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흙수저라고 말하는 사람들 중 얼추 절반 이상이 흙수저가 아니다. 진짜 흙수저라면, 높은 확률로 자기 자신을 흙수저라고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흙수저는 자신이 흙수저라는 사실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콤플렉스는 감추는게 정석이다. 그들에게 그것은 아픈 부위이고 상처난 곳이며 감추고 싶은 병이다. 물론, 태어나고 자라보니 부모가 흙수저였던 경우에는 자신의 잘못은 아니다. 문제는 성인이 되어서도 흙수저라면 분명 자신의 잘못이고, 이걸 빨리 이해하는게 흙수저를 벗어나는 최선의 지름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흙수저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들 중 대부분이 사실 현재는 흙수저가 아니다. 아싸가 아닐수록 자신을 아싸라고 말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애초에 아싸는 자신을 아싸라고 말할 상대조차 없어야한다. 흙수저들 주변은 거의 언제나 흙수저들 뿐이기 때문에 자신을 흙수저라고 이야기해봤자 아무런 소득도 없다.
흙수저라는 타이틀은 흙수저가 아닌 사람에게 빼앗겼다. 그들은, 흙수저라는 타이틀을 이용해 원하는걸 얻는다. 그들은 이것저것 가지고 있는 와중에도 더 많은걸 얻기 위해 흙수저라는 타이틀까지 가져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매우 훌륭한 전략이다.
무서운점은, 자신을 훍수저라고 말하는 사람의 대화 상대가 흙수저라는 사실이다. 즉, 흙수저를 상대로 '나도 흙수저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 금수저를 대상으로 '나도 흙수저에요'라고 말하는게 가능할까? 그것으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반대로 흙수저를 대상으로 '나도 흙수저에요'라고 말하면, 원하는걸 얻을 수 있다.
남에게 의지하면 의지할수록 흙수저를 벗어나기 힘들어진다. 세상에는 여러분을 이용해 먹으려는 하이에나들이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생각과 철학, 자신만의 주관과 판단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까지고 남들에게 휘둘릴 수 밖에 없다.
상상속의 나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고 훌륭한데, 현실은 흙수저라면 그 사람의 행동은 어떻게 변할까? 끝에 가서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 흙수저에게 거짓말은 전혀 나쁜게 아니고 오히려 자기 자신을 정당화할 수 있는 전략이다. 들키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흙수저를 정말 간절히 벗어나고 싶다면, 하루 빨리 이런 버릇과 습관을 고쳐야한다. 연기는 언젠가는 끝난다. 효과적인 솔루션은 여러분이 지금보다 경제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더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여러분이 조금씩 훌륭해질수록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지금보다 더 훌륭해질 수 있을까? 지난번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흙수저의 생각과 반대로 생각하고 행동해야한다.
공부하고, 연구하고, 도전하고, 힘들고 지루한 일을 참고 견뎌야한다. 곁에만 가도 소름이 돋는 사람과의 식사 시간도 감내해야하고 달콤한 잠도 줄여야한다. 잃을 각오와 실패할 각오도 갖춰야한다. 하고싶은 말도 참아야 할 때가 있고, 하고 싶은 행동도 참아야할 때가 있다. 마이웨이로 자기 X대로 행동하고 계속 가난하게 살것인지, 아니면 여러 부분에서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더불어 (이건 매우 중요한 것인데) 거절하는 법을 배워야한다. 거절만 잘해도 여러분의 시간은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다.
흙수저들은 대체로 거절을 잘 못한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일에 여러분의 시간이 많이 투입된다면, 여러분은 지금보다 업그레이드되는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해진다.
지구력은 신체에만 적용되는게 아니다. 정신에도 지구력은 적용된다. 200페이지 짜리 얇은 책 한 권도 읽기 힘들어서 10페이지만 읽고 몸을 베베 꼬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일주일 내내 고민해도 문제 해결이 될까 말까한 일은 널리고 널렸다. 깊게 생각하고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어야한다.
편한걸 포기할 각오가 돼 있지 않다면 흙수저를 벗어나겠다는 생각은 차라리 접는게 낫다. 여러분은 작년에 책을 몇 권이나 읽었나? 자격증은 몇 개를 땄고? 2020년은 누가 뭐라해도 365일이었고 1년이었다. 이 1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미래를 위해 준비한게 단 하나라도 있는지 체크해보자. 여러분들보다 훨씬 대단한 사람들도 새벽 첫차를 타고 출근하고, 누군가는 1년에 책을 수십권씩 독파하고, 학원을 다니고 밤 늦게까지 교육을 듣는다. 높은 확률로 흙수저들 주변에선 이런 사람들을 찾기가 어렵지만, 주변인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해서 그런 사람이 없는건 절대 아니다.
여러분이 돈을 벌려면 누군가가 돈을 줘야한다. 그럼 그 사람은 왜 돈을 줄까? 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일을 잘한다는건 문제 해결 능력이 우수하다는 뜻이다.
앞서 얘기했지만, 흙수저들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집착하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싶은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이 듣고 싶어할법한 말을 자주 하게 되고 이런 시간이 지속되면 성격으로 자리잡아버린다. 이런 성격이 짙어질수록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그렇게되면 더더욱 관계에 집착하게 된다. 악순환이다.
알아두어야할점은, 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시켜주는건 사탕 발린 영혼 없는 말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이라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흔히 인맥관리 한답시고 SNS에서 1시간 뒤에는 잊혀질, 아무 의미도 없는 댓글이나 달면서 시간을 보내고,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모임에 참석하고, 아무런 결과물도 나오지 않는 일에 시간을 쓰곤 한다. 그러나 진짜 인맥은 기브앤테이크가 되어야 정상적으로 성립된다.
