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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Nov 18. 2024

돈의 감정

똑같은 돈이라도 당신이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달라진다.


여기 십만 원이 있다. 한 친구는 하루 종일 노동일을 통해 십만 원을 획득했다. 그리고 다른 친구는 길을 걷다가 우연히 습득했다. 과연 이 돈을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도 전자는 쉽게 이 돈을 쓰지 못할 것이다. 내가 어떻게 이 돈을 벌었는데  이 피 같은 돈을 써 하면서 커피 사는 것도 벌벌 떨면서  아까워할 것이다. 반대로 거리에서 습득한 십만 원이면 어떨까? 아마도 재수 좋네 생각을 하고 친구들에게 한턱 쏘고 쉽게 소비를 해버리고 잊어 먹을 것이다.


여기 한 직장인이 있다. 매일 같이 야근을 하고 주말 특근을 통해 1년 동안 2천만 원이라는 돈을 모았다. 이 돈이 모였을 때는 1년의 세월의 힘든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갈 것이며 이 2천만 원에 대한 가치는 굉장히 소중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이 돈은 절대 쓰지 않고 저축을 할 것이다. 그런데 연말에 회사에서 인센티브가 나왔다. 1천만 원이다. 갑자기 큰 목돈이 생기니 어안이 벙벙해질 것이다. 그리고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이 돈으로 무엇을 살까? 조금 더 보태서 자동차를 살까? 아니면 해외여행을 한번 갔다 올까? 아니면 평소 사고 싶었던 명품 옷을 살까? 전자와 다르게 갑자기 생긴 인센티브는 어떻게 저축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소비할까를 고민한다.


똑같은 돈인데 그 돈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힘겹게 모은 돈은 소비보다는 저축을 택하고 쉽게 생긴 돈은 소비를 택한다. 이렇게 돈을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 투자자가 되고자 한다면 돈을 감정적으로 대하면 안 된다.

소중한 돈, 소중하지 않는 돈의 차이가 없다. 돈은 그냥 다 소중하다. 초기 투자자에게 있어 돈은 씨앗과 같다. 씨앗을 그냥 먹어 버릴지 아니면 땅에 심어서 나무로 성장해 열매를 맺게 해서 몇십 배의 가치를 만들지는 온전히 투자자가 돈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나는 몇 년 전에 회사에서 인센티브를 받았다. 천만 원이 채 안 됐던 것 같다. 갑자기 큰돈이 통장에 꽂히다 보니 당연히 이 돈을 어디에 쓸지를 고민했다. 당연히 내가 투자자가 아니라면 아마도 여행을 가거나 평소 개인적으로 내가 사고 싶은 것을 사는 것을 고민했을 것이다. 하지만 10년 동안 투자를 하다 보니 돈이 생기면 나는 본능적으로 소비보다는 투자를 고민해왔다.


천만 원으로 투자할 만한 것이 없을까?

물건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평소 관심 있게 보던 수원에 아파트가 급매로 나온 것을 발견하게 된다.

보통 시세는 2억 1~2천만 원인데 네이버 매물에 2억 500에 나와 있는 것이다. 나는 바로 부동산에 전화를 했다.

"사장님 이 물건 뭐예요?"

 집주인이 신도시로 이사를 가야 하는데 안 팔려서 더 싸게 내놓았다는 것이다.

"사장님 이거 인테리어 하면 전세 얼마 맞출 수 있어요?"

"1억 8천 정도는 할 수 있을 거예요."

"혹시 내부 볼 수 있을까요? 아니다. 사장님이 동영상 촬영해서 저에게 보내주세요."

그렇게 얼마가 지나서 동영상이 카톡으로 왔다.


층은 15층 중 13층 복도식인데 끝 라인으로 계단식 같은 25평이다. 즉 뒷방이 복도가 보이는 곳이 아니라 바로 뒤 단지가 보이는 곳이다. 층도 좋고 내부는 어차피 내가 인테리어 하면 5백만 원이면 된다.


 내 수중에 인센티브 받은 돈과 수중에 있는 돈을 합치니 2천만 원이 전부다. 해볼 만했다. 사장님에게 5백만 원 깎아주면 바로 계약하겠다고 전했다. 지금은 매수심리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레고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는 힘들고 3백만 원 정도 레고는 가능하다고 했다.

그전에 이 지역을 몇 번 가봐서 그  단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부를 직접 보지도 않고 계약금 2백만 원을 보냈다.

2천만 원도 안되는 금액으로 인센티브 몇 백만 원  때문에 나는 집을 사게 된다.

인테리어를 하고 신혼집으로 전세를 1.9억에 내놓아서 계약을 한다.


투자금 1.2천만 원, 인테리어 5백만 원, 취등록세 3백만 원

총 2천만 원 들었다. 그리고 2년 뒤에 전세를 2.8억에 올려 받게 되고 내 수중에 9천만 원의 투자금이 생겼다.

그리고 그 9천만 원은 다시 재투자를 해서 더 큰 수익을 만들었다.

그리고 한때는 5.5억까지 갔다가 현재는 3.7억 정도에 거래가 된다.

현재는 매도를 하기 위해 내놓은 상황이다.


나는 인센티브 천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소비보다는 투자를 선택했고 그 작은 씨앗은 엄청난 상수리나무가 돼서 돌아왔다. 천만 원이면 소비로 보면 큰돈이 될 수 있고 투자로 보면 작은 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이 돈은 엄청나게 큰돈이 될 수 있다.


나는 모든 돈을 투자할 돈으로만 생각한다.

좋은 돈이든... 헛튼 돈이든...


돈에 감정을 싫지 마라. 돈은 돈이다. 비록 지금은 작아 보이는 돈이지만 어떻게 이 돈을 대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그저 소비하고 사라질지 아니면 엄청나게 큰 상수리나무가 돼서 뜨거운 햇볕을 피해 그늘을 만들어 줄 소중한 나무가 될지는 순전히 당신이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똑같은 돈이라도 당신이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엄청나게  달라진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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