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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준모리 Aug 03. 2022

우효 <민들레> 싱글 리뷰

음악 리뷰

 전 일이다. 핸드폰 광고에 우효의 노래가 삽입된 걸 알게 됐다. <민들레>였다. 나는 길가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2017년 5월, 당시 군인 신분이던 내가 처음 이 노래를 들을 때가 떠올랐다. 처음 듣기에도 멜로디사운드가 편안하고 쉬워서 맘에 들었다. 그러다가 곡의 가사가 들려왔다.


우리 손 잡을까요? 지난날은 다 잊어버리고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고백하건대 곡이 발매된 지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난 꾸준히 이 노래를 사랑해왔다.



우효라는 아티스트는 원래 알고 있었다. 그가 기존에 발표했던 곡들이 신스팝, 혹은 베드룸 팝 등의 이름으로 묶일 만한 성격이란 것까지 말이다. 그런데 <민들레>라는 곡은 그간의 우효 커리어를 생각하면 조금 특별했다. 이전에 들어본 적 없는 스트링 사운드가 곡의 테마를 이끌고 가며 따뜻하고 고풍스런 무드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언뜻 생각해보면 2016년에 발표되었던 싱글 <청춘(Day)>이 그나마 이 곡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신스팝에서 벗어나 밴드 사운드와 스트링으로 곡이 채워졌다는 점에서 말이다. 하지만 세세하게 따져보면 <청춘(Day)>은 모던락에 가까우며 스트링 신시사이저를 첨가했을 뿐이다. <민들레>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클래식 음악의 요소를 끌어들였다. 이러한 데에는 해외 프로듀서의 도움이 컸을 것이다. 곡은 스코틀랜드 프로듀서 토니 두건에 의해 적절하고 알맞은 편곡과 구성을 찾았다. 밴드 ‘벨 앤 세바스찬(Belle And Sebastian)’의 세션도 튀지 않지만 성실하게 곡을 뒷받침했다.


이처럼 해외까지 나가서 열심히 만들어진 곡이지만 나에게 이 노래가 좋은 이유를 묻는다면 우효의 가사를 우선적으로 언급하고 싶다.


2017년 기준으로 그때까지 우효의 가사는 늘 소녀소년의 감성을 대변해왔다고 생각한다. 이는 베드룸 팝의 이미지와도 관련이 있다. 방에서 노트북만으로 만든 인스트루멘탈에 가장 개인적인 노랫말을 입힌 노래. 우효의 노래를 들을 땐 그가 이 노래를 어떻게 만들었을까를 떠올리게 된다. 아마 그의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고민은 연애 감정이 지배적이지 않았을까.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대상에 대한 아낌없는 사랑, 마음처럼 되지 않는 사랑 말이다.


우효는 모든 게 불완전했던 시기의 마음을 노랫말로 녹여내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그런데 사랑만큼 두려움의 감정 컸던 것 같다. <빈야드>(2014), <아마도 우린>, <금요일>(2015), <청춘(Day)>(2016) 등의 노래에서 그런 정서가 드러나는데 <청춘>의 후렴 구절 “무서워요 네가 없는 세상은”이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민들레> 역시 화자의 상황은 크게 다름없어 보인다. 나눠줄 사랑이 많지만 정작 그 사랑을 주고 싶은 사람이 멀어지는 상황. 하지만 그간의 노래들과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사랑과 두려움의 비율이다. <민들레>의 화자는 사랑으로 충만하다. 더 이상 슬픔에 빠져있지 않으려 한다. 민들레처럼 조그맣게 뿌리박고 있으려고 한다. 이 노래를 만들 때 우효의 모습이었을까? 그것이 아니라면 우효가 바라는 자신의 모습일까.



빗물에 젖고 눈앞이 흐려져도

사랑하는 당신을 꿋꿋이 원하는 나.

있는 모습 그대로 그대를 사랑하는 나.

너의 모든 시간에 함께 하며 더 웃게 해주고 싶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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