내가 만약 A라는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지속적으로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어떤 말을하건간에 관계는 유지된다. 예를들어 직장 상사가 죽도록 미워도 회사에는 출근해야한다. 이번달 카드값은 갚아야하니까 말이다. 반대로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고 오히려 피해가 되는 상황이라면, 아무리 사탕 발린 말을 한다해도 그 사람과의 관계는 유지할 수 없다. 이 도움이 만약 경제적으로 연동된 무엇이라면, 더욱 강화된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여러분 내부의 세계에선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어야한다. 그 누구도 영원한 적이나 영원한 아군이 아니어야한다. 특정한 상황에선 가장 위협적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여러분의 가장 든든한 친구가 된다. 평소 믿고 의지했던 친구도 어떤 상황에선 죽일놈이 된다. 언제라도 냉철하게 상황을 봐야한다. 관계에 집착하면 일을 그르친다. 지금 되돌아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뼛속 깊이 박힌 흙수저 마인드 때문에 관계에 집착하다가 값비싼 수업료를 치렀던 적이 많았다. 일은 내가 다 하고 돈은 다른 사람이 버는 일도 많았던 것 같다. 지금은 많이 반성하고 고쳐나가려고 노력 중이다.
경제력 앞에서는 가족이나 친척도 예외는 아니다. 명절 때 친척들이 싸우는 원인 중 대부분이 사실은 돈 문제다. 돈 문제로 인한 다툼은 흙수저 가정에서 훨씬 자주 일어난다. 그리고 그 다툼의 대상은 친척일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다.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과 트러블이 일어나면, 평소보다 몇 배는 더 큰 스트레스 상황을 강요 받는다. 그 문제의 원인이 돈이라는 사실을 알게되면, 그동안 허무하게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땅을 치며 후회하게 되고, 다른 사람을 미워하게 된다. 하지만 이 상황에선 상대방도 내 생각과 같으며, 이땐 이미 늦었다.
특히 가족 중 누군가가 크게 아프거나 큰 병에 걸리면, 이런 문제는 수면위로 슬금슬금 올라온다. 나는 이런 현상을 직접 겪기도 했고, 주변에서도 무지하게 많이 봤고, 아마 앞으로도 많이 볼 것 같다.
예전에 조직에서 일할 때, 회식을 끝내고 대리운전을 불러서 집에 가던 날이 기억난다. 그때 내 나이 또래로 보이는 남성분이 운전대를 잡길래 집으로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 분은 미용실을 운영하는분인데 경영이 어려워져서 밤에 투잡으로 대리운전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쉽게 얘기해서, 나보다 더 훌륭하고 돈을 더 많이 버는 사람도 나보다 더 열심히 살고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때 글이나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정말 많은걸 느끼고 이해하게 되었다. 그 당시의 나는 직장 스트레스라는 핑계로 퇴근 후 집에서 매일같이 술을 먹고 누워 자기 바빴고, 주말에는 여자친구와 데이트하기보다는 낮잠이나 자면서 허무한 인생을 살았었다.
나는 책을 6권을 쓴 작가이고 1년에 전국팔도의 강연 무대에 200회 가까이하는 오르는 강사이며 콘텐츠 제작 회사도 있고 기타 여러가지 것들을 하면서 산다. 여기까지만 보면 사람들은 떼돈 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가 않다. 이건 내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에 가깝다. 작년부터 코로나 등으로 인해 경제 여건이 악화가 되었기 때문에 이런 돈들을 어떻게든 충당해야하는 입장에 놓였다.
뉴스에서 보면 헬스장이나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분들이 투잡, 쓰리잡하면서 버티고 있다는 소식을 많이 접할 수 있다. 나는 이런분들이 어떤 마음가짐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나 역시도 그런 상황에 처해있으니까 말이다.
나는 얼마전부터 컴퓨터 가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최근에 과외도 시작했다. 그러나 주변 지인들이나 사람들은 이런 것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냥 결과만 볼 뿐이다.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건 운명이지만, 이 운명을 짊어지고 앞으로 걸어가면서 이겨내는건 이토록 어렵고 힘든 일이다.
흙수저를 벗어나는 지름길은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는 것이다. 자신을 흙수저라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부류는 더 이상 흙수저가 아닌 사람들 뿐이다. 흙수저를 벗어나는 일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굳게 믿는다면, 계속 그렇게 살면 된다. 반대로 가난이 지긋지긋해서 이대로는 도저히 못살겠다라는 강한 의지를 갖춘다면, 뭐라도 달성할 수 있고 그걸로 원하는걸 얻을 수 있다.
흙수저 가정에서 흙수저가 되물림되는 가장 큰 원인은 자산을 상속하지 못하는게 아니라 가난한 정신이 되물림된다는데 있다. 이 가난한 정신세계가 흙수저를 흙수저로 남도록하는 뿌리다. 이 뿌리를 뽑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최선을 다했어', '이 정도면 충분해', '난 아마 안될거야', '어떻게 하는지 모르니까 안할래', '나중에 어떻게든 되겠지' 같은 생각들이야말로 가장 큰 적이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악바리도 없으면서 어떻게 인생이라는 큰 산을 바꿀 수 있나?
'나중에 어떻게든 되겠지' 이런 생각이 나는 가장 위험하다고 본다. 왜 인생을 도박판의 판 돈처럼 소비하나? 왜 자신의 시간을 확률에 투자하나? '잘 됐으면 좋겠다...' VS '이건 무조건 된다'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고 다른 마인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