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클래식에 빠지게 되면서 찾은 채널인데, 의도치 않게 수면용 채널이 됐다(?)... 이상하게 틀면 항상 10분 내로 잠이 든다... 잔잔하고 무거운 내레이션과 라흐마니노프의 연주가 합쳐져 수면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드뷔시 때는 3분 컷). 무엇보다 눈 감고 들을 수 있는 라디오 느낌의 콘텐츠라 좋다. 시각보다는 청각으로 느끼는 게 훨씬 좋은 영상이라 오프라인으로 저장하고 대중교통 이용할 때 듣기 딱 좋다.
평범한 하루를 보내다 보면 가끔 뇌가 '굳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생각하기 귀찮고, 사소한 단어조차도 기억이 안 날 때가 있다. 스켑틱은 뇌가 점점 굳어가고 있던 내게 좋은 생각거리를 던져준 잡지다. (뉴필로소퍼랑 우먼카인드 역시 마찬가지!)
스켑틱은 다양한 과학적 주제들을 회의적,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본다. 무신론 학자로 유명한 마이클 셔머가 발행인이며, 브라이언 허플링, 김상욱 교수 등 저자진이 워낙 좋다 보니 읽을 가치도 충분하다.
텀블벅에서 유어 보틀 위크의 펀딩을 보고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후원했다. 돈이 많지는 않아서 스티커와 미니북 리워드로 골랐다. 사실 텀블러나 스테인리스 빨대 같은 제품들이 이미 집에 많기도 했다. 리워드는 뽁뽁이 봉투에 포장되어 왔다. 알아보니 이 뽁뽁이 봉투도 많은 사람들에게서 직접 얻어서 포장하셨다고 한다. 이때부터 나도 집에 뽁뽁이 봉투를 모으기 시작했다. 함부로 버리지 않고 모아뒀다가 책을 중고로 팔 때, 혹은 뽁뽁이 봉투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을 때 나누기 위해 버리지 않고 있다. 웬만하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
봉투 안에는 편지 봉투와 미니북이, 편지 봉투 안에는 스티커와 엽서가 들어있었다. 사실 스티커와 엽서만으로도 충분히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지만, 미니북을 통해 유어 보틀 위크의 제로웨이스트를 보고 싶었다. 그래서 같이 구입!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한다. 누군가의 제로웨이스트 흔적을 보는 것은 동질감이 들기도 하고 자극받기 딱 좋다. 같이 열심히 하고 싶어 진달까. 스티커는 자주 쓰는 체크카드에 바로 붙였는데,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 카페에 가면 점원들이 카드를 쓱 보고는 "영수증 드릴까요?"라는 말을 안 하게 됐고, 컵에 빨대가 꽂혀 나오지 않게 됐다. 실제로 효과가 있다니 무척 신기했던 동시에, 조금만 더 빨리 할 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10월부터 컨셉진 에디터 스쿨 19기 수업을 듣고 있다. 첫 수업부터 3시간을 하는 걸 보고 편집장님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수강생 분들의 직업이 상당히 다양해서 신기했다. 어떤 직업이든 같은 관심사, 같은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편집장 님의 긴 스토리를 듣고 나니 잡지 업계에 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고, 에디터가 되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 지를 알 수 있어 좋았다.
요즘 같은 바쁜 시기에는 짬날 때마다 에세이를 읽곤 한다. 주기적으로 번아웃이 오는 성격이라 그런지, 이런 류의 제목은 별 다른 고민 없이 집게 되더라. 내용이 가볍든 무겁든, 에세이는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지금 나는 어떤 마음인지를 고민하게 한다. 어떤 책은 좋은 글감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이 책은 이처럼 내가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고민하게 한다. 그만큼 저자는 자신에 대한 높은 이해와 단단한 믿음을 갖고 있다. 매일매일이 불안한 분들, 잘하고 있는지 고민이 많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일에 대한 욕망을 가진 여성을 다룬 영화는 많이 접하지 못했던 거 같다. 그런 영화 자체가 적기도 하고, 그런 영화 중에 눈에 띄게 유명한 영화를 본 적도 없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항상 이런 영화는 흥미롭다. 철의 여인, 미스 슬로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 자신의 신념 혹은 가치관을 가지고 일을 해나가는 여성들을 보면 이유 모를 쾌감과 동경이 느껴진다.
"승률 100%를 자랑하는 최고의 로비스트 ‘슬로운’(제시카 차스테인). 총기 규제 법안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자신의 신념에 따라 모두가 포기한 싸움에 뛰어들게 된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슬로운’은 뛰어난 전략으로 한 번도 굴복한 적 없는 거대 권력에 맞서지만, 동시에 자신과 주변 사람 모두를 위험에 빠트리게 된다."
미스 슬로운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다룬 영화 중에서 내가 가장 애정 하는 영화다. 이기고 싶다는 욕망과 그 욕망으로 인해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고, 마지막에 시원한 어퍼컷을 날리는 슬로운의 모습은 인간적이면서도 우상적이었으니까. 제시카 채스테인이라는 배우를 내 머릿속에 강하게 심어준 영화이기도 했다.
요즘 아인슈페너에 푹 빠졌다. 달달한 생크림을 먼저 맛보고 그 뒤로 쌉싸름한 아메리카노가 들어올 때의 짜릿함. 달콤 쌉싸름이 이런 걸까. 아인슈페너의 맛을 알게 된 이후로는 주구장창 비엔나커피만 찾고 있다. 어떤 카페에서는 지나치게 커피가 쓰긴 하지만, 원래 달콤할수록 쓴 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법. 이것도 아인슈페너를 즐기는 방법이겠거니 하면서 즐기고 있다.
혹 tvn의 응답하라 시리즈 드라마를 즐겨 보신 분? 그런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 여기 있다. 인불표한왕소년은 중국 드라마에 입덕 하게 해 준 청춘 학교물이다. 1990년대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그런지 옛날 감성 낭낭하다. 배우 분들의 연기력이나 케미도 나쁘지 않고, 그 시절 중국 고등학생들의 고민과 시대적 상황이 담겨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