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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쓰는맘 May 09. 2020

내 아이는 1꼬봉이었다 (1)

일진보다 나쁘다는 일진 바로 밑에 그 꼬봉말이다

소심하고 연연하는 내 아이는

사람에게  친구들에게 유달리 연연한다


왕따 방지를 위한 부모 교육에서  

유명한 교수는 아이들에게

많은 모임을 만들어 주고

아이가 어떠한 집단에도 연연하지 않게 하라고

말했다


요즘 아이들의 괴롭힘은 특정 대상이나

목적이나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놀이처럼 돌아가며 괴롭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놀이에서 유독 반응이 핫한 아이를 겨냥해

지속적인 괴롭힘이 이어지고

그것이 왕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가 여러집단을 가지고 있으면

그야말로 쿨하게 넘기게 되고

그러면 왕따를 덜 당할수 있다는 말이었다


실제 왕따로 고통받는 친구들이 들었다면

강단으로 올라가 교수님의 멱살을 잡을지

어떨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그 이야기는 매우 공감됐고

나는 아이에게

단짝보다는 많은 친구들을 갖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타고난 연연함은 지울수가 없었다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때였다

나름 이학교의 빌런인 친구와 한반이 됐다

9살 어린 나이에도

부모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매우 다르다는 그 아이는

아이들 사이에선 인싸였다


내 아이가 그 아이와 친해져

집에오면 늘 그 아이의 이야기를 쏟아낼때도

나는 아무렇지 않았다  

인기가 있는 아이를 좋아하는 내 아이의

학교생활은 즐거워 보였다


매일 눈을 뜨면 학교에 가고싶다고 하는 아이에게

워킹맘으로서는 내심 고마웠던 것도 같다


그렇게 이렇게 며칠이 흐르던 사이

동네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두세번 본게 다인 얌전하고 조용한 그 언니의

전화에 조금 놀랐다

그런데 언니가 들려준 이야기는 더욱 놀라웠다

“지한이가 a가 시켜서

우리 아이를 괴롭히는데 꼈나봐

다섯명이 우르르 우리 아이에게 와서

‘나쁜놈’ 이라고 차례대로 말하고 갔데

그런데 지한이만 다시 돌아와서 우리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갔데

b말론 지한이가 하고싶어서 한건 아닌거 같다고

a가 시켜서 억지로 한것 같다고

그래서 이 얘기는

내가 해줘야할 것 같아서 전화했어

아이를 두고 이런말 그렇지만 a는 보통이 아냐

잘 한번 알아봐”


지금 생각해보면 별것도 아닌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첫 아이가 어떤 일에

연류된 듯한 기분이 들었고  

너무 당황해서 손이 떨렸다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고개를 조아리고 나서

아이를 다그쳤더니

아이는 펑펑 울면서 죄송하다고  

그리고 b네 이모에게 전화해달라고 했다

b의 엄마에게 전화한 내 아이는 펑펑 울면서

정말로 잘못했다고 한번만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뭐 저렇게까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자발적인 아이의 사과에 내심 기특한 맘도 들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b의 엄마는 경찰이었다 ^^;

아이의 과도한 자발적 사과는

공권력에 본능적으로 굴복한 사과는 아니었을까....


여튼 그 일이 있고나서

나는 a를 주의깊게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주도면밀하게 a엄마의

전화번호를 알아내고 내 아이와 함께 다른 아이에게 가서 단체로 욕을 하고 왔다는

네 아이의 이름과 엄마들도 모두 알아냈다


그중 다행이 친한 언니가 있었고

다른 아이들의 엄마와 주선해 만나게 됐다

그 엄마들에게 들은 a의 이야기는 가관이었다

아이들에게 돌아가며 한명을 때리고 오라고

시키기도 하고

자기를 화나게 하는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만 빼고 여러명이 놀기도 하고

그야말로 전형적인 일진의 저학년 생활이었다


친한 한 언니는 축구를 하는 내 아이를

불러세우고는

“제일 키도 크면서 왜 꼬봉질을 해

니가 a를 졸졸 따라다니니까 애들이 다

게 수발을 들잔니”

꼬봉도 수발도 이해 못했던 아이는 그저 친한 이모가 큰소리로 말하니 어리둥절한 모습만 보였다


아  이거 안되겠다  내가 나서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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