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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Nov 01. 2024

나는 빈민가에서 비즈니스를 배웠다

타운십의 우리 부모님 가게는 단순한 상점이 아니었다.

·매출 신기록 세우기 - 타운쉽에서 배운 업셀링, 크로스 셀링 기술.


고등학교 시절, 남아공 타운십에서 운영되던 부모님 사진관의 매출을 방학기간 동안 수배로 끌어올렸던 경험이 있다. 그 당시 내가 현장에서 부딫히며 습득한게 한국과 실리콘벨리 IT 업계에서도 그대로 통하는 프레임워크일줄이야. 그때 몸소 배웠던 크로스셀링과 업셀링에 대한 썰을 풀까 한다.


*타운쉽이란

남아공에서 타운쉽은 흑인 빈민촌을 뜻한다. 이는 아파르테이트 시절 백인 정부가 흑인들을 분리 통치하기 위해 외곽에 만든 흑인 집단 거주지에서 비롯되었다.


[크로스셀링, 업셀링]

업셀링이란 고객이 구매하려는 제품보다 더 높은 가격대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안하여 구매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반면, 크로스셀링은 이미 구매한 제품과 관련된 다른 제품을 함께 제안하는 것으로, 카메라를 구매한 고객에게 삼각대을 권하는 식이다.


1️⃣ ‘일상’에 스며들도록 크로스셀링 하라.

타운십의 우리 부모님 가게는 단순한 상점이 아니었다. 버스 정류장, 슈퍼마켓 등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장소에 사진관을 두고, 부모님은 사진관을 일종의 커뮤니티 센터처럼 운영하셨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동네에서 사진관은 그 자체로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결혼식, 졸업식 같은 기념일은 물론,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어했다. 아파르트헤이트로 인해 억눌렸던 흑인 공동체에 사진관은 자존감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공간이 되었고, 부모님은 이곳에 오는 모든 사람들, 주고객층이었던 전문 사진기사들이 아닌 심지어 행인들에게 까지 커피와 간식, 앉을 자리를 무료로 제공하셨다.


사람들은 단순히 사진을 찍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기 위해 모였다.


기본 환경이 이렇다 보니 크로스셀링을 하지 않는게 어려울 정도였다. 나는


A. 똑같은 제품을, 들어오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다르게 판매했다. (ICP 크로스 셀링)

시간이 갈 수록 가게에 핸드폰이 고장났다며 찾아오는 고객들이 많아졌는데, 조금 더 지나자 가게에 앉아 서로에게 사진을 자랑하는 고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장에 2란드(당시 200원)인 사진을 핸드폰 블루투스로 옮겨 뽑아주는데 7란드를 받자고 제안했고, 이는 시작하자 마자 대박이 났다. 똑같은 사진종이인데, 우리의 ICP인 사진기사가 아닌 다른 고객에게 판매하는 것도 크로스셀링이구나 싶었다. 종이원가가 크게 차지하는 사진사업에서 블루투스 사진은 마진이 3-4배 남는 장사였다.


B. 우리 상점을 찾아오는 시점을 활용했다.

오전 8시와 오후 5시, 출퇴근하는 시점엔 또다른 부류의 직장인들이 우리 가게에 들어왔는데, 컴퓨터로 사진을 접수하던 직원에게 자신의 이력서를 뽑아달라는 요청과 이메일을 보내달라는 요청이었다. 참고로 인터넷이 비싼 남아공은 이메일도 팩스처럼 돈을 받고 보내는 비싼 서비스에 속했다. 아버지께 컴퓨터를 하나 더 추가하자고 제안드리고, Xerox에서 복합기를 렌탈했다. 이력서 작성은 건당 20란드, 복사는 2란드, 이메일 서비스는 10란드. 프린트 사업은 수년 뒤 사진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가장 큰 매출원이 되었다.


위 사례들 말고도, 우리가 타겟한 전문 사진기사들을 넘어 동네 전체에게도 사랑받는 상점이 되니 크로스셀링할 제품들이 차고 넘쳤다. 이들은 모두 오랫동안 사업의 매출을 크게 성장시켰다.

- 지갑 속 미니 사진

- 핸드폰 키링 사진

- 개인 사진이 입혀진 컵

- 핸드폰 사진 백업 서비스 등.


2️⃣ 업셀링, 고객보다 잘하거나 똑똑하면 무조건 올릴 수 있다.

주된 수입원이었던 사진기사들에 대한 의존성이 우린 늘 불안했다. 경쟁업체들이 현상 가격을 일시적으로 내리거나, 무료 제품들(캐논 사진기, 프린터 등)을 뿌리는 대대적인 행사를 할때 마다 매번 수백만원에 해당하는 현상물들을 그곳에 맡기곤 했다.


한번은 경쟁업체에서 뽑아온 사진기사의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사진의 테두리를 포토샾으로 대충 꾸민 사진들을 보며 다시 한번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런 촌스러운 테두리 디자인을 나라면 내 사진에 원할까?’

‘테마에 맞춘, 극강의 테두리 디자인으로 승부를 보자.’


그때부터 방학마다, 크리스마스, 신년, 할로윈, 등 다양한 테마의 데코레이션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2010 남아공 월드컵’을 테마로한 디자인 테두리 20여종을 디자인해 사진관 춘추전국시대의 막을 내리며 우리 사진관 매출의 정점을 찍게 된다.


우리 테두리 데코레이션들은 얇아서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를 크게 가리지 않았고, 현상되었을때 최고의 색감이 나왔다. 제일 중요한건, 사진기사들의 고객들이 열광했다는 점이다. 사진기사들은 고객의 원성 때문에라도 다른 곳에서 사진을 현상할 수가 없게 되었고 당연히 이렇게 한정판 데코레이션이 입혀진 사진들은 50%~70% 더 높은 가격에 팔렸다. 결국 우리의 타겟 고객이었던 사진기사들보다, 사진기사들의 고객을 더 잘 이해하려는 접근법은 독보적인 시장 점유와 마진 극대화를 이끌어냈다.


3️⃣ 결론.


정리하면,


업셀링이란, 흔히들 얘기하는 것처럼

A. 고객이 우리에게 시인해주는 니즈를 정확히 이해하는것,

B. 경쟁사보다 훨씬 더 나은 기술력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조차 인지하지 못한 문제를 발견하려는 집념에서 시작된다. 이렇게 고객, 고객의 고객들의 숨겨진 욕구와 문제를 이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업셀링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반면, 크로스 셀링은 다양한 고객군들을 자주 만나는 환경에서 시작한다. 또한 똑같은 기능을 문제가 전혀 다른 고객군에게 판매하는것도 포함된다.


새로운 제품과 기능은 우리가 매일 새로운 것을 관찰하고 도전할때 산발적으로 우리팀에게 찾아온다. 이런 점에서 사실 크로스셀링은 우선순위를 파악하는것에 더 가깝다.


____


· 사진은 Nelspruit, South Africa.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 우리 스타트업에 맞는 BM 도출하는 방법. - https://lnkd.in/gBHRA2H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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