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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ina 이나 Jun 30. 2024

[프로덕트 디자이너] 이직 3개월 차 회고

네덜란드 현지 회사로 이직한 지 3개월 후 느낀 점

벌써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한 지 3개월이 넘었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내 소개를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봄이 가고 새로운 계절이 오고 있다. 난 애초에 수습기간이 1달이었기 때문에 3개월이 지난 건 크게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이 시점에서 새로운 회사에서 느낀 점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좋은 점]


디자인 팀의 존재

이 부분은 내가 이직을 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확실히 회사 전체에 디자이너들이 여러 명 있다보니 매주 서로가 모르는 부분들을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 좋다. 난 비록 경험이 짧아서 보통 다른 디자이너들이 자기 디자인을 보여줄 때 그냥 듣고만 있는 편인데 (중간에 나서서 영어로 이야기 하는 게 아직 어색하기도 하고) 좀 더 경험이 쌓이면 다른 사람들한테 좋은 솔루션도 제안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스프린트 방식의 업무 프로세스

스프린트란, 일정 기간마다 티켓을 만들어서 그 안에 빠르게 테스크를 완료해내는 업무 방식이다. 보통 2주마다 새로운 스프린트를 생성하는 것으로 원칙으로 하며 많은 테크회사들이 따르고 있는 방식이다. 이런 프로세스 안에서 일하니까 좀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고 주기적으로 팀원들의 의견과 진행 방식을 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수평적 분위기

모든 팀원들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분위기가 좋다. 전 회사는 팀원들간의 분위기는 수평적이었으나 ceo가 프로덕트의 전반적인 부분들에 모두 관여하는 조직이었기 때문에 사실 hierachy가 없기는 힘들었다. 여기서는 내가 마음만 먹으면 내 의견을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다. (나같은 내향인은 마음을 먹어야만 가능하다는 게 문제이다...)          


하이브리드 방식

물론 contract로 100% 리모트 근무를 하는 팀원들도 있지만 풀타임 정직원들은 기본적으로 오피스에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일을 하는 게 가능하다. 그 마저도 강제는 아니어서 내가 사정이 있으면 굳이 갈 필요도 없고 일일이 해명할 필요도 없다 (인터뷰에서 디자인 헤드가 일주일에 한번은 아인트호벤 오피스로 왔으면 좋겠다길래 이 점을 제일 우려하고 있었는데 그 분이 퇴사한 탓인지 오피스에 안가도 딱히 이슈가 아니었다). 다만 매일 리모트로만 일하면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 기분이라 될 수 있으면 멀더라도 일주일에 한번은 오피스에 가려고 노력중이다. 가봤자 뭐 특별한 소셜활동을 하는 건 아니지만 리프레시는 되는 것 같다.          


개인의 삶에 대한 존중

유럽 회사들의 공통된 특성인 것 같은데 우리 회사 또한 개인의 삶을 존중해주는 분위기가 있어서 좋다. 가령 아이가 갑자기 아프다거나 개인적인 일로 어딘가를 방문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팀에 이야기 해서 미팅에 불참하기도 하고, 그 부분에 대해 아무도 눈치를 주지 않는 분위기이다. 우리 팀에는 결혼해서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도 자신의 가정에 충실하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인 게 마음에 든다. 팀원들의 근속 년수를 하나하나 아는 건 아니지만 이런 이유에서인지 장기 근속자가 많은 느낌이다.          



[아쉬운 점, 힘든 점]


프로덕트의 특수성

사실 아직까지도 적응이 안됐고 앞으로도 시간이 걸릴 것 같은 부분이다. 회사가 안 그래도 여러 조직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구조인데 (이건 대기업의 특성일 수도 있겠다) 타겟 유저가 특수한 분야에서 특수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라 전반적인 배경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프로덕트가 광고주들을 위한 것인데 난 그쪽에 지식이 아예 전무하다 보니 개념 하나 하나를 흡수하는 것도 버거울 지경. 아직 프로덕트의 구조가 온전히 안정적으로 자리잡힌 게 아니라서 새로 온 내 입장에서는 더 헷갈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미팅때 사람들이 과거 레거시나 플랜을 이야기 할 때마다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다. 매니저한테 1:1 미팅 때 이런 어려움을 살짝 이야기 했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라고 하니 일단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내가 맡은 일에 집중하고 싶긴 하지만 언젠가는 회사 프로덕트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좀 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지 않을까? (사실 이 부분이 늘 고민이라서 혹시 관련된 경험이 있으시거나 극복해 본 일이 있으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


생각보다 아주 대단하진 않은 복지(?)

사실 한국에서 일했던 경험에 비춰보면 자유롭게 리모트 근무가 가능한 것 만으로도 엄청난 복지이긴 하지만, 이 전 회사에서 주기적으로 유럽국가로 오프사이트도 가고, 랩탑이나 이런 저런 장비들도 지원받고, 교육비 지원도 받을 수 있었던 환경과 비교하면 조금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특히 영어를 꾸준히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언어 교육비 지원은 꼭 받고 싶었는데 회사엔 딱히 그런 부분에선 버짓이 안나오는 모양이라 좀 슬프긴 하다. 내 돈으로 결제하려고 하면 꽤 부담인 돈이라 ^,ㅠ.....ㅎ 이 참에 그 동안 하던 화상영어는 잠시 멈추고 매체 위주로 영어공부를 지속해볼까 싶다.          


더딘 업무 진행 속도

이건 전 회사에서 빠르게 아웃풋을 뽑아내고 디자인 결정을 하던 환경에 익숙해진 탓인지 은근히 날 괴롭게 하는 부분이다. 회사의 몸집이 더 커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디자인 하나 만들어놓고 다른 이해 관계자들과 리뷰하는 걸 기다리는 데만 3~4일 걸려서 그 동안 붕 뜨는 시간이 생겨서 이런 때는 뭘 해야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물론 다들 다른 업무로 바쁘니까 이해는 한다마는 (...) 차라리 일이 좀 많아서 빠르게 뭔가를 배울 수 있으면 좋겠는데 테스크 하나로 너무 오래 붙잡고 있는 기분? 이러다가 개발자랑 미팅하면 꼭 align 이 안되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라 최대한 디자인 결정하는 시간을 단축해서 시행착오도 빨리빨리 겪고 진행하고 싶은데 잘 안되서 결국 나 자신이 엄청 늘어지게 되는 듯 하다. 여러 번 반복되면 한번 쯤 이야기 해 볼 사안인 것 같다.          


잦은 프레젠테이션

이건 단점은 아니고 그냥 정신적으로 약간 괴로운 부분이라 넣음.ㅋㅋㅋ 아무래도 영어를 그리 잘하는 편도 아닌데다 퍼플릭 스피킹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영어로 디자인 프레젠테이션 하는 건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꽤 걸리는듯 하다. 회사 밖에서 디자인 프레젠테이션을 연습할 방법을 찾고 싶은데 뭐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영어로 디자인 관련 유튜브 영상을 연습삼아 올려볼까 싶기도 하다.       




전반적으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좋고 지금 일하는 환경에 만족하고 있다. 다만 내가 여기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스스로 끊임없이 찾아야 할 것 같다. 그 외에도 헤쳐나가야 할 산들이 좀 있긴 하지만 6개월, 1년 차 회고에서는 좀 더 성장한 나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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