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올지 모르는 영감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기획자가 되기 위한 아카이빙 프로젝트 <기획자의 영감 창고> 3편
제품이 알아서 새로운 소비자를 데려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은 이런 행복한 고민을 하며 '바이럴하게 만드는 UX들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INDEX
1. 공유하기 기능은 이렇게
2. 제품이 알아서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도록
3. 번외 - 이번 주에 만난 바이럴 포인트들
1. 공유하기 기능은 이렇게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이중 유인책을 쓰자, 캐릿
얼마 전부터 유료 멤버십으로 전환한 캐릿!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요즘 애들의 트렌드를 신속하게 배달해주는 서비스이다. (예시) 모든 콘텐츠는 유료 회원만 볼 수 있지만, 멤버십 회원이 링크를 공유해주는 경우 해당 글을 24시간 동안 무료로 열람이 가능하다.
공유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나눌 수 있어서 좋고, 혹시 공유받은 친구가 가입을 하게 된다면 추천인 코드를 통해 적립금을 받을 수도 있다. 공유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유료 콘텐츠를 무료로 확인할 수 있으니 놓칠 수 없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공유하기 버튼을 사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공유하는 유저가 받을 수 있는 혜택뿐 아니라, 공유하면 오히려 상대방에게 혜택이 되는 지점을 만들어 알려주어야 한다. 또한 캐릿은 구매 전환을 바로 유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인에게 링크를 공유하는데 부담이 없어 좋았다. 돈을 꼭 내서 체험해보아야 하는 상품은 공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멤버십 가입하면 나오는 페이지, 지나치지 않고 인증할 수 있는 디지털 영수증을 준다.
알라미,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공유 기능
[출처 : 뉴시안, 알라미 앱] 알라미는 Sleep if you can 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사용자를 반드시 깨워주겠다는 미션을 가진 알람 앱이다. (정말 악마 같은 앱,,) 얼마 전 우연히 알라미 창업자 분의 브런치글(링크)을 읽다가 알라미에서 시도했던 공유 기능에 대한 이야기를 봤는데 이거 완전 골 때린다! 싶어서 기록해두었다 XD
알람 미션을 통과 못하면 본인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000님이 미션을 통과하지 못하여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자동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재밌고 부끄럽다. 친구 트위터에 올라온다면 놀려먹기 위해 당장 단톡에 올릴 것 같았다. 창업자 분 글에 따르면 실제로도 꽤 성공적으로 바이럴 되었다고 한다. 웃음이라는 바이럴 요소가 들어있으면서도 'Sleep if you can'이라는 알라미의 핵심 가치를 잘 녹여냈다는 점이 놀랍다. 단순히 웃고 넘기는 게 아니라, 궁금증을 유발하고 알라미의 핵심 가치를 느끼게 해 준다.
#북스타그램 #공스타그램 하기 좋게하자, 리디북스/모트모트
인스타그램에서는 해시태그로 특정한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커뮤니티에서는 그들만의 문화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해시태그인 #북스타그램 에서는 좋은 책과 감상, 혹은 책을 읽으며 발견한 문장 공유가 활발하게 일어난다. 공부하는 공시생과 학생들은 #공스타그램 태그를 통해 공부 기록을 인증하며 서로 자극을 받는다.
타겟하는 집단의 해시태그를 찾아 이들이 공유하는 것을 더 편하게, 이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준다면 바이럴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리디북스에서는 '이미지로 멋지게 공유하기' 기능을 통해 e-book에서도 느낌 있게 문장을 공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모트모트에서는 창업 초기부터 #공스타그램 에 인증하기 더 이쁘고 편한 플래너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 결과 현재 공스타그램 피드는 모트모트 플래너가 장악하고 있다.
* 리디북스 테크 블로그에서 더 자세한 기능 개발 과정 & 고민들을 볼 수 있다.
[출처 : 리디북스 테크 블로그 ] #공스타그램을 검색하면 모트모트 플래너가 잔뜩 보인다.
타겟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 공략하기, 로톡
[출처 : 로톡 지식인] 로톡에 무료 상담글을 올리면, 해당 질문과 답변이 지식인에도 함께 업로드된다. 그리고 이렇게 업로드된 글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던 타겟 유저들에게 네이버 검색 결과를 통해 도달한다. 로톡이 필요한 사람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로톡으로 유입시키는 자연 마케팅 채널이 된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플랫폼들이 초기에는 이렇게 타겟 유저들이 모여있는 곳을 공략한다. 브런치 또한 글을 잘 쓰는 블로거/작가님들께 직접 소통하며 초기 사용자를 모았고, 오늘의 집 또한 이미 블로그와 카페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일히 쪽지를 보냈다고 한다.
커뮤니티에서의 마케팅 활동이 조심스럽다 보니 타 서비스들은 수동으로 초기에만 이런 마케팅을 펼쳤던 것과 달리, 로톡은 이를 자동화하여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마케팅 채널로 발전시켰다는 점이 새로웠다.
*이 기능에 대해 실제 VoC를 살펴보면 이 부분에 대해서 역고소 등의 문제로 고민하는 유저들이 많지만 이 글에서는 바이럴 포인트만 생각해보았다.
2. 제품이 알아서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도록
빠르게 아하 모먼트를 경험시키고 슬쩍 서비스를 알려주기, GIPHY
미디엄에서 글을 읽다가 귀여운 움짤을 봐서 마우스를 가까이해보니 'Related gifs'라며 다른 사진들이 잔뜩 나왔다. 자연스럽게 다른 gif들을 구경하다 보면 아래 GIPHY에서 계속해보라는 버튼이 보인다. 보통은 제품 오른쪽에 짤막하게 GIPHY에서 만든 거다 라며 워터마크가 있는 것이 끝일 텐데, GIPHY는 제품을 짧지만 확실하게 경험시켜준 후 서비스로 유인한다는 점이 좋았다.
[타임폼 캡쳐] 워터마크라고 나쁜 것만은 아니다. 뉴스레터 서비스나 타임폼과 같이 제품력으로 승부하는 SaaS 서비스에서는 이 방법을 통해 엄청나게 바이럴을 만들고 있다. 이 방법이 효과적인 이유는 GIPHY에서와 같다. 제품을 확실하게 경험시킨 다음 서비스로 유인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사용자에게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광고 배너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자.
3. 번외 - 이번 주 마주친 바이럴 포인트들
바나프레소 오늘의 운세
(출처 : 바나프레소 인스타그램) 바나프레소에서 커피를 시키면 오늘의 운세가 적혀 있다. 오후에 좋은 일이 있습니다, 합격운이 보이네요, 예상치 못한 잔업이 있네요, 미뤄두었던 계획을 시작해보세요 등등.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주변에 떠들고 다니게 된다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이번 주에도 일하다가 동료와 오늘 잔업이 있다던데 혹시..? 하고 이야기하며 웃기도 하고, 합격운이 있다는 소식에 친구에게 공유하며 괜히 김칫국 드링킹을 하기도 했다.
점심부터 재료 소진 간판이 걸린 만두집
길을 지나가는데 점심부터 '매진' 간판이 걸린 만두집이 보였다. 점심부터 매진이라니 저긴 찐 맛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가게 이름을 검색해서 리뷰를 찾아 본 후, 친구에게 함께 먹으러 가자며 공유까지 완료했다 :D 매진은 만두먹을 생각이 없었던 지나가는 사람도 군침 돌게 만든다. 특히 예상치 못한 시간이라면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