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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마디썰 Jan 25. 2024

일잘러에게 업무가 몰리는 이유

공감Dream. 혜택은 고장난 가스레인지에게만

일 잘하면 승진한다?

경력이 늘면 늘수록 물음표가 점점 늘어나는 문장이다.

회사는 일을 하는 곳이고, 업무 평가에 따라서 정당하게 보상을 받아야 하는 곳이다.

업무는 잘하는 사람에게 더 많이 배정되기 마련이고, 못하는 사람일수록 배정 받는 업무가 적어 처리하는 업무도 적다. 업무를 잘하는 사람이 승진을 하는것이 당연하겠지만 회사라는 사회에서는 그렇지 못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참 많이 본다.


독박업무

일은 잘하는 사람에게 몰린다. 왜? 라는 물음이 생긴다면 이런 가정을 해보자. 

부엌에 2개의 가스레인지가 있다. 1개는 불이 세고, 잘 작동한다.
다른 1개는 약간의 고장이 있어서 불도 약하고, 가끔 자동으로 불이 꺼진다. 하지만 동작은 된다.

1개의 가스레인지를 이용한 요리를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잘 작동하는 가스레인지에서만 요리를 할 것이다.

회사의 업무도 이와 비슷하다. 업무를 배정하는 상급자의 입장에서는 잘 작동하는 가스레인지처럼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업무를 더 많이 배정하고,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가스레인지 1개에서만 요리를 계속하면 전체적인 요리의 완성 시간이 더 필요하고, 과부하에 따른 수명이 줄어들 것이다.


혜택은 고장난 가스레인지에게만

그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장난 가스레인지를 수리해야 한다. 비용을 들여 수리를 하거나 부품을 교체하는 작업을 고장한 가스레인지에만 할 것이다. 잘 작동하는 가스레인지에 감사인사를 표하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회사에서도 이런 사례를 자주 접한다.

일을 잘하는 사람에겐 업무가 몰려서 자기 계발의 시간이 줄어든다.

일을 못하는 사람에겐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한 자기 계발의 시간이 주어지고, 비용을 투자하여 교육을 보내는 등의 관리를 한다. 


하지만 결말은?

자기 계발과 교육을 통한 경험이 업무와 연계되면 참으로 좋겠지만 현실은 예상과는 많이 다른것 같다.

자기 계발의 시간을 보람차게 보낸 인원은 더 좋은 곳으로 이직을 하기 마련이고, 보람차게 보내지 못했다면 아직 고장난 가스레인지 상태라 업무 생산성에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을테니까

나는 2년 동안 고비용의 다양한 교육을 받고도 업무에 적응하려면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는 동료와 일한 경험도 있다. 2년이면 전문대학도 졸업하는데...


병목현상

병목현상(병의 목 부분처럼 넓은 길이 갑자기 좁아짐으로서 발생하는 교통 정체 현상으로 일부분에 의한 전체의 하향 평준화)

처음에는 일 잘하는 가스레인지가 소화할 수 있는 요리만 해내고 있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일을 잘하다보니 점점 일이 몰리게 되면 시간의 문제일뿐 병목현상이 생기기 마련이다. 병목현상이 발생하기 전 뛰어난 리더를 가진 조직이라면 업무 배분, 역할 조정, 구성원의 성장 및 변경을 통하여 건강한 조직을 만드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혹은 고장난 가스레인지의 수리가 완료되거나 부품이 교체되어 병목현상이 해결된다면 더 좋은 상황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 잘하는 가스레인지

그러면 일 잘하는 가스레인지의 입장을 들어보자. 

저는 기존에도 열심히 일을 열심히 했고, 동료가 성장하기까지 기다리면서 또 일을 열심히 했고, 건강한 조직이 되기를 기다리면서 열심히 일을 열심히 했지만 변화가 없어 리더에게 병목현상에 대해서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병목현상 전에 해결이 되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 잘하는 가스레인지도 언젠가는 의견을 말하는 날이 온다. 문제는 이걸 개선을 위한 의견으로 듣지 않고 문제로 받아들이는 조직 문화가 많다는 것이다.

