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는법 잊어버리기
지금은 새벽 두 시이고 새벽이 오도록 처리해야할 일들이 있어서 그런것들을 점검하고 하느라 시간을 모두 보냈다. 저녁 먹고 잠깐 눈을 붙였더니 생각이 많아져서 잠도 잘 안오고 해서 그냥 일이나 하기로 했다.
나는 보통 라이프 사이클을 정해놓고 루틴으로 하는걸 선호하는 편이다. 예를들어 매일 6시에 일어나서 7시까지 글을 쓰고, 8시까지 준비를 마치고 일을 나가는 루틴이다. 이걸 매일, 1년내내, 오래도록 반복하는 것이다. 이렇게 습관화하면 어떤 일이 생겨도 여유롭게 대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삶이 좀 스타틱해진다는 단점도 동시에 가져가야한다.
잠은 보통 11시나 12시에 자는데, 오늘처럼 종종 새벽까지 깨어있을 때가 있다. 특히 요즘같은 연말에는 이런저런 일들이 긴급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가끔 새벽까지 일해야할 때가 왕왕 있다. 연초보다는 연말에 이런 일이 많은 편이다.
모든 일이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 진행되는건 아니지만, 가끔 매우 급하게 처리해야하는 일들이 몰려있는 시기에는 새벽까지 일 해야하는 날도 있다. 나는 새벽까지 일하는게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좀 피곤할 뿐이다.
예전에 조직에서 일할 땐 아침 일찍 출근하고 밤 늦게 퇴근하는 날이 정말 많았다. 업무도 많았고 유도리있게 일을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그때 당시에는 정말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업무 능력은 그 시기에 압축해서 늘었던 것 같다. 그때 배웠던 많은 지식들과 스킬들을 여전히 잘 사용하고 있다.
누구나 스파르타식으로 힘들고 어렵더라도 집중적으로 뭔가를 해야할 시기가 반드시 있다. 젊을 때 그런걸 경험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체력도 뛰어나고 회복력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친구들도 그렇고 주변인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계속 편하게만 살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 힘들고 어려워도 원하는걸 쟁취하겠다는 어떤 도전정신은 결여된 모습이다.
내가 생각하기로, 실력이라는건 꾸준하게 늘어나지 않는다. 위 그래프처럼 오래도록 멈춰있다가 특정 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건 내가 직접 경험했던 것들이다. 글쓰기,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똑같은 경험을 했고 다른 이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도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텐이 터지는 구간 직전에 그만둔다. 대부분의 일에서 단기간에 승부를 볼 방법은 정말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매우 드물다. 오래도록 끌고 가야만 원하는걸 얻을 수 있다. 특정 기간에 폭발적으로 실력이 성장하는 시기는 꽤나 후반부에 이뤄질 수도 있다. 특히 콘텐츠 관련된 스킬의 경우 제대로 한 번 배운걸 오래도록 써먹는 전략이 통하는 곳이다. 예를들어 여러분이 음악 편집을 잘한다면, 영상 편집도 무리없이 잘 할 수 있다. 사진 촬영을 전문가 수준으로 할 수 있고 관련 이론에 빠삭하다면, 동영상으로 넘어간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 비해 훨씬 빠르게 원하는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다. 이건 쉬운 일이다.
이렇게 특정 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려면, 특정 기간에 어떤 것을 몰아서 해야할 필요가 있다. 글쓰기 실력을 키우고 싶다면, 특정 기간에 수십 수백개의 글을 쓰는 기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른 일들도 모두 비슷하다. 1년에 책을 100권 가량 읽어내는 시기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해서 당장 뭔가 변화가 일어나진 않을 것이다. 변화는 나중에 한꺼번에 찾아온다.
오래도록 한다고해서 무조건 잘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10년전에 블로그 3개월 정도 하다가 때려치우고서는 10년동안 했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 중요한건 성과를 냈느냐이고, 성과를 낸거라면 파워블로그 뱃지 하나 정도는 달려 있어야 마땅하다. 10년했건 100년했건 실력 없으면 아무 의미도 없다. 결과는 너무나도 과소평가 되어있다. "결과보단 과정이 중요하지! 난 최선을 다했다고!!"라고 백날 떠들어 봤자, 이걸로는 아무런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
특정 기간동안 몰입된 상태에서 미친듯이 집중적으로 파고들 필요가 있다. 이건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고 많은 사람들이 못하는 일이다. 그렇기에 가치가 있다. 역설적이게도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기회가 많은 법이다.
"글을 잘 쓰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감기는 눈 비벼가며 새벽까지 글을 쓰진 않는다. 한 번 늘어난 실력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여러분이 자전거를 한 번 배우면, 자전거 타는 법을 잊어버리는게 훨씬 어려운 일로 바뀐다.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렇다. (관련 해외 유튜브 영상이 있으니 관심있다면 찾아보시길... 원본 영상을 못찾아서 자막이 있는 영상으로 링크했다.)
초심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써둔게 있어서 나중에 정리할 예정이지만, 어쨌든 초심으로 돌아가는건 불가능에 가깝다. 아무것도 모를 때와 그걸 알고나서는 아예 다른 시각과 생각을 갖게 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