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태옥 Dec 17. 2022

저들은 바다 아래 우리의 동료입니다

기후 SOS - 고래이야기

고래가 수면 위로 호흡하러 올라올 때 식물성 플랑크톤에게 질소와 철분을 제공합니다. 고래 배설물에도 질소와 인이 있어서 식물성 플랑크톤에게 좋은 먹이죠. 

이 과정을 생물학적 펌프(whale pump)라고 합니다. 해수면에서 흡수된 이산화탄소를 어류 등 바다 생물들이 이동하며 발생시키는 물기둥의 순환작용을 통해 점점 깊은 바다 아래로 저장되는데요. 바다 깊은 심해부터 해수면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고래가 그 역할을 하는 거죠. 

고래가 먹여 살리는 식물성 플랑크톤들은 약 37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합니다. 이 양은 1조 7천억 그루의 나무와 맞먹는 수준이며, 매년 아마존 열대우림의 4배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합니다. 또한 동물성 플랑크톤의 먹이를 제공함으로써 바다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현재, 약 140만 마리의 고래가 생존하고 있다고 추정됩니다. 예전같이 4~5백만 마리의 고래가 지구상에서 살아간다면 식물성 플랑크톤의 양이 증가하면서 포집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 또한 크게 증가할 것입니다. 식물성 플랑크톤 1% 중가는 20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를 낸다고 합니다. 

숨겨왔던 고래의 비밀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몸속에 저장한다는 것입니다. 지방과 단백질이 많은 고래는 숨 쉴 때마다 그 사이사이에 탄소를 저장해요. 평균 60년 이상을 사는 고래는 평생 33t가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요, 이는 1년에 최대 22kg을 흡수하는 나무 한 그루의 1,500배 정도의 양입니다. 

고래 한 마리로 약 1,500그루의 나무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거죠. 

고래가 자연사하면 탄소를 품고 심해에 가라앉아 수백 년 동안 탄소를 몸속에 가둡니다. 

반대로 포획하는 순간 탄소 폭탄이 되는 거죠.  

그러고 보니, 우리가 고래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고래가 우리를 보호하고 있었네요.

고래의 보금자리인 바다를 지켜주세요. 현재 전 세계 바다의 단 2%만이 해양보호구역입니다. 해양보호 활동을 하는 환경단체는 2030년까지 고래의 보금자리인 전 세계 바다의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30×30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외뿔 고래 같은 우영우 변호사가 사랑했던 고래, 우리도 함께 지켜요.      

- 2022. 9. 13     

작가의 이전글 멸종저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