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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유 Sep 14. 2021

순간의 기쁨과 슬픔





어떤 순간이 너무 행복하고 벅차서 슬플 때가 있다. 순간의 기쁨이 10분이라면 나머지 5분은 그리워하는 데에 쓰기 때문이다. 달이 천천히 어둠을 끌어오듯  감정은 공존하다가 서서히 자리를 바꾸기 시작한다. 그러면  눈에 정체 모를  겹의 막이 씌워진다.  막이 생기면 초점이 허공으로 옮겨가며 나는 훗날  순간을 그리워하게   느낄 감정에 대해 생각한다. 오고 싶어도   없을 .   있어도  중요한 것들이 나를 막을 . 아직 거기 있는지 너무 궁금해서 가슴이 터질  같아도 도저히  길이 보이지 않는 때도 있으니까.


운이 좋으면 마지막 1분은 현실에서 보낼 수 있다. 그때부터는 미래의 슬픔에 대비하기 위해서 순간을 온몸으로 감각한다. 대개 이 1분의 감각들이 제일 오래 남는다. 가야 할 때는 벌써 밀려온 그리움 때문에 조금 주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눈을 떼는 찰나에 눈에 담겼던 모든 것들은 감각 저장소로 옮겨 간다. 뒤돌아 걸어가면서도 이렇게 가까운데 그립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 그러니까, 기쁨은 언제나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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