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면서 이런 저런 일들을 많이 겪어본 바 있는데 그 중에서는 트라우마가 올만큼 지금도 민감하게 보고 있는 요소들도 있고 '이렇게까지 한다고?' 하는 일들도 있었다. 오늘은 내가 겪은 회사 썰을 좀 적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대부분의 마케터들이 '인하우스 마케터'를 꿈꾼다고 하지만 막상 내 썰을 듣고나면 '아,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여기서 집고 넘어갈 것은 나는 지금의 경력 모두 인하우스 마케터로 일했다는 것이다. 그 중엔 대형 대행사와 일했던 회사도 있었고 브랜드 파워가 나름 쌨던 회사에서도 일을 했었다. 그 모든 회사를 다니면서 막상 네임드, 회사의 규모가 회사의 복지와 사원의 워라벨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건 어쩌면 지금 푸는 썰과 경험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명함. 의례 이직이나 입사를 하게 되면 경력직은 명함이 바로 나오기 마련이다. 명함은 도구이자, 내가 이 회사에 소속해있다는 이력서의 역할로도 작용을 한다. 그만큼 명함은 중요하다고 난 나름대로 자부한다.
그런데 내가 그동안 있었던 회사 중에 3개월 이상 지나도 명함이 나오지 않았던 경우가 2번 있었다. (참고로 신입사원 시절엔 명함이 수습 끝나자마자 나왔었다.) 이직했던 회사에서는 이사를 간다는 핑계로 4개월 뒤에 명함이 나왔고, 한 회사에서는 애당초 명함을 만들어줄 생각이 없다가 이사를 가자마자 내가 명함이 없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고 '기분 안 나빴어?' 라는 말을 구태여 하며 명함을 만들어준 케이스였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뭐, 그래 수습기간 내에 잘리거나 그만 두는 경우를 종종 봤으니까. 근데 이건 좀 아니잖아? 내가 신입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습 기간인 것도 아닌데 아직도 명함이 안 나온다고? 그럼 내 소속은 어디지, 난 어떻게 나를 소개하지? 등등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아무리 스타트업, 중소기업이라고 한들 명함은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그 건 비즈니스의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회사를 다닐 때 수습 기간 또는 들어온지 1달 내에 명함이 나오지 않으면 그 회사는 거르는게 맞다고 생각하는 주의다. 애당초 내 명함 조차 챙겨주지 않는 회사가 내 앞길을 챙겨줄 일은 더더욱 없기 때문이다.
그래, 인하우스 마케터였지만 영업팀 소속이었던 나. 급작스럽게 회사의 플래그쉽 스토어 매장직원이 그만두는 일이 발생해버렸다. 당장 판매직을 수행할만한 직원이 없어 급하게 영업팀에서 지원을 나가게 되었는데 짬으로는 3번째인 내가 주말 출근에 당첨되버렸다.
포스기를 만져본 적이 예전 알바시절 이후로 처음인지라 '그냥 잘 하겠거니.'라 생각하고 토요일에 지원을 나가 1시부터 10시까지 판매를 진행했는데 그 와중에 스토리를 올리라는 지시에 브랜드 계정 스토리까지 업로드를 했던 나. 그래 뭐, 그럴 수 있었지만 위치가 위치인지라 말 안 통하는 일본인과 중국인들에게 판매까지 진행했었다. 뭐 그래도 나름 잘 팔았다. 당일 매출이 500만원 이상 찍은 적도 있었으니까. 그 쯤 되면 선전한 것이지 않았을까...
9시 30분에 정산을 진행하고 현금과 카드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순간 '저는 마케터지만 판매직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란 말이 입 밖에 나올 뻔 했다. 그래, 좋은 경험이었다. 덕분에 고객에 한 층 더 나아갔으니까. 아차 그리고 M사에서 만든 테라스가 있는데 거기서 플리마켓을 해서 그 곳에서도 옷을 판 경험이 있다. 총 2일을 또 나갔는데 그 땐 정말 몸이 부셔지는 줄 알았다. 그래도 뭐 이건 나름 재밌는 경험이어서 패스!
요새는 라이브 커머스 방송이 붐이지만 예전엔 그렇게까지 붐인 시절은 아니었을 때, 나는 마케터란 이유로 라이브 방송에 셀러이자 상품 쇼호스트로 활동했어야 했다. 그래 옛날엔 그렇게까지 잘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라이브 방송 진행 경력이 있었던 터라 졸지에 약 1년간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덕분에 내 얼굴도 팔렸고 뭐 이것저것 일도 많았었더랬다.
그리고 나서 N사 쇼핑 플랫폼에서 라이브 방송에 잠깐 출연했는데 그 때 같이 있던 사람이 서수경 스타일리스트였다. 그 때 회사를 퇴사하기 일주일 전이었는데 그 때 출연했던 출연분이 아직까지도 N사 그 플랫폼에 박제되어 있다. 그래, 라이브 방송을 해도 떨리지 않은 나, 이게 마케터의 자세이지 않을까..도.
그 외에 정말 얘기할 건 많은데 내가 이 썰을 푸는 이유는 하나다. 인하우스 마케터라고 행복할 것 같죠? 현실은 생각 이상으로 냉혹하답니다.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