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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씽 Aug 03. 2016

'닥터스' 남궁민 아이들은 그대로 죽어야 하나

아동 의료비, 국가에서 지원해야

어젯밤 방영된 sbs 드라마 '닥터스' 남궁민 때문에 눈물 흘리신 분들 많으시죠.  


오늘 방영분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소아암을 앓고 있는 두 자녀를 위해 '싱글파' 남궁민은 발레파킹, 대리운전 등을 하면서 열심히 벌고 있지만 엄청난 액수의 수술, 입원비로 인한 빚 때문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라도 되면 의료비 수급을 받을 수 있으니 국가(드라마 속에선 보험공단이라고 표현되더군요) 외부 펀딩 등 조금의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을 텐데 그마저 신청자격이 안돼 낙담하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드라마 속 남궁민은 왜 수급자가 될 수 없을까?

드라마를 보면서 '남궁민은 왜 수급자가 될 수 없는가' 안타까워하는 분 많이 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남궁민은 정규직은 아니지만 소득이 있고, 젊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수급자가 될 수 없습니다. 

물론 자신이 아이들 병간호 때문에 소득 행위를 할 수 없으며, 집도 없고 숨겨진 재산도 없고, 그들을 도와줄 부양의무자(늘 여기서 탈락되곤 합니다만)가 없다는 게 '서류상'으로 확인이 되면 어렵사리 수급자가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알바로 버는 액수가 수급비를 상회하기 때문에 신청할 자격이 없거나, 주변 누군가(부양의무자라고 하죠)의 재산으로 인해 신청할 수 없었거나, 둘 중 하나일 겁니다.


어렵사리 수급자가 됐다고 칩시다. 그럼 남궁민의 아이들은 살 수 있을까요. 

생존의 가능성이 조금은 높아질 것입니다. 

의료수급자가 되면 암 치료비와 검사 등 의료비, 약제비 등 백혈병의 경우 연 최대 3천만 원, 기타 암의 경우 연간 최대 2천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금액 이상 초과되거나 비급여 대상 약제는 본인 부담입니다. 

병원에 입원해보시거나 가족을 둔 분은 아실 겁니다. 중증일수록 비급여는 왜 그리 많은지, 그 액수는 왜 그리 비싼지.  


정리하자면 남궁민이 수급자가 (재청구한다 하더라도 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된다 하더라도 선의의 독지가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끝까지 치료받긴 어려울 테고, 자살해 아이들을 고아로 만들어 치료받게 하겠다는 마지막 기대도 원대로 이뤄지지 않을 겁니다. 아이들은 당장 그 병원에서 쫓겨날 거고요. 


엄청난 빚에 허덕이면서 아이 병원비도 내기 힘들어 죽음 목전으로까지 내몰렸건만 이들은 왜 수급자조차 될 수 없었을까요?

(드라마에서처럼) 비운의 주인공이 돼 눈물 팔이 신파의 주인공조차 안되면 모든 걸 체념하고 죽음의 문으로 걸어가야 하는 이 사회 구조가 합당한 걸까요?

sbs 드라마 '닥터스' 


드라마 속 현장을 실제로 가장 많이 목격하는 직업군을 꼽으라면 사회복지사일 겁니다. 이런 극단적 비극을 얼마나 많이 목격했겠습니까. 이들이 모여 만든 시민단체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에서는 어린이 병원비를 국가에서 지원하라는 요구를 몇 년째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현실에 맞지 않는 기초법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이들 중 하나인 장애계에서는 기초법상 부양의무자 폐지 등을 요구하면서 오늘도 광화문역 지하 농성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현실은 드라마보다 훨씬 잔혹하고 냉정합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남궁민 때문에 슬퍼하고 눈물 흘리신 분 계시다면 현실에서 함께 동참해주셨으면 합니다. 

제2의 남궁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어린이 병원비 국가지원'에 관심 가져 주시고, 기초법상 부양의무자 제도 폐지 등 기초법 개정운동에 동참해주셨으면 합니다. 


'제2의 남궁민 가족'이 없는 세상서 살고 싶습니다.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sebasa.org/?cat=25

기초법상 부양의무자 폐지 등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sad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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