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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양 Dec 12. 2024

300만 원 소비 요정, '이것'으로 변했다! 1부

한 달 300만 원 넘게 펑펑 쓰던소비 요정의 정신 차린 썰 -1부 

#나는 소싯적 돈 꽤나 쓰는 사람이었다

25살부터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나는 월세와 신용카드라는 늪에 빠져 6년 넘게 허우적거렸다. 매달 들어오는 월급이 있으니 다음 달 월급을 미리 땡겨쓴다는 생각으로 당연하게 신용카드를 썼고 월급보다 카드값이 더 많이 나오면 그걸 막기 위해 카드론을 하고 그마저도 안 되면 당당히 부모님에게 도와달라며 손을 내밀기도 했다. 


한 달 월세 50만 원, 한 달 카드값 250만 원, 핸드폰 요금 10만 원, 공과금/관리비/보험료 30만 원 등등등 다음 달에 들어올 월급에 의지하며 매일을 살다 보니 어느새 모아놓은 현금은 온데간데없고 카드값을 막기 위해 급급한 삶을 살게 되었다. 어쩌다 일을 많이 하게 되어 월급을 두배로 받게 되면 그 돈을 아낄 생각을 해야 하는데 이때다 싶어서 더 미친 듯이 돈을 썼다. 주변 사람들에게 크게 한 턱을 쏘고 나를 위한 선물이랍시고 참 쓸데없는 잡동사니를 많이도 샀다. 그러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어 연애를 하고 결혼을 계획했다. 남편은 나에게 조언이자 충고 한 마디를 했다.


"신용카드 없애고 앞으로 체크카드만 쓰자. 카드값은 내가 다 갚아줄게"


그렇게 나는 29살에 태어나 처음으로 체크카드를 쓰기 시작했고 나의 소비습관은 180도 바뀌었다.


#체크카드를 쓰고 내 돈이 아까운 줄 알았다

신용카드를 쓰고 할부를 하며 돈을 쓸 때 '이 돈은 내 돈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내가 벌어서 갚아야 하는 돈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든 마음껏 긁히는 이 신용카드는 마치 '신이 주신 공짜 돈' 같았다. 그래서 밑 빠진 항아리처럼 돈을 쓰고 또 썼다. 


체크카드를 쓰자 드디어 '내 돈이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급날 통장 잔고에 몇 백만 원이 찍혀있어도 월세를 내고 고정비용을 내자 돈은 어느새 3분의 2가 되어있고 적금을 넣자 반토막이 났다. 남은 돈은 100만 원, 한 달 생활비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사용했지만 눈앞에서 숫자가 쭉쭉 줄어들자 나도 모르게 지갑 열기를 주춤했다.


매일 타던 택시를 끊게 되고 매일 먹던 술자리를 줄이게 되고 매일 사던 쓸데없는 옷, 가방, 배달 음식 소비를 줄이게 되었다. 내 돈이 눈앞에 줄줄 새는 모습을 보니 이제야 정신을 차리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한 달 생활비를 점점 줄여갔다. 150만 원에서 120만 원으로, 12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70만 원으로... 


소비가 점점 줄자 분류가 필요했다. 그래서 소비의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한 달 식비는 얼마, 한 달 장보기 비용은 얼마, 한 달 교통비는 얼마, 한 달 쇼핑비는 얼마... 각 카테고리 별로 얼마를 쓰는지 대충 계산을 해서 최대한 그 비용 안에서만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사실 위기 상황도 몇 번 있었다. 이미 돈이 없는데 정말 사고 싶은 옷이 있거나 정말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서 참을 수 없으면 지금의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모두 '절대 안 돼!'라고 하지 않고 5번의 요청 중에서 1~2번을 들어준다든지 내가 숨 쉴 수 있는 구멍을 요령껏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나는 1년 만에  천만 원이 넘는 돈을 모을 수 있었고 '알뜰한 소비'를 습관으로 익히게 되었다. 그 모든 첫 시작은 바로 '체크카드, 현금'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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