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행
홍콩을 떠나고 나서 제일 아쉬운 점을 하나 꼽으라면 'Junk Boat'라고 말하고 싶다.
말 그대로 보트를 하나 빌려서 배 위에서 술 먹고 음식 먹으면서 수영하고 음악 틀어놓고 노는, 홍콩에서만 할 수 있는 놀이다. 영화처럼 그런 고급스러운 파티 형식은 아니고, 정말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다.
보통 한 보트에 50명 정도 승선 가능하니, 마음 맞는 친구들이나 친구의 친구들을 초청해서 구성하면 딱 좋다. 비용은 음식과 술까지 포함해서 한 명당 400~500 HKD정도. 보통 아침 9시에 출발해서 오후 5시 정도에 들어오는 일정이니, 나쁜 가격은 아니다.
우리 학교 클래스 인원이 50명 정도 돼서, 학교에서 단합 차원에서 이 Junk Boat를 구성했다. 다행히 홍콩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친구가 있어서, 이 친구가 모든 배와 음식물 준비를 도맡아서 했다. 상당히 귀찮았을 텐데, 덕분에 친구들끼리 더 친해지는 계기도 됐고, 정말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꼭 40~50명 정원을 한 그룹이 전부 채울 필요는 없다. 사설 기관에서 운영하는 보트도 있어서 그런 사이트를 통해서 친한 친구들 몇 명과 함께 신청할 수도 있다. 대신 여기는 음식과 술을 따로 제공하지는 않아서 개인이 먹을 것을 알아서 챙겨가야 한다.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보트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니 좀 뻘쭘할 수도 있는데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도 된다. 보통 여기서 썸도 많이 일어난다.
지금이 벌써 5월이니까 홍콩은 벌써부터 Junk Boat시즌이 시작할 시기다.
주말에 Pier에 가면 이 Junk Boat들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꽉 차 있다. 한 여름 때는 배를 타고 나가면 보통 20~30대의 배들이 여기저기에 둥둥 떠 있고, 거기서 사람들이 다들 신나게 놀고 있다.
우리도 술이며 음식을 잘 준비해서 그렇게 출발했다.
홍콩은 5월부터 더위 시작이라 보통 때는 정말 짜증 나지만, 이 정크 보트 할 때만은 예외다. 5월부터 10월까지, 거의 반년 동안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점은 참 좋다.
좋은 날씨에, 맛있는 음식, 술, 더우면 물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또 먹고 놀고 마시고...
이때는 별로 걱정도 없을 때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이렇게 물 위에 던져놓으면 알아서들 잘 논다.
신기하게 안전 요원이나 특별한 안전 수칙은 없는데(배를 운영해주시는 분 서너 명은 배에 함께 있다) , 사고 났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다.
이거는 홍콩 아니면 경험하기 어려운 것이니, 홍콩 여행 때 시간이 조금 있다면 하루 정도 비워놓고 이 경험을 꼭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요새는 앱도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예약이 어렵지도 않다. 나도 한 번 해봤는데, 바로 앱 통해서 티켓도 오고, 안내도 잘 되어 있다.
이제 한국도 날씨가 슬슬 더워지니 또 생각나는 Junk Boat다. 한국에서 이런 사업해도 참 잘 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