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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시언 Dec 31. 2020

콘텐츠, 아름다운 가짜의 시대

코로나가 가져온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콘텐츠, 그 아름다운 가짜


일반적으로 콘텐츠라고 하면 디지털 콘텐츠를 의미한다. 즉, 여러분이 화면안에서 보는 모든 텍스트, 사진, 영상 등은 실제로는 2진수 숫자의 조합일 뿐이며 실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즉, 가짜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가짜.


콘텐츠의 가장 큰 장점 중 한가지는, 비용 없이 무제한으로 복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이 글을 아무리 읽어도 내가 더 해야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여러분이 A라는 노래를 한 번 듣건, 100만번 듣건 그 노래가 닳아 없어지진 않는다. 드라마나 영화는 한 번 잘 만들면, 수백만번 재생해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소비될수록 가치가 올라간다. 가짜가 아닌 실물은 반대다. 오래도록 사용하면 낡을 수 밖에 없는 '진짜'와 아무리 소비해도 그대로 유지되는 '가짜'의 시대에서, 콘텐츠라는 아름다운 가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에 여러분이 훌륭한 음악을 들으려면 공연장을 찾아가야했다. 지금은 유튜브나 넷플릭스에서 언제라도 원할 때 여러분이 원하는 '가짜'를 소비할 수 있고 경험상 약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엄청나게 경험이 차이난다고 보긴 힘들다. 편안한 옷차림, 맛있는 과자와 음료를 준비해두고 원할 때 원하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는건 너무나 큰 매력이다. 




가속도가 붙은 전자상거래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어 있었던 시대 흐름이다. 이걸 벗어나는건 힘들고 언젠가는 반드시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이 일어날 참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타이밍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그 변화에 엄청난 가속도가 붙었다. 



전자상거래 판매 증가 추세는 2009년부터 꾸준하게 조금씩 상승해왔다. 그런데 2020년 이후 급격하게 늘어나 지금은 약 30%에 달한다. 최근 10년동안 늘어난 수치보다 2020년 1년동안 일어난 수치가 더 높다. 이제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는걸 어려워하지 않는다. 이건 처음에만 어렵다. 예를들어 회원가입을 하고, 주소를 기입하는 일은 처음에 한 번만 하면 된다.


과거 은행에서 ATM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기계를 믿어? 내 돈은 사람에게 인출하는게 낫지!'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어떤가? 고객들은 담당 직원보다 ATM을 더 신뢰한다. 


전자상거래를 한 번도 해본적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이게 정말 주문이 되고 물건이 우리집으로 배달된다고?'라고 생각하는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 번 경험해보면, 이건 정말로 가능한 일이고 오히려 시간을 아낄 수 있으며 무엇보다 안전하다는걸 알 수 있게 된다. 이제 이 고객은 평소에 자주 고르는 물건을 추천받으면서 빠르게 원하는 주문을 넣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여러가지 이유에서 온라인 쇼핑을 못한다고 가정해보자. 예를들어 우리 어르신은 연세가 많아서 컴퓨터는 아예 다룰줄 모르고 스마트폰도 겨우 다루는 실정이다. 오프라인에서 장보는게 디폴트인 이런 고객이 있다고 할 때, 인터넷 쇼핑은 불가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 자식이나 손자들이 그 고객의 주문을 대신해주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에선 더 저렴한 가격으로 더 편하게, 그리고 더 정확하게 거래를 할 수 있고 24시간 주문을 할 수 있으므로 그 편리함에 비하면 디지털이라는 장벽은 큰 장애물이 아니다.




실물이 사라지는 디지털 경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서 주목해야할점은 바로 실물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CD플레이어와 앨범 CD가 사라지고, 그 대신 mp3 파일로 음악을 듣게 된다. 충전형 건전지와 충전기 대신 충전 가능한 배터리로 통합되고, 주판, 전자계산기, mp3플레이어, 내비게이션 등이 스마트폰 하나로 통합된다. 사람들이 관리해야할 기기는 줄어들고 몸은 가벼워진다. 화면은 더 커지고 깨끗해지고 '가짜'는 시간이 지날수록 양이 많아지고 더 고품질이 된다. 


디지털 경제에서 핵심은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 즉 콘텐츠다. 콘텐츠는 데이터이므로 이 데이터를 처리해주는 부품들이 매우 각광받을 수 밖에 없다. 그래픽카드나 CPU 같은 정보처리 장치들은 과거부터 인기였지만 최근에는 최고치로 사랑받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 등이 호황을 맞고 있고, 삼성전자 주가는 8만원을 찍기도 했다. 


