요'라기보다는 '우린 이런 가수니까 듣고 싶으면 들어~'라는 느낌이 강하다.
ITZY보다 먼저 데뷔한 트와이스의 경우 같은 JYP 소속인데 그들은 데뷔 초에 소녀소녀한 이미지와 수동적인 노래 가사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다. '우아하게 만들어줘', 'Sign을 보내 signal 보내', '이런 내 맘 모르고 너무해'와 같은 노래 가사들이 대표적이다. 언젠가부터 네이트판 같은 커뮤니티에는 트와이스는 맨날 유아틱하고 어린 여자애들이 부를 법한 노래만 낸다고 비하하는 글들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트와이스 노래도 예전과 같은 느낌을 많이 없애고 걸 크러쉬나 섹시 콘셉트를 내세우는 경우도 많다.
다시 ITZY 이야기로 돌아오면, JYP가 트와이스를 통해 좀 더 소녀같고 귀여운 걸그룹을 보여주길 원했다면 ITZY를 통해서도 '요즘 애들'다운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 특히 ITZY의 'WANNABE'를 들으면 요즘 애들이 하는 말이 전부 담겨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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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는 Stop it 알아서 할게
내가 뭐가 되든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좀
I do what I wanna
평범하게 살든 말든 내버려 둘래?
어차피 내가 살아 내 인생 내거니까
I'm so bad bad 차라리 이기적일래
눈치 보느라 착한 척 상처받는 것보다 백번 나아
I'm just on my way 간섭은 No No 해
말해버릴지도 몰라 너나 잘하라고
누가 뭐라 해도 난 나야 난 그냥 내가 되고 싶어
I wanna be me, me, me
굳이 뭔가 될 필요는 없어 난 그냥 나일 때 완벽하니까
I wanna be me, me, me
I don't wanna be somebody
Just wanna be me, be me
I wanna be me, me, me
I don't wanna be somebody
Just wanna be me, be me
I wanna be me, me,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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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남 눈치를 보고, 타인의 평가에 휘둘린다. 내가 원하는 것보다 남들이 봤을 때 그럴싸해 보이는 거에 더 집중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ITZY의 'WANNABE'라는 곡은 20대 젊은 친구들뿐 아니라 현생을 살아가는 3,40대 그리고 5,60대 중년들도 들었으면 하는 곡이다.
이 노래를 통해서 굳이 뭔가가 되려 노력하지 않고, 내 모습 그대로를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그 모습을 누가 뭐라고 하면 노래 가사처럼 '어차피 내가 살아! 내 인생 내 거니까' 한마디 따끔하게 해주면 이 세상엔 자신의 개성대로, 맘대로,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 같다. 일단 나부터 그래야하는데 쉽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