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라 Feb 26. 2024

CES 유레카 파크 부스 운영 팁 10

CES 2024 유레카 파크 전시 후기

CES 2024에 참가했다. CES는 Consumer Electronics Show의 약자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trade show이자 기술 전시회다. 미국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이 주최하는 행사로, 1967년 시작해 5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다. 올해는 4300개 이상의 기업, 14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전시했고, 총 150개국에서 13.5만 명의 방문객, 5천 개 이상의 미디어가 방문했다. 


전시 면적은 250만 평방피트로, 7만 평이 넘는다. 아래 지도에서 보듯이, 라스베가스 스트립 일대의 호텔과 컨벤션 센터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참여하는 메인 전시장은 Tech East의 Las Vegas Convention Center (LVCC)이고, 스타트업과 중견기업들이 전시하는 곳은 Tech West에 있다. 우리는 Venetian Expo 내 스타트업 전용관인 유레카 파크에서 전시를 했는데, 기업당 최대 2회 참가 가능한 특별관이다. 


CES는 매우 비싼 전시 마케팅이다. 한국에서 한 명을 보내는 데 항공과 숙박비, 현지 체류비 등을 감안하면 700만~1천만 원정도 든다. 이렇게 리소스가 많이 드는 전시인 만큼, 앞으로 나갈 기업 관계자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소한 팁 몇 가지를 공유해 본다.




1. 1분 소개 & FAQ 스크립트 준비하기

부스를 운영하는 모든 사람들이 숙지하는 스크립트를 준비하길 권한다. 전시회는 불특정 다수에게 회사와 제품을 설명하는 자리이다. 따라서 누가 대응을 하든 같은 내용의 정보와 메시지가 나가야 한다. 이때 전달된 정보는 언론을 통해 공식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제품을 소개하는 1분 스피치를 준비한다. 전시회에는 막연히 "소개 좀 해주세요"라고 하는 요청이나 언론 인터뷰 요청이 많다. 이때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하기 위해 멘트를 미리 준비하면 수월하다. 1분가량 소개를 해주면, 듣는 이가 자연스럽게 팔로업 질문을 한다. 이때를 대비해 질의응답 스크립트도 준비해 둔다. 이 스크립트는 달달 외운다기보다는, 전시회에서 주로 어떤 질문이 나오는지 미리 예상하고, 이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한다.


2. 관객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유레카파크에만 1천 개가 넘는 기업이 전시를 하고 있다. 이 많은 기업들 사이에서 우리가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관객에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 관객이 우리 부스를 쳐다보기만 해도, 먼저 웃으면서 말을 걸도록 현장 스태프들을 디렉팅 했다. 

"Hi! How are you doing today? Would you like to learn about cell-cultivated meat?" 이렇게 물었을 때 거절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좋다고 하면, 미리 준비한 1분 소개를 따라 줄줄 읊으면 된다. 이렇게 하나 둘 사람들이 부스 주변에 모이면, 이것이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효과가 있다. 


3. 임직원 & 회사 LinkedIn 계정 생성 및 Follow 요청

미국인들은 요즘 종이 명함을 잘 갖고 다니지 않는다. 일하는 사람들의 social media라 불리는 LinkedIn에서 서로를 팔로우하며 네트워크를 쌓는다. 출장을 가는 모든 임직원이 링크드인 계정을 생성하는 게 좋다. 유령계정처럼 만들지 말고, 얼굴이 제대로 나온 프로필 사진도 올리고, 영어로 이름과 경력, 학력사항을 업데이트하자.

회사 링크드인 계정이 없다면, 최소한 전시 몇 주 전에 만들고 기본적인 세팅(회사 소개, 기본 정보 입력, 게시물 업로드)을 해두길 권한다. 현장에서 리플릿이나 브로셔 등 인쇄물을 나눠주더라도 대부분 쓰레기통으로 귀결되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안다. 부스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회사 소개 이후 회사 링크드인 페이지 팔로우를 요청하자. 이를 위해 QR코드를 미리 만들어 프린해 하고, "You can get the latest updates from us by follwoing our LinkedIn." 한 문장만 말하면 된다. 


4. Badge scanner app SWAP으로 방문자 데이터 확보

부스에 적어도 수 천명이 방문할 텐데, 누가 방문했는지 정신이 없어서 기억도 못할 것이다. CES에 입장하는 모든 사람은 배지를 목에 걸고 있을 텐데, 이를 스캔하면 그 사람의 이름, 직업, 회사, 지역, 연락처 등 여러 정보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 전시회가 끝나고 팔로업이 필요한 중요한 사람들을 이 데이터에서 추리고 연락하면 된다. 

바코드를 읽는 기계도 대여를 하지만, 앱에 비해 가격이 약 3배 비싸다. 부스를 지킬 스탭 명수 대로 앱을 구매해 두자. 한 회사의 여러 스탭이 스캔한 모든 정보는 포털에서 한 번에 모아 볼 수 있다. 


