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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훈 Mar 23. 2024

돈과 갑질 그리고 자본주의 본색



대부분의 경제서적은 최고의 이윤창출을 위해 생산·고용·소비 등과 관련해 효율성과 경제성 그리고 합리적 결정에 대하여 논의하기를 원하고 그에 대한 정당성을 갖추는데 열중한다.

우리나라와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히 기업의 계가 불투명하고 특정인에게 종속된 지배구조를 갖은 재벌기업 등을 포함해 다수의 기업들은 경제논리만을 앞세워 노동자의 희생을  더 많이 강요하기만 할 뿐  보수(이익)의 주체로 노동자에게 충분한 대우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용유연화를 정치권과 함께 강조하고 있다.

AI가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에 확산되면 고용의 질은 더욱 낙후되고 소득 감소는 불가피한 일이 될 터인데 언론 역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경제활동에서 개인은 소비의 주체일 뿐만 아니라 경제활동의 중요 요소로서 노동력 등 생산 요소를 제공하고 보수를 받는다. AI시대 이전에도 노동자에 대한 보수의 적정성은 사회시스템을 위태롭게 할 정도로 정의롭지가 않았다.
성장과정에서 정부의 엄청난 특혜를 입었던 많은 재벌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반면에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사회 안전망을 크게 헤쳤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정치권 등도 사회적 합의 틀을 만드는데 미온적이었다.


 일한 대가로서의 보수가 적정해야 적정규모의 소비활동이 일어나고 생산활동과 고용증대 등 선순환 구조로 연결될 수 있는데 말이다.

특히 인문학이 결여된 경제관념으로는 경제활동에서 발생한 수익의 대부분이 대주주의 통장에 귀속될 뿐이다.
가정이지만 대부분의 우리나라의 사람들에게 “자본주의 경제논리가 보편적 인간애를 갖고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최근 정부는 어느 나라보다 자유시장 경제논리를 깊이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사는 사회는 보편적 인간애가 필요 없는가?”라는 질문에는 어떤가? 아마도 많은 이가 필요성이 있음을 주장하리라 본다.


우리나라 재벌들은 국가의 전폭적 지원과 60 ~70년대 농민의 희생을 발판 삼아  이루어졌기에 굳이 인간애까지 들먹일 필요조차 없이 국민 모두에게 헌신해야 할 부담을 지고 있다. 기업이 아닌 재벌 소유주에게 특히 특권 의식을 내려놓기를 간절히 청하고 싶다.  

오늘의 재벌이 있기까지 특히나 큰 국민적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 재벌의 노동자에 대한 관심과 국가의 복지에 대한 세심한 손길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현재의 자유시장경제로는 증평모녀자살 사건이나 송파모녀사건 등을 해결할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본주의는 종국적으로 더 큰 자본주의를 원할 뿐이다. 기업은 노동자들을 십 분 활용해 고부가가치화된 상품을 개발하고 더 많은 수익을 올려 경쟁관계 기업들로부터 벗어나 독보적인 지위와 영향력을 확보하는데만 몰두하고 있다. 어쩌면 기업이 해야 할 당연한 일일지 모르겠다.

그러기에 국가가 나서 공정하고 적극적인 관여를 할 필요가 있다. 자본에 의한 자본의 증대를 적절히 규제하는 등의 자본수익배분의 공평성과 인력 및 자본 투자에 대한 공평한 기준, 조세의 공평성, 복지시스템의 합리적 적용 등은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나는 최근의 갑질 사태를 보면서 이는 특정집단이 노동 등의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불로소득을 얻고 있는 데에서 발생했다고 본다. 이를 테면 자본소득이라 할 수 있는데 돈이 돈을 버는 구조로. 근로소득보다 훨씬 규모가 다. 특히 이런 경우에는 돈이 갖고 있는 절대 권력이 갑질을 부추길 우려가 높다.
한편으로는 생산활동 등을 통한 지역공동체가 해체되고 개인화된 주거문화와 경제활동도 갑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겠다.
왜냐하면 과거 물물거래시기엔 모두가 생산자이기도 하고 소비자이기도 하다. 이런 사회에서는 서로가 피해를 줄 수도 받을 수도 있었기에 그리고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 연대감이나 정을 통한 서비스 정도 이외의 것을 바라지도 않았기에 갑질이 근본적으로 발생하기 어려웠다.
자본에 의한 자본의 탄생을 억제하고 지역공동체 등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노력들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 예의가 돈에 의해서 망가지지 않도록 말이다.


[ 몇 해전 써 놓은 글을 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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