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하고 도착한 첫 여행지, 케냐
에티오피아에서의 일이 끝나고, 미국 교환학생을 가기 전까지 3 달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에티오피아에서의 일은 내게 그렇게 맞지 않았다.
처음 하는 조직 생활도 어려웠고, 정전과 단수라는 일상은 적응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하도 많은 나라 중 굳이 '에티오피아'를 지원했는지 의문을 던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머릿속으로 그렸던 슬럼가에 책을 기증하기로 했던 프로젝트를 떠올리게 되었다.
마침, 한 곳의 NGO에서 마다가스카르 사업장 책 기부를 받기를 희망하였고 본부가 위치한 케냐로 나는 직접 찾아가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3달 간의 여행지의 처음과 끝을 '케냐'와 '마다가스카르'로 정한 채 여정을 떠나게 되었다.
케냐 여행에서는 에티오피아에서 알고 지냈던 일행들이 있었다. 나는 그들보다 몇 시간 이른 비행기를 타고 케냐 나이로비로 도착하게 되었다.
케냐는 아프리카에서 잘 사는 축에 속한다. 에티오피아와 비교하면 케냐의 나이로비는 고층 건물들도 많고, 특히 가격대가 나가는 차량들도 많았다.
이곳은 나이로비의 중심부이며 공공기관이 모두 이곳에 밀집되어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도시 사람들답게 굉장히 분주해 보였다. 케냐 사람들은 옷을 굉장히 잘 입는다. 특히 코발트블루와 같이 한국에서 보기 힘든 단색의 양복을 많이 입는다. 또한 케냐 사람들은 키가 크고, 떡대가 있는 편인데 이런 단색 양복들이 그들의 멋을 한껏 도드 라보이게 한다.
식사를 할 겸 주변 식당을 찾던 중, 로컬 식당이 눈에 띄었다. 여행을 하면 최대한 로컬 음식을 먹는다. 가격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건강한 음식들을 많이 찾을 수 있다.
나는 닭다리가 포함된 음식을 먹었다. 예상했던 맛이었다. 우간다, 르완다, 탄자니아 등 많은 국가에서 콩 반찬을 많이 먹는다.
얼마 후 일행들이 도착하였고, 숙소로 가서 쉬었다. 둘째 날의 계획은 코끼리 고아원과 기린 동물원을 구경하는 것이었고, 세 번째 날부터 마사이 마라 투어를 하기로 하였고 하였다.
그리하여 코끼리 고아원에 가게 되었다. 코끼리 고아원은 무한도전 정준하의 '도토 잠보'로 유명해진 곳이었다.
이 곳 코끼리들은 부모 없이 자란 사람 손에 길러진 코끼리들이기 때문에 사람들을 좋아한다.
이 곳 코끼리 고아원은 야생에서 버림받은 코끼리들을 이곳으로 데려다가 키워서 다시 자연으로 방생하는 곳이다. 밥 먹는 시간에 밥 정도 주고, 산책하는 것들만 보여고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묘기를 부리는 코끼리는 없다. 코끼리 고아원의 입장료는 비교적 저렴한데, 이 입장료도 코끼리를 위해 쓰인다고 하니 기분이 좋아졌던 여행지였다.
코끼리 고아원을 둘러본 후, 기린 동물원으로 갔다. 기린 동물원은 코끼리 고아원 주변에 위치한 곳이라 늦잠을 자지 않는다면 같은 날에 코끼리 고아원과 기린 동물원 두 곳을 둘러보아도 충분히 여유로운 일정이 될 것 같았다.
이 곳에서는 기린들을 코 앞에서 볼 수 있다. 기린 동물원에는 말 그대로 기린들만 있다.
기린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먹이를 구입하여 기린에게 줄 수도 있다.
기린 투어까지 마친 후, 우리는 KFC에서 치킨을 사고 숙소로 왔다. 참고로 후라이드 치킨은 에티오피아에서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국가로 여행을 올 때면 치킨과 같은 먹기 힘든 음식들을 먹고 간다. 나와 달리 일행들은 여행이 끝나고 에티오피아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우리는 치킨을 먹기로 하였다. 그리고 다음 날 예정된 '마사이 마라'투어에 대해 얘기를 하며 수다를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