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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씩씩한 스텔라 Sep 24. 2024

남의 돈은 무서운거라며 빚내며 살지 말라시던 엄마

그러나 딸은 이미 충분한 빚쟁이... 좀 더 낮은 금리를 찾아서

2024. 7. 9. 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나는 줄곧 가난함을 친구로 알고 컸다.

언니들이 입었던 옷을 물러 입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먹을 것도 항상 부족했다.

우리집은 시골이었고, 농사 짓을 만한 땅 한평도 없이 홀로 남은 엄마가 책임져야 하는 식구가 6명이었다.

우리집은 6남매였으니까.     


늘 이웃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며 손을 빌려야 했던 엄마의

그런 초라한 모습을 보면서 다짐한게 있었다.     


1. 경제적인 능력 갖추기 –살림만 하던 여자가 갑자기 남편을 잃었을 때 그 여자의 삶은 물론 남은 자녀들의 삶까지 얼마나 비참해지는지 몸소 겪었으므로

2. 빚내지 말기 – 빚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구속당하고 자유를 잃는다는 것을 직접 보면서 컸으므로 

         

그러나 나는 이미 

전남편의 재산분할에 따른 신용대출금과 전세자금대출금으로 40대 평균보다 2배는 더 많은 1억이 훨씬 넘는 빚을 지게 되었다.

게다가 내가 키워야 되는 두 자녀는 아직 초등학생이다.


실수령액 300만원 남짓의 근로소득이 전부인 나에게 

원금 및 대출이자와 각종 공과금과 교육비 생활비 식비를 감당하기에는 정말 빠뜻했다.     


그래서 대출갈아타기를 해보기로 했다.


우선 나의 대출금의 2/3는 전세자금대출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그냥 두기로 했다. 전세자금대출의 이율이 3.676% 으로 괜찮았고 전세만기때까지는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재산분할 때문에 받았던 신용대출의 이율이 4.4%, 4.0% 였다.

금액은 3700백만원, 2천만원이었는데

3700백만원은 1금융권에서 신용대출로 받은 거였고

2천만원은 직장금고에서 빌린 돈이었다.   

  

이번에 직장금고의 위엄을 새삼 깨달았는데 직원이라는 것만으로 

최소한의 자격과 서류만 갖추면 아묻따 500만원부터 최대 2천만원까지 대출을 해줬다.

정말 갑자기 급전이 필요했던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한푼이라도 대출이자를 줄여보고자

내가 갈아탈 수 있는 대출이 무엇인가를 찾아봐야했다.

나이 40대 중반이 될 때까지 변변한 부동산 하나 없는 나에게

마땅한 대출갈아타기를 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회사로 

연금을 담보를 대출상품을 판매한다는 공문이 왔다.

한부모가정 대출 – 이율 3.48% -대출한도 최대 3000만원

거치기간-24개월 – 상환기간 최대 10년 원리금납부상환

     

그래 이거야!     


제일 대출이자가 높은 1금융권부터 차례대로 갚기로 했다.

3700만원의 대출금액이 700만원으로 줄어들자 기분이 좋았다.

비록 다른 대출로 갈아탄거지만, 매월 나오는 이자도 줄었다.

     

남의 돈이 얼마나 무서운 줄을 알기에

나는 지금도 매월 원금과 이자를 갚고 있다.     

소소하게나마 갚아야될 대출금액이 줄어드는걸 볼때마다

삶의 보람을 느꼈고,  잘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식탁위의 반찬수가 줄었고

주말 나들이는 아이들과 하천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동네 도서관을 가는걸로 바뀌었다.

옷과 생필품은 당근에서 구매했고,

화장품은 최소한으로,  머리도  미용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짧은 단발로 잘랐다.

아이들 머리도 미용실 가위를 사서 직접 잘라주기 시작했다.


고맙게도 아이들은 예전과 달라진 집안형편을 이해했고

엄마를 도와줬다.     


남편이 불륜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철저하게 나와 아이들을 속였다는 배신감으로 제대로 살 수 없었다.

유책 배우자인 주제에 이혼소장을 보내고 우리 셋이 외출한 틈을 타 가출을 했을 때 나는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아 가슴을 치고 짐승소리를 내며 울었고 좌절했다.

혼자였다면 버티지 못했을 아픔들이었지만

아이들을 보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방법을 찾으니 죽으라는 법은 없었다.  

   

이제 나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면 더 이상의 시련은 없을 줄 알았는데


몸에서 이상반응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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