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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워킹맘 손엠마 Jul 27. 2020

엄마의 자유시간에 대처하는 아빠의 바람직한 자세 3가지

애둘 대디의 생존 육아법에 대해 ㅡ 


대한민국 직장인의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작년 기준으로 약 35.9시간이라는 통계 기사가 있다. 도대체 어느 직장인을 조사한 것인지 의문이지만, 법정 근로시간이 주당 40시간으로 정해져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포괄임금제에 대한 노동자이기 때문에 야간근무에 대한 '선택'은 애초에 생각도 하지 못하고 주어진 일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야근을 하게 된다. 


역시나 나와 남편도 직장인 10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직급이 올라갔다고 해서 야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나는 주로 평일에 되도록 칼퇴근을 하고, 남편은 비교적 엄격한 회사에 다녀 야근을 수시로 하고 있다. 물론 그마저도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며 조금 줄었지만, 아직도 선진국 수준이 되려면 한참 먼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돌로 평일 퇴근 후의 육아는 나의 몫이 되는 경우가 더 많기에 남편은 가끔 주말에 나에게 자유시간을 허락해준다. 


평일동안 고생 많았으니까, 자기 하고 싶은거 많이 하고 와!
애들은 내가 데리고 나가서 놀께.
인증샷 첨부!!

어머님은 자식 교육을 도대체 어떻게 시키셨기에 이런 똘똘하고 사랑스러운 남편을 나에게 주신건지. 나에 대한 사랑이 채워져야 아이들에게 나눠줄 사랑이 생긴다는 것을. 그것이 내가 가진 모성애의 커다란 특징이라는 것을 깨달은 나는 엄마, 딸, 아내, 직장인 등의 각종 완장을 떼고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너무 필요했다. 글도 마렵고, 책도 꼭 봐야하고, 하고 싶었던 게 많았던 사람이라 항상 목마름이 있었는데 너무 고맙게도 남편은 나의 갈증을 탁월한 본능으로 눈치채고, 그의 생존(?)을 위해 나에게 자유시간을 허락해주었다. 


그런 시간들을 통해 독서모임도 꾸리고, 그동안 1도 관심없던 경제서도 읽고, 35년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글로 써내며 스트레스도 쫙 날리고,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의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며 나의 자존감을 높여가고 있고 이 영향이 결국에는 아이들의 성장과 관계형성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불행한데, 아이만을 위해서 모든 것을 다 희생하고 매달리면 아이가 그만큼 행복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남녀사이에도 밀당이 있듯, 엄마와 아이 사이에도 서로 주고 받는 사랑이 생겨야 건강한 관계가 형성되는데, 일방적인 애정은 결국 탈이 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이 허락해준 자유시간도 되도록 시간을 쪼개서 칼같이 활용하고, 자유시간이 끝나고 아이들이 돌아오면 미안해하지 않고 못 놀아준만큼 더 열심히 놀아주려고 노력한다. 


엄마들의 자유시간을 더 많은 엄마들이 누려봤으면 하는 바람에, 나에게 자유시간을 허락한 그는 도대체 어디에 가는지, 무얼 하는지 남겨보고자 한다. (#아들아 아빠가 널 이렇게 키웠다)


1. 박물관 적극 활용하기


코로나가 아직 끝나지 않은 시점이라 아직 문을 제대로 열지 않은 박물관이 많다는 것이 흠이지만, 그래도 박물관은 정말 쏠쏠하고 경제적으로도 좋은 놀이감이다. 경찰, 곤충, 자연사 등을 포함해 서울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들이 많고 대부분 시립, 또는 구립이라 입장료도 굉장히 저렴하다. 박물관이 좋은 것은 아빠가 굳이 무언가를 열심히 해주지 않아도 아이들이 알아서 구경하도록 해주고, 눈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아이에게도, 아빠에게도 좋은 일석이조의 활동이다. 


2. 친척, 지인들과 같이 만나기


우리 집의 경우, 초등학교도 안 간 아이들이 2명이기 때문에 어른 혼자 2명을 봐야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이럴 땐 시댁을 가거나 아니면 조카를 부르거나, 친구들과 같이 만나거나 해서 육아의 손품을 조금씩 지원 받는 것도 방법이다. 당연히 아이들을 데리고 가도 되는지 사전에 물어봐야겠지만, 대부분 영유아기의 아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이 없고, 밝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근데 만나고 나면 왜 더 피곤하지) 어른들의 수다도 떨고, 아이들도 같이 봐줄 수 있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추천한다. (물론, 만남 전 상대방의 의사를 묻는 것은 당연하다. 아니라면 먼 발치에서 상대방이 바로 뒤돌아 가는 것을 보게 될지도...)


3. 집에서 할 수 있는 미술/체육놀이 해주기


비라도 오면 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집에서 놀아주는 것도 좋다. 화장실에서 할 수 있는 물감놀이, 다양한 동물들의 모양을 재현해볼 수 있는 종이접기, 그림 그리기 등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집에서 놀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사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아빠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함께' 한다는 것인 것 같다. 한창 까르르르 놀고 있어서 방에 들어가보면 아빠가 다리를 침대에 세우고 바닥에 누워 '인간 미끄럼틀'을 만들어주고 있는게 전부였는데 너무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 말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아있다. 수고한 그에게도 똑같이 '자유시간'을 허락하는 것이다. 무엇을 하든 묻지 않고 주말 중 남은 하루를 그에게도 자유를 허락한다. 그 시간을 쓰고 안 쓰고는 남편의 자유이지만, 안 쓰더라도 일단 '줘야' 남편도 받는 맛이 날 것이다. 이것이 자본주의에서 배운 철저한 기브 앤 테이크의 법칙이 아니겠는가. 우리 부부는 그렇게 서로의 자유를 지지하며 7년차 부부에 접어들고 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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