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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그루 Aug 31. 2022

나의 언어는 가장 나다운 길로 안내해준다.

<단어수집가> 피터레이놀즈


안희연 산문집 <단어의 집>을 읽으면서

멈추고 생각하고 또 멈추고는 공책에 썼다.

책을 읽을 때 나는 늘 이렇게 한다고는 하지만

아주 오랜만에 두근두근대는

마음이었다고나 할까.

뭔가 전투적으로 달려들지 않아도 되는

평안한 마음이었다고나 할까.


안희연 <단어의 힘> 한겨레출판


안희연 시인이 수집한 단어가 고스란히

시인의 살아있는 언어가 되겠지…

이 사실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읽고 싶은 책을 실물소장해야하고 

무조건 공책에 적자(기록)생존이라고 생각하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다.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일기를 목숨걸고(?) 썼고 

보관할  있는 책과 공책이 한정적이니 

철마다 때마다 어쩔  없이 눈물을 머금고 

버려야하는 책과 공책들을 선별하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요즘은뭐랄까그토록 소중했던 

공책들의 의미가 퇴색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공책에 대한 그런 느낌이 드는 동시에

 쌩뚱맞게도 어떤 죄책감과 미안함을 꼈다.

컴퓨터  데이터로 변환되기  

노트에 빽빽한 나의 기록과 이야기들은 

뭔가 살아 있는 존재인것 같다.

그렇다면 그것을 품고 있는 노트는 

만삭의 산모와 같지 않을까

해산의 시기가 훨씬 지나 그 안에서

나오지 못하고 만 그런… 상상…

잠시 섬뜩하고 오싹했는데 이럴땐 그림책으로

마음을 달래야 한다.



내가 사랑하는 단어수집가 제롬을 만나

내 안에 있는 단어를 하나씩 하나씩 떠올린다.

내가 좋아하는 단어,

내가 닮고 싶은 단어,

그리고 지금은 없는 그리운 단어,

앞으로 꿈꾸는 단어,

누군가에게 주고 싶은 단어,

내가 아는 것 중에 가장 웃긴 단어,

등등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마한다고 한다.

나의 언어가 새로워지고 더 깊어지기를

그래서 가장 나다운 나로 계속 변화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대충보면 대충 생각한다.
깊이 읽은 책의 길이가
 사유의 깊이와 길이다.
깊은 사유 절실하다.
그리고 오랜 시간 버틸  있는
 사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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