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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파일럿을 끝내고 떠나는 이유 7가지

1️⃣ 원래부터 떠날 생각이었다.

by Peter Shin

고객이 파일럿을 끝내고 떠나는 이유 7가지


1️⃣ 원래부터 떠날 생각이었다.

본인들이 우리 솔루션을 내부 툴로 구현할 계획이 있었던 경우, 또는 이쪽 사업진출을 고려하는 중에, 우리 사업 다이내믹에 대한 학습을 돈 안들이고 하려고 마음 먹은 경우에 해당된다.

우리나라 기준, 20-30% 이상이 이런류의 이유에서 발단된다. 이런 내부 상황은 완벽한 정보비대칭이 초반에 존재하기에 창업자는 파일럿 내내 결코 알수 없다. 그래서 돈을 무조건 받는 PoC만 하라고 하는게 내 의견.


2️⃣ 제품 도입을 위해 움직여주는 제 3자 챔피언을 찾지 못했다.

아마 Churn되는 파일럿 성격의 40-50%를 차지할것으로 예상하는데 챔피언이 2명 이상일때 개인 취향의 파일럿에서 조직 차원의 의사결정으로 넘어간다. 고객사내 또다른 사람의 객관적인 관점으로 우리 솔루션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주장하기 까지는 여러 요소들이 필요하다:


A/ 개인 아닌 팀 단위의 수요, 나아가 기업내 전반적인 신기술 도입분위기.

B/ 실무자에게 쥐어줄수 있는 우리 솔루션에 대한 설득 가능한 지표와 수치들.

C/ 제품의 도입이후 눈으로 확인되는 성과와 업무 효율 차이.

(파일럿 기간 동안 ‘작은 승리(Small Win)’가 여러 팀에 전파되어야 한다)

D/ 해당 파일럿을 통한 당사자와 제3자를 포함한 이익관계 정립.

E/ 잠재 제3자들이 우리 솔루션에 대해서 들을수 있는 다른 레퍼럴 채널들의 유무


3️⃣ 파일럿 자체에서 이미 효과를 봤고, 그 이상 개선이 기대되지 않는다.

이는 파일럿 기간중에 고객사의 추가적인 문제 획득을 하지 못한 경우에서 발단된다. 우리에게 파일럿은 사실 명분이고, 우리는 파일럿이라는 바늘구멍을 통해, 더 뿌리 깊은 문제 또는 새로운 가설의 문제 실타래를 끌고 나와야 장기적인 계약 형태로 가져갈수 있다.


4️⃣ 쪼개지 않았다.

대부분 파운더는 계약 초기부터 파일럿 규모를 키워보는 쪽의 전략을 취할텐데, 사실 파일럿 규모가 커질수록 계약 가능성은 낮아진다. 이유는, 규모가 커질수록,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생기고, 더 많은 조정 비용, 더 많은 프로세스에 걸친 friction이 생겨 작은 단위지만 날카로운 성과를 내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고로, 작게 시작하는 POC가 계약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훨씬 높다. 그래서 POC는 마일스톤과 기능으로 쪼개서 단계적으로 깊숙히 들어가는게 낫다.


5️⃣ 실무자가 계약보다 파일럿 기간을 더 선호한다

파일럿은 실무자에게 다음과 같은 장점을 준다.

- 리스크 없다

- 비용 없다

- 새로운 도구를 써본다는 명분 있다

- 내부에서 실패해도 본인 책임이 아님

따라서 기본적으로 실무자는 파일럿을 연장하려 하지, 계약으로 굳히려 하지 않는다.

나아가 파일럿이 고객에게 당신의 제품이 아니라 당신의 에너지가 필요해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기 파일럿에서 Founder가 직접 뛰고, 문제를 해결하고, 매일 업데이트해주면 고객은 제품보다 Founder의 에너지에 의존하는 구조가 된다. 문제는 파일럿은 Founder-driven이고 계약 이후는 Product-driven 으로 전환될수 있어야 하는 점이다. 이 간극을 못 넘어서 떠난다.


6️⃣ 파일럿을 진행한 담당자가 당신을 믿지 못했다.

조금 더 풀어서 얘기해보면, 실험 성과를 내부에서 말하고 싶지 않았던 경우를 뜻하는데,

POC가 성공했다고 실무자에게 유리한 게 아니다. 오히려 이 기능이 없었으면 우리 팀은 일 못 했나?가 되어버린다. 새롭게 도입한 우리 솔루션이 실무자 가치를 위협하는 순간 계약이 내부에서 묻힌다.


7️⃣ “너희 기술은 좋은데, 우리 조직은 준비가 안 됐다”고 느낄 때 떠난다

이건 스타트업들에게 절대 고객사가 얘기하지 않는 부분인데, 우리 기술은 좋지만… 내부 프로세스 미정(상당한 스트레스이다), 전담팀 부재, 예산 항목 불명확(엄청난 스트레스), 기존 솔루션과 충돌, KPI에 반영 불가 등

이러면 조직은 기술이 좋다를 칭찬하면서 떠난다. 그리고 Founder는 그 이유를 절대 설명받지 못한다. 왜냐면 조직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걸 전달 → 인정하는 것은 팀의 근갑을 위협하기 때문.


결론.

어떤 의미에서 한국에서의 파일럿은 기술 검증이 아니라 조직 정치를 설계하는 단계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파일럿을 기능을 뽐내는 단계라고들 오해한다.

파운더는 조직 내부 정치, 우선순위 경쟁, 예산 구조, 의사결정 체계, 내부 변화의 민감도 등을 파악해 이 과정을 실시간 설계하고 끊임없이 하나의 외부 변수로 영향줘야 한다. 그래서 파일럿 성공이 계약과 직결되지 않는 것이다.


엔터프라이즈 고객에게 우리가 당장 설득되지 않아 희망고문이 지속되는 이유는 우리가 살아있어주면 감사한 일종의 보험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필요는 없지만, 만약에라도 필요해질 것 같긴 하다. 그럼 너희가 부리기 쉬울것 같다’, ‘너희가 기술적으로 앞서 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지금 계약할 필요는 없고’.


당장에 필요한, 그래서 시작하기도 전에 입금받는 기업이 되어라.

고객을 고르는 파운더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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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Rincon Hill, San Franci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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