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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May 14. 2021

영화 스파이의아내 이야기

숏리뷰,스포일러 없습니다

영화 포스터


제목에서부터 주인공을 대놓고 언급하고 있지만 영화 초반 그녀의 취급은 빼도 박도 못하는 조연이다. 이야기의 비중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카메라 속에 위치시키는 구도가 그렇다. 분명 제목이 제목인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어떤 도구를 통해 그녀를 센터로 불러 들일지에 대한 기대감이 들었다.


이야기로 본다면 스파이의 아내가 주인공으로 올라서는 흐름은 납득이 갔다. 다만 영화 전반에서 주인공을 다루는 태도는 캐릭터에 진지하다기보다는 한 명의 ‘무비스타’로서 다루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온전히 주인공에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주변을 회전한다고나 할까? 이 영화는 원래 TV 방영용으로서 일반적인 극장 개봉 영화에 비해 저예산(!)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저예산이라는 부분이 돈을 아끼기 위해 어쩔수 없이 못 찍었다는게 아니라 굳이 주인공에게서 멀리 떨어진 곳을 비출 필요가 없으니까… 처럼 여겨진달까.


그녀가 ‘주인공이 되어 가는 과정’은 영화가 캐릭터를 다루는 방향도 방향이거니와 영화 속 실재 캐릭터 본인도 스스로를 그렇게 인식하게끔 흘러간다. 그래서 철저히 롤을 수행하는 가정 주부가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점차 다양한 감성을 터뜨리다가도 변화되는 상황에 맞추어 또 다른 감정을 ‘연기’ 해 내는 일련의 과정이 어디까지 배우의 연기인지 혹은 카메라가 만들어내는 무드에 속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온전히 한 개인의 ‘순수한’ 시선 안에 당대 일본 사회를 머물게 만든 작품은 아니다. 그 부분은 영화 말미에 주인공에게 가해진 결과에서 볼 수 있는데 안도감(?)과 함께 비로소 주인공을 인식하게 만드는 두 가지 주체에 대해 의도를 짐작하는 실마리가 되었다.


약간은 나른해 보이는 멘트로 문을 닫지만 이 영화는 궁극적으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시대 앞에 놓인 인간의 이야기(배우)와 그 시대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자 하는 작가(감독)의 이야기. 두 이야기가 병행하다가도 다른 해석을 보이는 부분은 답을 내리기보다는 생각하고 찾아내고픈 여백으로 남겨 둔 것이 아닐까? 딱 거기까지가 아마도 의도했을 사이즈가 아니었을지.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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