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지영 Sep 28. 2022

최지영의 연극놀이 이야기

연극놀이의 현장: 예술로 탐구생활

연극놀이의 현장 

1인 강사 파견의 한계를 넘어서는 장르 및 교강사 협업 시스템: ‘예술로 탐구생활     


우리나라 문화예술교육생태계는 크게 ‘학교예술강사파견사업’과 ‘사회예술강사파견사업’으로 나뉜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주관하에 진행되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국가에서 예술 강사를 검증해 초, 중등학교와 어린이 지역센터, 노인복지기관, 장애인 기관에 파견하는 매우 바람직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업의 가장 큰 맹점은 오로지 이 모든 기관에 매년 선발한 1인 강사를 파견하기만 한다는 데 있다. 1인 강사의 경력에 대한 관리도, 학교와 사회기관과의 꼼꼼한 연계성장에 관한 연구도 없이, 매년 강사를 선발해 파견하는데 급급한 것이 그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예술 강사들은 전문성이 키워지기보다는 하나의 직업군으로 전락하고 있다. 

‘예술로 탐구생활’은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에서 발견되는 작은 가능성이자 불씨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1인 강사 파견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화예술교육의 한계에 대한 나름의 반성과 도전에서 시작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융합형’ 학교 문화예술교육 프로젝트 개발 사업으로, 우선 장르가 다른 예술 강사들로 구성된 예술단체와 교사와의 협업이 함께 이루어진다. 물론 프로젝트의 개발은 예술 강사 중심으로 이루어지지만,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교사와 예술 강사 간의 협의를 도출해 낸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여기서 교사들은 주제 전반에 대한 제안과 운영에 참여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기보다는 일종의 프로젝트 전반의 코디네이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예술 강사들에게 학생들에 대한 정보와 교육의 환경을 마련하고, 학교와의 연계 고리도 마련한다. 물론 때에 따라, 교사들이 수업에 좀 더 깊이 관여하는 때도 있지만 대체로는 예술 수업이라는 측면에서 ‘예술로 탐구생활’의 수업내용은 예술 강사들에 의해서 주도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예술 강사들은 더욱 하나의 주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강사 1인이 모든 수업을 책임지는 부담에서 벗어나 장르가 다른 예술 강사들이 하나의 주제를 탐구하며 함께 수업에서 달성하고자 목적을 위해, 서로의 역할과 내용을 협의하며 진행해나간다. 

이 사업은 권역으로 나누어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위탁받은 기관에서 진행한다. 필자는 경기권을 위탁받은 성결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멘토 위원으로 선정되어,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프로그램 컨설팅과 예술 강사 역량 강화를 위한 워크숍에서 역할을 담당하였다. 올해에는 모두 6개 프로젝트의 멘토로 참여했다. 그 내용을 프로젝트의 주제별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지역의 역사를 예술활동으로 탐색하기

  고등학교 1학년 1개반/ 100분 9회차/ 연극분야예술강사 2인

  참여교사는 지역의 특성 조사 및 학생들과의 연계를 적절히 이끌며 전체 기획의 역할을 함.

  '예술로 탐구생활'과 연계한 신체활동 또한 병행해서 진행함.


- 영상만들기를 통한 친구 간의 소통:

  초등 3학년 3개반/ 80분 6회차/ 영상(음악) +연극강사

  3개반의 담임교사가 협업의 형태로 참여함.


- 융합예술교육을 통한 환경문제 탐색:

  특수학교(장애아동) 초등 3학년 2개반, 4학년 3개반, 5학년 3개반/ 3, 4학년은 80분 5회차, 

  5학년은 80분 4회차/ 미술, 무용, 연극강사 총 3인

  1인교사가 전체사업 진행을 협의하며 지원하는 체계로 진행됨.


-'언어와 매체'라는 교과와 연계한 언어와 연극 간의 매체탐구 및 소통:

   고등학교 3학년 4개반/ 50분 9회차/ 연극분야예술강사 2인

   1인 교사가 전체사업 진행을 협의하며 지원하는 체계임. 교육과정을 연계하며 수업 아카이빙  과정에 함께     참여함.


- '뮤지컬 뮤직비디오'만들기를 통해 공동체의식 함양하기:

   초등 3학년 3개반/ 40분 10회차/ 음악분야 예술강사 3인

   학교의 '동요학교'프로그램에서 출발한 프로젝트. 

   연구부장을 중심으로 한 3인의 교사가 주도적으로 운영함. 음악교과 중심으로 예술가 교육운영단을 섭외한 사례임.


- 뮤지컬 활동을 통해 탐색하는 역사적 인물과 사건 탐구하기:

  중학교 1학년 1개반/ 100분 8회차/ 뮤지컬, 무용, 영상분야 예술강사 3인

  자유학년제와 연계하여 진행됨.

  국어과, 사회과 교과 융합프로젝트로, 국어과, 사회과 담당교사 2인 참여.

  학생의견 조사 및 지역사회 인물 및 문헌 연구로 지원함


* 프로그램의 주제는 공식적인 프로그램명이 아닌, 필자의 해석을 통해 정리한 주제명임.     


이 사업은 큰 틀에서는 예술 강사 역량 강화라는 측면에서 진행되는 사업이다. 그러나 단체와 학교를 연계함으로써, 프로젝트의 연구와 성취목표를 달성하는데 핵심을 두고 있다. 그러면서도 장르별 예술 강사들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함으로써, 예술 강사들이 협업과 주제연구를 통한 역량 강화를 끌어내, 예술 강사들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이고 융합적인 세계관을 확장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교사의 역할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과 같이, 학교의 환경에 따라 다양한 교사의 역할이 형성되고 있다. 어떤 경우는 오히려, 학교에서 중심으로 운영과 기획을 주도해 나가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획일적인 강사 파견, 강사 중심 전달 수업이라는 구도에 적잖은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회차도 획일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의 협의를 통해 진행 회차를 정할 수 있다는 장점 또한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예술로 탐구생활’ 사업은 일종의 시범사업처럼 운영되고 있다. 실제 운영학교 및 학급도 매우 한정적이고, 전국적으로 참여하는 예술 강사들의 수도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작은 가능성과 균열들이 예술 강사 파견사업의 전반적인 구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전반의 확장과 심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작가의 이전글 최지영의 연극놀이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