여러분이 ZOOM으로 화상회의를 한다고 하면 어떨까? 원래 회의를 하려면 PPT 자료, 빔프로젝트, 노트북, 종이로된 유인물 등이 있어야하고 회의 장소가 있어야한다. ZOOM에서는 노트북 한 대만 있으면 얼마든지 실시간으로 회의가 가능하다. 유인물 같은건 필요없다. 그럼 프린터와 A4용지도 필요없다는 뜻이다. 


클라우드 시스템은 어떨까? 우리가 자료를 저장하려면 저장할 곳이 있어야한다. 실물 디스크가 있어야하는데 외장하드나 USB처럼 가벼운 제품들도 있지만 여전히 관리하는게 귀찮다는건 동일하다. 반대로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해두면, 원할 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고, 장소에 구애받지도 않으며 잃어버리거나 데이터를 날려먹을 리스크까지 줄어든다! 


자영업 시장을 살펴보자. 코로나로 인해 요즘에는 배달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홀은 운영하지 않고 배달만 진행하는 가게들이 많다. 어떤 가게들에는 아예 홀 자체가 없고 가게 안에 주방만 있는 경우도 많다. 공유 주방이라고해서 배달 업체들이 모여서 배달 음식만 만드는 방식도 각광받고 있다. 


내가 살고있는 집에는 집전화와 TV가 없다. 10년 넘도록 없이 살았는데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불편하다고 생각한적이 없다. TV가 있던 자리에 모니터나 스마트폰, 혹은 아이패드가 자리잡고 집전화가 있던 자리에는 인테리어 소품이 자리잡는다. 


앞으로 우리들은 옷을 입어보기 위해 옷가게를 갈 필요도, 안경을 맞추기 위해 안경점에 갈 필요도 없어진다. 스마트폰같은 화면을 가진 기계에서 적절한 앱을 활용하면, 원하는 안경을 미리 써보고 자신에게 맞게 커스텀 할 수 있다. 옷도 앱에서 카메라를 활용해 미리 입어보고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시사점


여러분이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콘텐츠에 관심을 둬야한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전통적인 마케팅 방법보다 알고리즘으로 정밀하게 짜여진 인터넷 광고는 여러분의 비즈니스를 훨씬 더 효율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니까 시내 중심가에 현수막 거는것보다 목표 고객에게 쉽게 타겟팅 할 수 있는 페이스북 광고가 훨씬 효율적이라는 뜻이다. 


가령, 내가 얼마전에 가게를 오픈했다고 해보자. 인스타그램에 홍보를 하고싶다고 할 때, 그럼 홍보를 할 수 있는 내용, 즉 매력적인 콘텐츠가 있어야 홍보를 할 수 있다. 훌륭한 SNS 게시물을 만들거나 홍보 영상을 제작해서 마케팅 할 수 있다. 어쨌거나 만들어야하는건 '가짜' 즉 콘텐츠다. 


이제 여러분의 비즈니스는 가짜의 세상에서 통해야한다. 많은 소상공인이나 기업들에서 콘텐츠 세상의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는 새로운 세상이고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문화를 가졌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A라는 가게의 음식이 맛없다고 하면, 오프라인에서는 그냥 대충 먹고 남기고 다음에 안가는 행동을 보인다. 온라인 주문에선 맛없다는 별점 1개짜리 리뷰를 적극적으로 남긴다. 얼굴이 공개되어 있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억울함과 손해본 돈의 억울함을 해소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전자상거래라고 하면, 그냥 플래시를 사용하는 홈페이지 같은걸 만들어두고 결제만 가능하도록 하는, 말하자면 1차원적인 거래방식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의 온라인 거래는 매력적인 콘텐츠와 효율적인 마케팅 방법이 강요되고 필수로 요구된다. 더불어 고객들과의 소통도 해야하고 고객 관리도 신경써야한다. 무엇보다 포장을 잘 해야한다. 내가 고객일 때, 너무나도 많은 상품들 중에 왜 당신의 상품을 사야하는가?


소비 습관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소비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라도 콘텐츠 세상에 참여하는게 낫다. 고객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나중에는 '아 그때 들어갈껄'이라고 생각할 때 '들어갈걸'...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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