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재현 Apr 07. 2022

오사카에서 만난 '루카'

네 번째 기록

2018/01/24


다시 만난 루카는 멋쟁이가 됐다. 코팅된 안경, 목도리, 코트 그리고 구두. 시드니에 있을 때도 괜찮았지만 더 멋있어졌다. 루카와 '우메다'라는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4년 만에 만나게 돼서 그런지 만나기 전부터 설렜다.

다시 만난 루카

2014년 나는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를 하러 갔었다. 1년을 보냈는데 그중 5개월을 시드니에 있었다. 루카는 그때 만난 나의 룸메이트였다. 나와 동갑이었고, 대학생이었다. 그는 모범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남자였다. 아침마다 일어나 런닝 혹은 수영을 하러 갔었고, 학교에 가기 전 항상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챙겨 봤던 친구였다.


나는 시드니에서 살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겉으로 보기엔 워킹홀리데이를 즐기는 것처럼 보였지만, 일터에서의 스트레스, 영어 스트레스, 미래의 불안함 등으로 힘들었다. 그런 고민을 항상 루카와 얘기했고, 그는 잘 들어주었다. 언제 한 번은 일요일 저녁이었다. 월요일에 출근하러 가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무서울 정도로 스트레스였다. 그때 루카를 데리고 집 근처 달링하버에서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루카는 아무 말 없이 들어주기만 했다. 그것이 정말 고마웠다.

시드니 있을 때 루카랑 재미나게 지냈다.(2014년)

루카는 일본 여자를 좋아했다. 클럽이라든지, 일본 룸메이트가 일본인 여자를 데리고 오면 항상 그의 눈엔 항상 불이 켜졌다. 결국 일본인 여자와 연애를 했고, 내가 호주를 떠나고 얼마 안 된 2016년에 일찍 사랑의 결과물을 만들었다. 그 후에 호주에서 일자리를 찾다가, 아내의 고향인 오사카 근처로 와서 일자리를 잡고 살고 있다. 그곳에서 아들을 낳아 살고 있다.

시드니에서 소주 마셨을 때(2014년)

루카는 sns를 하질 않아 연락처를 알 수 없었다. 호주를 뜬 뒤에는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알고 있는 건 루카가 알려준 그의 형의 페이스북뿐이었다. 루카 동생에게 루카의 이메일을 받은 뒤 다시 연락이 됐고, 이번에 일본 여행 때 만나자고 약속했다. 그리고 오늘 만났다.


루카와 라멘 맛집을 추천해서 그곳으로 갔다.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조금 짰다. 라멘을 먹고 카페에 들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서로의 근황을 묻고, 속 깊은 고민 등에 대해 얘기하다 보니 3시간 정도가 지났고, 루카는 저녁에 일하러 가야 돼서 헤어졌다. 다음 주부터는 시간이 빈다고 해서 자기 집으로 초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루카랑 가기 전에 한 컷
매거진의 이전글 가이드 어머님과 함께한 히메지 성 데이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