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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식단이 곧 전략이다.

· 10월달 생산성 회고.

by Peter Shin



창업자의 생산성이 이렇게 중요한 시대를 또 살아가게 될까 싶을 정도로, 파운더의 역량이 기업가치에 직결된 뉴스거리를 수시로 접하는 중이다. 창업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생산성 도구는 사실 M4가 탑제된 맥북프로도, ChatGPT Pro 버젼도, 몇천불짜리 Notion 템플릿도 아니다. 바로 뇌다.


오늘은 우리 창업자들의 퍼포먼스가 매일의 식단에 있음을, 나아가 식단이 창업전략 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를 해볼까 한다.


1️⃣ 창업자가 식단에 집착해야 하는 이유.

Seed에서 Series A로 넘어가는 한국형 Death Valley 구간은 모두가 잠 줄이고, 머리 싸매고, 자신을 갈아넣는 단계다. 이때 성과를 가르는 건 “열심히 한다 vs 더 열심히 한다”가 아니다. 본질적인 차이는 되는 팀이 복잡한 결정을 더 많이,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내린다는 데 있는데, 이런 결정의 연속에서 완벽한 퍼포먼스를 내는 능력은 결국 체력, 즉 뇌의 연료 상태와 모멘텀을 잘 관리하는 팀에 따라 갈린다.


여기서 Behavior Science에서 자주 언급되는 Ego Depletion(자기조절 고갈) 개념을 떠올릴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의사결정이 반복될수록 뇌의 에너지가 줄어들고 합리적 사고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창업자에게는 이 현상이 더욱 치명적이다.

오전 9시, 정신력이 가장 맑을 때 내린 최고의 전략적 판단들이, 오후 7시,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 투자자 미팅을 맞닥뜨리며 순식간에 번복되거나, 불필요한 타협으로 바뀌는 순간들. 이와 같은 일들이 사실, 수면 아래서 매일 반복되는 패턴에 가깝다. 그래서 창업자에게 결정의 평균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 즉, 의사결정의 퀄리티를 하루 종일 일정하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해진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파운더의 식단과 에너지 관리가 전략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혈당 안정은 창업자의 의사결정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핵심 변수인데 연구에 따르면 혈당의 급격한 변동은 충동적 의사결정과 단기 보상 추구를 증가시킨다. 즉, 일정한 혈당 = 일정한 퍼포먼스이란 뜻인데, 창업자에게는 이게 미팅내 안건 단위의 개인적인 KPI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래서 오히려 극도로 높은 기준치를 달성하는 팀일수록 식단 관리, 나아가 체력 관리, 더 나아가 감정/멘탈 관리까지 프로세스에 넣는다. Notion에 ICP 정리하듯, 식단도, 운동도, 정신 건강도 시스템화한다.

그게 그 팀의 Consistency 메커니즘이자, 그 자체로 Founder Mentality가 되는 것이다.


2️⃣ 사실, 아침에 1시간 운동보다, 아침 식단 10분이 더 중요하긴 하다.

매일 운동하라는 내가 직접 하기엔 껄끄러운 발언일수 있겠지만 (둘다 해야 한다), 창업자에게 굳이 꼽자면, 운동보다는 식단을 잡으라고 추천한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 창업자들이 아침 운동 루틴, 명상, 러닝 같은 활동적인 영역에서 이상적인 창업자 습관 또는 Heard Mentality가 발동되어 실패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 우리나라는 이런 활동들로 네트워킹하니까 특히나 그럴수도.


하지만 창업자의 생산성은 새벽 러닝 같은 고난도 루틴이 아니라 가장 적은 의지력으로 유지되는 습관에서 결정된다. 고로, ‘가장 지속 가능성이 높은 루틴의 최소 단위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따라 가다 보면, 즉, ‘파운더의 뇌가 가장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가장 핵심적인 환경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의 관점에서 보면 첫째, 매일의 스트레스 인자를 없애는 것과 둘째, 식단을 관리하는 것, 이 둘을 꼽을수 있겠다.


아침 식단은 환경 설계만으로 자동화할 수 있기 때문에 바쁜 파운더에게 효율적이다. 창업자가 매일 맞닥뜨리는 불확실성(고객 미팅, 갑작스러운 버그, 투자자 Q&A)은 이미 뇌를 크게 소모시킨다. 따라서 일상에서 의지력을 쓰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게 훨씬 전략적이다. 아침 식단처럼 뇌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습관을 우선순위로 두면, 필요 이상의 루틴을 억지로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3️⃣ 인지적 에너지(Cognitive Energy)

파운더의 창업 실력에 따른 차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멘탈의 차이에서 오는데, 이 멘탈을 지탱하는것이 신체적, 생리적 기반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되겠다. 통계적으로 창업자의 번아웃 중 약 70%는 심리적 원인이 아니라 생리적 피로에서 발생하며 여기서 생리적 피로의 핵심 변수는

- 혈당 변동성

- 카페인 의존 패턴

- 수면의 질

- 포만감–집중력 연동

등을 꼽는다.

창업은 장기전이며 비즈니스는 에너지 관리 게임이다. 고로 이 장기전을 견디는 사람은, 의지가 강한 사람이 아니라 꾸준하게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환경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4️⃣ 10월 루틴헙 회고

· Overall

- 평균 루틴 성공률: 89% (MoM 1%P 증가)


· 100% 달성한 루틴: 2/13

- 성경, 기도 루틴 모두 하락. 아이가 자람에 따라 개인적 여유가 없어지는건 확실하다. 잠 또는 운동을 줄이는 선택들이 곧 올듯.


· Highs

- 육아를 하는데에 생산성이 빼앗겨도 충분한 ROI가 있을거라는 확신이 든다.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오는듯해, 육아가 재밌다고 생각하는 시점을 지나는중�


· Lows

- 개인적인 루틴들의 시간을 내기가 너무 힘들어진다. 특히 글쓰기 루틴은 유독.


· 그외

- 루틴 자체를 유지하는게 큰 챌린지이지만, 삶과 사업에서의 실질적인 성과 그러니까 좋은 선택을 내리는데의 빈도수는 많이 증가했다. 시간이 너무 없다보니, 본능적으로 기회와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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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성에 도움이 필요한 파운더들이 있다면,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루틴헙 템플릿을 공유드릴테니 아래 댓글에 이메일 또는 DM 남겨주시길 부탁드린다.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 ‘25년 9월달 생산성 결산. - https://lnkd.in/g96wXTV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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