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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영 Mar 11. 2024

최지영의 연극놀이 이야기

연극교육론 강의 1: 연극은 어떻게 교육이 되는가


  연극은 어떻게 교육이 되는가?     

  연극은 이미 ‘교육’이었다. 오늘날, ‘연극’하면 무엇이 떠오르냐는 질문에 대중 대부분은 관객을 앞에 놓고,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것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미 최초의 연극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제의로서의 연극’, ‘유희로서의 연극’, ‘의사소통의 한 형태로서의 연극’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연극이 무대 위에서 공연이라는 양식으로 사람을 만나며, 연극을 제작하기 시작한 시기는 19세기 이후이다. 인간의 유구한 역사의 시간을 따져보면, ‘공연으로서의 연극’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셈이다. 


  연극은 이미 ‘교육’이었다는 말로 시작하는 것은, 연극교육론의 세계관을 우선 설정하고자 함이다. 연극교육이라 하면, 연기술, 극작술, 연출 방법 등을 가르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또한 ‘교육연극’이라는 학문을 연극과는 다른 어떤 무엇으로 생각하는 자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연극교육(이를테면, 연극에 관한 기술을 가르치는)과 교육연극(연극을 교육의 매체와 수단으로 활용하는)을 대치되는 개념으로 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연극교육과 교육연극은 하나의 영역이다. 서로 대치되는 개념을 넘나들며 확장해나가는 것이, 연극이 교육이 되어가는 길이라 하겠다.      


  “교육연극(Educational Drama & Theatre)은 인간의 삶에 적용되는 다양한 드라마(drama)와 연극공연(theatre)의 접근방법을 구체적으로 규명해내려는 시도”(Robert J. Landy, 1982)로부터 출발한 학문이자 예술 양식이다.      


  교육연극은 학문이자 예술 양식이다. 연극은 인간이 세상을 만나고 깨달아가도록 하는 중요한 공간이자 세계이다. 인간이 가진 모방의 본능, 놀이의 본능, 전달하고자 하는 본능, 두려움에 맞서고자 하는 본능 등이 모두 연극의 언어 속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가? 이러한 점에서 연극은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인간의 언어이며, 동시에 교육적 기능과 효과를 지니고 있다. 오히려 짧은 시간 동안에 점령해 버린, ‘공연으로서의 연극’ 이전에, 본능적이고 보편적인 인간의 언어로서의 연극에 주목하며, 그 안에 내재하여 지속되어온, 연극과 교육의 만남, 교육으로서의 연극, 교육적으로 활용되는 연극의 영역에 시선을 맞추고 짚어보고자 하는 것이다.  

         

  왜 연극놀이는 연극교육의 핵심인가     

  연극의 3요소, 곧 연극이 연극 되도록 하는 요소란, 배우, 관객, 희곡이다. 좀 더 풀어 이야기하면, 행위를 하는 자, 반응하는 자, 행위를 하도록 하는 꺼리라고 할 수 있다. 이 3가지 요소를 2가지 요소로 줄이면, 배우와 관객, 또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꼽아보자면, ‘행위를 하는 자’라 할 수 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이전에,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전달하고자 하는 행위! 누구에겐가 보여주기 위해서, 완벽한 양식을 만들어내기 이전에, 현장에서 움직이고 발산하고자 하는 본능이 앞서는 인간의 행위이다. 이러한 인간의 행위를 통해, 이야기와 사건,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공연으로 확장된다. 무조건 무대 위에서의 공연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행위들이 모이고, 확장되면서 무대 혹은 다양한 관객과 만날 수 있는 현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연극은 희곡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넘어선다.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며, 특정한 지역과 장소를 중심으로 엮어지기도 하고, 즉흥이라는 요소를 십분 활용하여, 공연 현장에서 관객과 함께 완성해내는 등 매우 다양한 영역과 양식을 수용하고 있다.     


  연극이라는 예술 체험을 현장의 참여자들과 생생하게 나누기, 생생한 경험을 통해 참여자들의 성장과 변화를 끌어내기, 예술 체험이 참여자들의 일상과 연계되고 순환되며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기, 예술 체험을 통해 연극이라는 예술 매체에 대한 이해와 연구를 끌어내기 등이 모두 연극교육이 가지는 목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모든 체험에서 출발과 기본은 참여자들의 직접적인 행위로 출발하게 된다.     

 

  “연극놀이란 과정 중심의 연극이며,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연습하는 과정이 아닌, 참여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즉흥적이며, 창의적인 예술 활동으로서, 연극놀이 이끔이에 의해서 이끌어지는 모든 형태의 연극 활동이다.”(최지영, 2007)     


  연극놀이는 연극교육의 핵심이다. 그리고 연극놀이는, 인간의 본능인 놀이, 그리고 무대에서의 공연과 완전히 분리된 독립체라기보다는 ‘놀이-연극놀이-연극공연’이라는 생태계 안에 존재하며, 끊임없이 서로의 에너지가 넘나들며 반응하는 생명체와도 같다.     


<1주차 프로그램>


감각열기 및 주요활동     


박수도미노

모든 참여자들이 원으로 둘러선다

마치 도미노게임을 하듯, 박수 이어가기를 한다. 

한 명의 참여자가 방향을 정해 박수를 시작하도록 이끈다.   

  

변형박수도미노

방향바꾸며 박수 이어가기, 공간이동 박수이어가기 등으로 박수도미노의 약속을 추가하며 발전시켜 본다.     

변형박수도미노 만들기

참여자들이 어느정도 박수도미노 놀이를 즐기게 되면, 참여자들이 스스로 박수도미노의 새로의 약속을 만들어내도록 한다. 이를테면, 박수를 두 번 치면, 한 명씩 건너뛰어 박수 이어가기 등의 새로운 약속을 만들어 진행해 본다.      


아 도미노 이어가기

박수도미노의 약속을 그대로 갖고 오면서, 박수를 ‘아’라는 소리롤 바꾸어 진행해 본다.     

 

-> 이끔이가 박수도미노의 약속을 제시할 때, 이 놀이는 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라고 제한하기보다는, 놀이가 가지는 기본적인 약속을 충실히 제시하도록 한다. 이러한 약속을 통해, 오히려 참여자들에게서 이끔이가 예상한 것 이상의 경험에 대한 인식이 나올 수 있다. 이끔이는 이러한 지점을 포착하고 나누도록 한다. 

-> 일반적으로는 감각열기와 주요활동은 다른 활동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 시간의 경우, 박수도미노 활동이 감각열기기 됨과 동시에, 주요활동으로 변형, 첨가되어 진행되어 나간다. 이는 ‘연극’이 공연중심의 ‘보다’영역 뿐만 아니라, 직접 해보며 드라마를 창출하는 ‘하다’의 영역이 모두 포함되어 있음을 제시하고자 하는 이끔이의 의도가 수용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느낌나누기(마무리)

박수도미노를 하면서 아, 이런 점이 연극이다 라고 느낀 점들을 돌아가면서 나누도록 한다. 

이러한 느낌 나누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연극의 개념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이끈다. 

충분히 참여자들과의 느낌 나누기를 통해, 자유롭게 연극의 개념에 대해 대화한 후, 이끔이가 연극의 개념과, 연극놀이 생태계에 대해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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