혹은 일 잘하는 가스레인지의 인고의 시간은 고려하지 않고, 고장난 가스레인지를 재수리하려고 하는 리더가 많다는 점이다. 회사는 팀플레이라고 생각하는 리더가 참으로 많다. 나도 기본적으로 회사는 팀플레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주의

팀의 업무보단 개인의 업무 일정을 우선하고, 개인의 업무가 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 꽤 많다.

개인을 먼저 생각하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많은 사람일수록 이런 경우를 꽤 많이 보는데 이건 개인주의 아니라 이기주의의 탈을 쓴 개인주의라고 생각한다.

개인주의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개인이 중요하기 때문에 피해를 보는게 싫은 만큼 피해를 주는 것도 싫어하는게 기본이다.  

MZ세대를 대표하는 단어 중 하나인 개인주의를 이전 세대에서는 나쁘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이전 세대들은 집단주의와 팀플레이를 중요하게 보았기 때문에 일 잘하는 가스레인지는 고장난 가스레인지가 수리되기를 기다려주는 것을 미덕(아름다운 덕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 잘하는 가스레인지 입장에서는 그냥 업무를 더 많이 했을뿐이다. 

일 잘하는 가스레인지가 본인의 업무만을 처리하겠다고 개인주의를 택한다면 적극적으로 환영이다.

물론 리더의 입장에선 팀의 업무에 영향을 주니까 아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건 고장난 가스레인지의 몫이고, 리더의 몫이지 일 잘하는 가스레인지와는 상관 없는 부분이다.


악순환의 고리

중요한 것은 일을 많이 한 부분에 대해서 보상이 뒤따르지 않으면 결국 인재는 그 회사를 떠나고 회사는 고장난 가스레인지만 남는 악순환이 될 것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일 잘하는 가스레인지가 본인의 업무만을 처리하는 개인주의를 택했다면 억울하진 않을것이고, 조직을 떠나는 일도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과부하 시점에서 살려달라고 말하면 불만쟁이가 되어 평가가 나쁜 경우도 많다. 당장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베스트셀러에 빠지지 않는 주제가 평가의 불만족, 업무 배분의 불공정성이지 않은가

결국 해결방법은 조직문화의 개선이다.


편해지려면 주위 동료를 성장시켜라

좋은 말이다. 주변 동료들이 성장해서 업무 생산성이 높아진다면 일잘러의 삶도 더 좋아질꺼라는 말이다. 

조직 문화가 좋은 곳일수록 구성원 모두가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것이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노력하여 고장난 가스레인지가 적거나 고장난 가스레인지도 수리에 적극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건강한 조직 문화라고 생각한다. 


잘 나가는 회사의 조직 문화

잘 나가는 회사들의 구인 공고의 조직 문화를 보면 수평 문화, MZ리더, 소통, 오버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 곳이 많다. 결국 문제는 일 잘하는 가스레인지가 지치기전에 힘들다고 말할 수 있어야하고, 그것을 받아줄 수 있는 조직 문화를 갖추기 위해서는 위든 아래든 소통이 되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매일 팀원들과 스크럼을 진행한다. 각자 업무 진행 사항 공유, 업무 진행의 어려움을 말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어려운 점이 없다던 팀원은 완료 일정 하루 전에야 일정을 준수할 수 없다는 전달을 주었다. 일정은 못 지키지만 업무 진행의 어려움은 없단다.
(일정을 관리하는 도구를 이용하기에 모든 팀원이 일정을 볼 수 있다.)

어려운 문제다. 본인의 업무가 다른 팀원의 업무에 연계가 되고, 팀원 모두의 업무는 곧 팀의 업무가 되는 것이 회사인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회사에는 꽤 많다. 


일 잘러에게 일은 몰린다.

잘하니까 그렇다. 인정은 받지만 평가에서 그렇지 못해서 상처 입는 경우 많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공감밖에 드릴 수 없어서 죄송하다. 하지만 나는 인정한다. 당신이 틀리지 않았고, 당신은 정말 열심히 하셨을 것이다. 

다만 지치지만 말자. 회사는 바뀌지 않는다. 

힘내자. 오늘도 힘내고, 내일도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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