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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5월 4주차: 샘 알트먼의 신뢰 문제

인류는 샘 알트먼에게 AI의 미래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가?

by Writing Tree

2022년 ChatGPT의 등장 이후, AI 기술의 윤리 문제는 기술계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점점 더 현실적인 고민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 인물이 있다. 바로 OpenAI의 CEO, 샘 알트만이다. 그는 마치 고대 신화 속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처럼, 혁신을 이끌었지만 그 대가로 수많은 갈등과 의심을 감수하고 있다.


이번 주는 그에 대한 두 권의 신간 도서가 출간되었다. 두 책은 각각 다른 시각으로 샘 알트만과 OpenAI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이 기술의 미래가 어떤 리더십 위에 놓여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AI의 미래는 결국, 누가 이 기술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두 권의 책, 두 개의 진실

서로 다른 접근 방식으로 조명된 알트만의 내면과 갈등

Keach Hagey의『The Optimist』: 알트만과 그의 지인, 가족들까지 인터뷰. 그의 비전과 감성적 리더십을 묘사하지만, 무조건 찬양하진 않음.

Karen Hao의『Empire of AI』: 알트만과 OpenAI로부터 접근을 거절당함. 외부자의 시선으로 더 비판적이고 날카로운 분석 제공. OpenAI를 “제국주의적 권력기관”으로까지 묘사함.

Keach Hagey의 The Optimist. Sam Altman과 OpenAI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출처: Amazon)

샘 알트만이라는 인물

천재와 설득가, 그리고 권력자

어린 시절부터 천재성 발현: 중서부 출신, 10대 때 이미 기술 전문가 수준.

사회적 용기: 17세에 커밍아웃하며 공개 연설 → 리더십의 초기 형태를 보여줌

연속 창업가: Loopt (위치 기반 앱) → YC 대표 → OpenAI 창업. 이후에도 Worldcoin(홍채 기반 인증), 생명 연장, 핵융합 등 다양한 미래 기술에 도전

‘현실 왜곡장’을 지닌 인물: 스티브 잡스처럼 사람들을 설득하는 능력 보유. 그러나 잡스와는 달리 더 부드럽고 섬세한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동시에 불투명한 리더십으로 반복되는 신뢰 문제

Loopt 시절, 독단적 결정으로 인해 동료들이 두 차례 이사회에 해임 요청

OpenAI 창업을 YC 운영 중에 병행하다 내부 반발로 해고. YC의 브랜드와 지분을 개인 프로젝트에 활용했다는 비판

OpenAI에서마저 2023년 해임 시도 당시, 이사회와 경영진에게 ‘서로 다른 말’을 하며 신뢰 상실

일부 투자 활동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투명성 부족 지적

샘 알트만의 천재성을 의심하는 자는 아무도 없다. 다만 그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속되고 있다. (출처: Ve


OpenAI 내부 이념 전쟁

‘속도’와 ‘안전’ 사이, AI를 둘러싼 철학적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Boomers (속도 중시): 미국이 AI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전략적 시각

Doomers (안전 중시): 효과적 이타주의(EA)를 바탕으로, AI의 재앙적 리스크에 초점

알트만은 ‘속도파’에 가까운 경향 → 내부 연구자 대거 이탈 (→ Anthropic 창업)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하는가?

AI 초지능을 향한 여정 속에서 무너지는 윤리

『The Optimist』는 이를 실리콘밸리 스타일로 이해하려 함

『Empire of AI』는 그 과정을 “미션 배신”과 “착취”로 규정

결론은 다르지만, 이 두 권의 책은 모두 “우리는 기술의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남김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우리는 항상 윤리와 철학이라는 질문과 마주해왔다. 하지만 AI는 지금까지의 기술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하는 속도,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기는 영향력은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 더 무서운 건, 이 기술이 초래할 위험이 단순히 물리적인 피해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정보를 보고 어떤 판단을 하게 될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을 이끄는 한 사람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샘 알트먼은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다. 그는 아이디어를 자본으로 바꾸는 데 천재적이고, 그 능력 덕분에 지금의 OpenAI가 존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반복적으로 보여준 불투명한 의사결정과 신뢰의 균열은, 이제 단순히 기업 운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AI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핵심적인 우려로 이어진다.


특히 그는 ‘AI의 안전성’보다는 ‘속도와 경쟁 우위’를 중시해왔다. 그 자체를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 산업의 생존과 경쟁자들의 진입 속도는 현실적인 변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산업의 리더라면 산업의 기준을 세우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령, 페이스북은 초기 SNS의 기준이 되었다. 그러나 부정적인 영향을 무시하며 사업을 키우는 동안 수많은 비판에 직면했고, 국가가 개입하여 페이스북에게 적절한 자가 규제를 만들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샘 알트먼이 이끄는 OpenAI는 지금, 그 기준을 선제적으로 만들어 산업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는 위기이자 기회를 맞고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즉, 개발 속도를 약간만 포기하더라도 실익과 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결국 기술은 도구다. 중요한 건 그 도구가 누구의 손에 쥐어졌고, 그 손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느냐다. 인류의 미래에 관여하는 기술일수록, 그 방향을 정하는 사람의 윤리와 철학은 기술 자체보다도 더 중요한 이슈다. 이번 기사와 Open AI에 대한 두 권의 책은 우리에게 그 질문을 샘 알트먼에게 던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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