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훈 Oct 28. 2024

새벽녘 참을 수 없는 방광

나이가 드니 방광이 예민해졌다. 방광이 예민하니 자주 오줌 누는 꿈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렇게 누어도 방광은 여전히 가득 찬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화장실을 다녀와서 잘 것인가 아니면 그냥 참고 버티어 보느냐로 새벽녘에 가득 찬 방광으로 묘한 꿈을 꿨다. 생생한 꿈 그런데 화장실을 다녀오자마자 꿈은 사라졌다. 이러니 영험함이 없는 개꿈일 것이다. 그럼에도 도대체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방금 전까지 그렇게 생생했는데 말이다. 얼마 전에는 선명한 색상의 꿈을 색의 이름까지 기억하며 꿨는데 그것은 웬일인지 기억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또 그 얼마 전에는 사과 배가 등장하는 꿈을 꿨다. 꿈은 컬러가 아니다 맞다에서 이번에 아주 완전하게 나의 꿈은 컬러임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건 그렇고 다시 잠을 청해 꿈을 확인해 보기로 했으나 정신은 말똥하고 꿈은 여전히 기억나지 않지만 어렴풋하게 한토막만이 순간 머릿속을 지나간다. 강당에 물이 채워지고 가장자리에 군데군데 마른 바닥이 드러난 현상만을 일부 확인했다.

그래도 요즘에는 방광염 관련 약을 처방받아 아침 6~7시까지 잠을 청해도 별 이상이 없었는데 오늘 아침은 유별나게 새벽 다섯 시 근처에서 방광을 이기지 못하고 일어났다.

작가의 이전글 말 풍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