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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여진 Jan 17. 2020

22세인데 벌써 3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는 이유

방향성을 상실한 채 마음만 조급했던 20대 초반, 그리고 인턴

나는 비교적 남들보다 빠른 나이인 22세부터 인턴을 하기 시작했다.

벌써 세 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어떤 회사에 있든 항상 최연소였기 때문에 내 나이를 듣고 사람들은 크게 놀라는 동시에 의아해한다.

"아니 대체 22살이 밖에서 놀지 않고 왜 회사에 있는 건가요? 내가 여진씨 나이 때는 말이야...... "

이런 식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그냥 웃고 넘기곤 했지만, 내가 이른 나이부터 인턴을 시작한 확고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커리어적 선택지 탐색 및 방향성 찾기



 위에 소제목을 너무 교과서적이고 뜬구름 잡는 듯 써놓았지만, 풀어서 말하자면 이렇다.

나는 사실 학창 시절에 뚜렷한 꿈이 없던 사람이었다. 조금 웃기지만 꿈이 없었기에 혹시 모를 꿈이 생겼을 때 발목 잡히지 않도록 더 열심히 공부하였고 결국 원하는 학교에 입학했다. 다만, 꿈이 없었던 만큼 점수에 맞춰 학과를 썼고, 그 결과 불어불문학과에 진학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하였다. 전공에 흥미도 없을뿐더러, 내가 이걸 왜 공부해야 하는지 동기 부여가 전혀 되지 않은 채로 학교를 다녔다. 뿐만 아니라 대입이라는 큰 목표도 사라져 허무감을 크게 느꼈고, 이상적인 대학 생활과 거리가 먼 내 현실로 인한 괴리감에 시달렸다. 그래서 새로운 목표를 찾기 위해서 전공 밖에 눈을 돌렸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였다.


 그중에서도 학회 활동이 나의 가치관과 커리어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학회를 하기 전에 나는 회사원은 다 거기서 거기고 굉장히 소시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비슷비슷한 일을 하고 무기력한 잿빛 삶일 것이라고 근거 없이 추측했다. 하지만 학회를 통해 그 선입견은 와장창 깨졌다.


 컨설팅, vc, ib, 스타트업, 외국계 기업, 국내 대기업 등등 다양한 커리어가 존재하고 그 커리어 별 요구되는 역량과 성향도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모든 업종을 단순히 회사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생각보다 너무 많은 세부적 선택지들이 존재하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의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대학 졸업 후 최종적인 커리어를 선택하기 전에 학부 시절에 최대한 많은 업계와, 직무를 경험하여 나에게 최적의 선택을 하자고. 모든 커리어를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하게 펼쳐보고 기준을 세워 선택지를 좁힌 후 그중 몇 가지는 꼭 직접 경험하기로 했다. 그리고 학부생 입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 중 가장 좋은 방법은 인턴이라고 생각했다.


2. 경제적 독립


 두 번째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다. 나는 21살부터 거의 용돈을 받지 않았지만 대학교 등록금 정도는 부모님께 손을 벌렸었다. 하지만, 22살이 되고 심각하게 집안 사정이 나빠져서 불가피하게 휴학을 해서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해야 했다.


 2020년 최저 시급 기준으로, 주 40시간을 일한다면 월급 기준으로는 179만 5310원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정도 월급이면 어느 정도 경제적 독립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저 않고 휴학 후 인턴 자리를 알아보았다.


3. 역량적인 성장

 아무래도 인턴은 현업에 뛰어들어 일을 하는 것인 만큼 학교에서와는 조금 다른 배움을 맛볼 수 있다. 어떤 인턴을 하느냐에 따라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은 매우 상이하겠지만, 제너럴하게 얘기하자면 크게 하드 스킬과 소프트 스킬 두 가지를 얻을 수 있다.


 하드 스킬의 경우 예를 들자면, Excel, SQL, SAP, Ppt 등등 각 회사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다. 회사에서는 아무도 나에게 세세하게 가르쳐 주지 않지만, 당장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혼자 구글링 해서라도 어떻게든 깨우치게 된다. 이렇게 혼자서 고군분투하며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하드 스킬적인 부분이 많이 성장하는 것 같다. 소프트 스킬의 경우 무수히 많은 예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하나를 꼽자면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있다. 회사 내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일하고 어울리다 보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이를 기르고자 노력하게 된다.


 개인이 얻어가는 역량들은 어쩌면 인턴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외에 이력서에 추가되는 한 줄과, 면접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는 덤으로 얻어가실 수 있다.


 이처럼 내가 어린 나이부터 인턴을 하는 세 가지 이유에 대해서 써보았다. 인턴을 해야 할지 말지 망설이고 있거나, 인턴을 왜 해야 하는지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분이 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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