5. 배포 명함 하나로 통일

부스 현장에서 배포하는 명함은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좋다. 한 명의 명함을 두둑이 쌓아 부스 위에 올려놓자. 연락 창구가 분산되면 이후에 커뮤니케이션이 엉키고 뒤죽박죽이 되어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평소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한 명을 컨택 포인트로 설정하고, 용건에 따라 필요한 팀원에게 연결해 주도록 하자.


6. 눈에 띄는 유니폼 입기

전시회에서 이목을 끌기에 시각적인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출장을 간 팀원들은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부스를 지키는 모든 사람들이 입을 유니폼을 마련했다. 산업 행사이다 보니 딱딱하고 어두운 옷을 입고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렇게 튀는 색을 입으면 확실히 눈에 많이 띈다. 안전 요원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샛노란 색에, 앞에는 브랜드명, 뒤에는 큰 이미지를 넣었다. 유니폼은 편의성을 고려하여, 주머니가 있고 모자는 없는 얆은 바람막이로 선택했다. 가벼워서 들고 다니기에 부피도, 무게도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7. 짐이 많고 일정이 바쁘다면, 차량 렌트를 추천

흔히 CES 기간 라스베가스는 인파가 너무 몰리기 때문에 버스나 셔틀, 모노레일 같은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한다. 전시장까지 가는 대중교통편이 지나는 호텔에 숙박하는 또 다른 팁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스태프들은 자차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우리 팀은 무료 셔틀이 운행하는 호텔에서 숙박했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전시 첫날 아침 무료 셔틀을 이용했다. 그런데 그 넓은 호텔에서 셔틀 정류장을 찾는 데 몇 십분, 버스 안에서 대기하는 데에만 몇 십 분을 썼다. 바로 차를 타고 갔다면 10-15분이면 도착했을 거리를 1시간이나 넘게 걸려서 도착했다. 전시 시작 시간 2시간 전에 호텔을 여유롭게 나올 수 있는 부지런한 인재들이라면 괜찮겠지만, 전시회 운영 자체가 매우 피곤하기 때문에 체력을 보충하는 편이 낫다. 

유레카 파크가 있는 Venetian Expo는 Venetian hotel과 Palazzo hotel 두 곳의 주차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호텔 주차장이 꽤 넓어서 주차가 어렵지 않고, 비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전시회 전후로 옮길 짐이 많다면 더더욱 차량 이용을 추천한다. 

유레카 파크와 바로 연결되는 베네시안 엑스포 입구는 차량 진입이 용이한 편. 이 곳에서 잠시 정차하여 짐을 옮길 수 있다.


8. 보도자료 준비

전시회 현장에는 각국의 다양한 언론인사들이 온다. 관객들의 배지를 보면 MEDIA라고 쓰여 있는 부류들이 있는데, 이 분들께 회사와 제품을 잘 설명하면 기사화될 확률이 높아진다. 기자들은 매일매일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바로바로 기사화한다. 언론에 실릴 확률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보도자료를 현장에서 바로 주는 것이다. 

우리는 국문 보도자료와 영문 보도자료를 각각 준비했다. 현장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는 주요 방문자의 코멘트나 방문객 수, 국가 수 등을 매일 업데이트했다. 그리고 언론인이 부스에 방문하면 "Would you like to get a press release?"라고 물어봤다. 보도자료와 함께 참고할만한 현장 사진과 제품 사진을 메일에 첨부하여 즉각 보냈다.


9. 전시 관람도 업무의 일환

비싼 돈 들여 멀리 왔다고 본인 부스만 지키지 말자. CES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화려한 산업 전시회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어떤 신제품을 갖고, 어떤 방식으로 세상에 프레젠테이션 하는지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는 것도 큰 배움이 된다. 새해 첫 타자로 열리는 행사이니만큼 올해 기술과 시장의 변화를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기술/산업 트렌드 파악을 위해, 팀원들과 적절히 교대 근무를 하며 다른 기업들의 혁신을 둘러보자. 

 

10. 저녁 네트워킹

CES 만큼 전 세계 기업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는 없을 거다. 그렇기에 전시회 기간 동안 저녁에는 다양한 네트워킹 행사들이 열린다. 체력이 허락한다면, 이 행사들에 잠깐이라도 가서 새로운 인맥도 쌓고 사업 관련 다양한 조언을 얻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특히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스타트업이라면,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선배 기업가들의 현실 조언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진귀한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전시회를 잘 진행하는 것이 1순위이고, 네트워킹은 2순위이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체력을 길러 둘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



몇 달간 치열하게 준비했던 CES가 막을 내렸다. 초기 스타트업으로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수많은 세계인들에게 회사와 제품을 소개하고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이 경험을 발판 삼아 앞으로는 더 내실 있고 성과를 내는 전시마케팅을 할 수 있을 거다. 화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배양육 스타트업 티센바이오팜 마케터 채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