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까칠한 독방 늙은이 Dec 04. 2015

경험, 얼마면 사겠어요?

내 이야기를 듣고 싶으면 돈을 내세요.

오랜만에 부산에 왔다. 


후배가 좋은 자리를 마련해 줘서 깜도 안되지만 공개 강연을 했는데 저녁 늦게 끝나 1박을 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기 전 뜨끈한 국밥 한 그릇 먹고... 잠시 생각을 해 본 후 이 글을 끄적여 본다.


난 유료 콘텐츠 서비스 사업을 한다. 이러닝, 영상 등 직접 비용 투자를 하고 전문가를 섭외하고 제작을 하고 기획, 영업, 마케팅, 운영을 한다. 이에 대한 가치는 수강료로 환산이 되어 필요한 사람들이 구매, 수강을 한다. 그 형태는 사이트를 통한 불특정 다수의 B2C 서비스가 있고 요구 사항이 있는 곳에 별도 영업을 통해 제공되는 B2B 서비스 등을 통해서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뭐 아직은 시작 단계니 그 규모는 크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내 사업이 잘 되고 안 되고의 문제가 아니라 비용, 시간, 사람, 인프라 등을 투자해서 만든 상품에 대한 가치는 절대적으로 '돈'으로 환산되어야 하고 사업자는 자신들이 만든 상품이나 서비스가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이 되면 백 원을 받던 십만 원을 받던 노골적으로 고객, 시장에게 돈을 요구하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요구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을 잊어버린다. 사업이란, 사람들에게 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에 어떤 가치를 느끼는지는 시장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안 팔릴 수도 있다. 이는 리스크로 안고 가야 하지만 판이 벌려지고 돈이 벌리기 시작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이다.

출처 : http://bit.ly/1OKk3Lv

왜 이 이야기를 하냐면... 내가 만든 상품, 서비스만 돈으로 그 가치를 환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정리해서 글로 남겨두고 싶었다. 난 강의가 주업은 아니다. 하지만 가끔 했다. 그 형태는 맞춤형이다. 기업의 요청이 오면 해당 기업에 대한 고민과 분석을 해서 그 결과를 공유하는 형태, 또는 컨설팅. 이에 대한 내 가치는 내 스스로 돈으로 가치 환산을 매겨서 강의료나 컨설팅료를 받기도 했다. 그 누구의 기준도 아니었고 올 곳이 나의 기준이었다. 그것을 시장, 고객이 인정한다면 거래가 성사되는 것이다.


그런데 공개 강연은 좀 다르다. 특히 환경, 요구 수준, 가치관, 목적이 다른 사람들 대상으로 앞에서 자신의 경험을 잘 편집하고 가공해서 나름의 가치가 있는 상품화가 되었다면 그에 대한 가치는 시간당 강의료 얼마라고 못 박기 어렵다. 주최 측은 예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물론 이해한다. 나도 안 해본 사업도 아니고...


하지만 강의를 전업으로 하는 사람(강의를 전업으로 하시는 분들을 폄하하는 건 절대로 아님. 너무 대단하다고 늘 생각하고 있음) 이 아닐 경우에는 좋은 의미의 자리라 하더라도 그 '좋은 의미'가 과연 그 사람이 투자하고 지룹한 기회비용 등을 상쇄할 수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강연 시장의  문제다.'라고 말들 많이 한다. 맞다. 시장이 그렇게 자리를 잡은 걸 어떡하나? 하지만 강연을  의뢰받는 사람 입장에서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자신만의 관점, 인사이트 등은 시간당 10,20만 원으로 가늠할 수 없기에 스스로 판단해서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해야 한다. 의뢰한 곳에서 제시한 기준이 맞으면 하면 된다. 하지만 제시한 대로 끌려다닐 필요는 없다. 자신도 상품임을 잊지 말자.


난 공개 강연을 하고 그럴 정도의 깜이 안 되는 걸 안다. 그래서 가끔 요청이 오는 경우 고사를 했었다. 이번 계기로 확실히 느꼈다. 공개 강연이나 강의는 주업이 아니기에  지양하는 것으로, 대신 내 이야기, 내 경험, 내 가치관 그리고 내 관점이 듣고 싶다면 나랑 협상을 하시라. 내 시간과 고민과 에너지를 제 값 주고 사시라!!


시간당 돈 천만 원... 그 만큼의 가치는 나를 비롯, 여러분들에게도 있다. 


- 終



작가의 이전글 크레듀와 멀티캠퍼스 합병,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