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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야옹 Mar 24. 2024

31년 그리고 한 달을 더 살다보니

알수없는 기분에 휩싸였다.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활력이 넘치지도 완전히 무기력하지도 않았다. 뭔가를 하고 있지만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고 그것이 무얼 위한 것인지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물었다. 더욱 암담한 것은 그러한 순간이 앞으로 살아가는 내내 끊임없이 반복되리라는 느낌 때문이었다. 인생이라는 건 매순간이 나 자신과의 투쟁이 연속이며 찰나의 행복한 순간을 위해 몇십배의 지난한 시간을 버텨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일이 사실상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도 들었다. 호기롭게 시작한 새로운 일도 어느 순간 지루해지고, 그저 모든 일은 먹고살기 위한 노동이라는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문제는 일없이 집에서 시간을 죽이는 일은 그것대로 괴롭다는 것이다. 결국 무슨 일이든 하며 하루하루 이 요상한 기분을 잠재워줄 무언가를 찾아헤매다 잠이들고 또 일어나고... 그러다보면 죽을 날에 가까워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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