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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신팀장 Jan 26. 2021

여행, 무조건 팔아야 한다!!!

마네킹이라도 데려다 놓으라구.

                 어느날 회사 회의실에서 오고 간 대화.


대표님: 모객 목표가 0 0 0 인데 이거밖에 못 데려오면 어떻할거야?

A팀장: 아니, 코로나라 사람들이 여행을 안 가려고 하는데...

대표님: 어쨌거나 길거리 개, 고양이라도 데려와서 목표 맞춰!

A팀장: . 그러면 마네킹이라도 데려와서 앉혀 놓을게요...



   회사에서 저와 A팀장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의 신분은 다소 고상하게 들리는 '연구원'입니다. 연구원의 주요 업무는 연구 결과를 보고서에 고이 담아 고객에게 납품하는 것이죠. 하지만 테마여행10선 사업을 시작한 작년부터 저와 A팀장은 영업사원으로의 신분 변화를 맞이해야 했습니다. A팀장은 처음부터 정확히 모객 업무에 역할이 집중되어 있었고, 저는 홍보마케팅 담당이지만  OTA(Online Travel Agency,온라인 여행사)플랫폼용 상품 마케팅이 업무로 포함되어 있어서 둘 다 '팔아야 한다'는 지상 과제를 떠안게 되었습니다.


   숫자로 나타나는 성과를 내야한다는 것. 이것이 그렇게 큰 압박으로 다가올 줄 몰랐습니다. 팔지 않아도 되는 보고서 쓰던 시절이 호시절이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7월에 야심차게 A투어회사와 여행 상품 출시 기획전을 열었는데 결과는 '폭망'. 코로나19가 좋은 핑계거리는 되었으나 상품이 하나 팔리고 안 팔릴때마다 일희일비하며 롤러코스터 타듯이 하루하루를 지냈습니다. 당시 저희 팀 연구원은 항상 열 가지로 된 무언가에 대한 꿈을 꾼다고 하소연을 했을 정도였죠. (테마여행10선에서 비롯된 10에 대한 강박 때문일까요?) 오히려 코로나 단계 격상으로 상품 판매 중지 지시가 내려졌을 때 얼마나 마음이 편안하던지...


   상품 판매 중지 지시와 함께 저희의 모객 목표 숫자도 함께 사라져버렸으면 좋았겠지만, 숫자가 낮아지기는 했어도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코로나 상황에 여행을 독려할 수 없어 여행 상품 판매는 중지되었는데 무슨 수로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라는 의문과 함께 또다시 대표님과 세 명의 팀장이 모여 회의가 시작되었습니다. 회의 끝에 국내 랜선 여행 상품 개발이 하나의 대안으로, 여행을 배달해보자는 것이 또 하나의 대안으로 나왔습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국내 랜선 여행 상품은 초기 우려와는 달리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순항 중이고 여행 배달 아이디어는 '집콕여행꾸러미'라는 이름으로 1월 20일에 막  출시되어 저를 다시 롤러코스터에 앉혀 놓았습니다. (랜선여행은 A팀장이, 집콕여행꾸러미는 제가 담당입니다. 사실 다른 주제의 글을 먼저 계획하고 있었는데 집콕여행꾸러미 홍보차 급하게 주제를 변경했어요...)

저희는 이 둘을 합쳐 '비대면 여행 상품'이라 부르고 있는데 각각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드릴게요.


국내 랜선 여행

   마이리얼트립에서 외국 여행지를 대상으로 한 랜선 여행 상품은 있었으나 국내 여행지 대상의 랜선 여행 상품은 존재하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마네킹이라도 데려다 놓겠다던 A팀장은 국내 랜선 여행을 출시해 PC와 모바일 기기앞으로 실제 사람을 데려다놓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마이리얼트립에서 4,900원의 할인된 가격으로 대구, 광주, 경주, 군산을 인기 가이드와  함께 랜선으로 여행할 수 있고 경주는 어린이를 위한 에듀트래블 상품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어린이 상품은 놀이의 발견 앱을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고요.


    하지만 초기 기획 당시에는 유튜브에 여행 영상이 차고 넘치는데 누가  돈 내고 국내 랜선 상품을 구입하느냐는 회의론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저도 회의론자 중 한 명)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유튜브를 통해서는 들을 수 없었던 지역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는 재미와 가이드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가 되었고, 여기에 가이드의 기존 팬층이 두텁다는 점도 판매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A팀장, 랜선 여행 성공으로 마네킹 데려올 필요가 없어 얼마나 다행인지!


집콕여행꾸러미

   아, 이제는 제 가슴을 불난 호떡집마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집콕여행꾸러미 이야기를 할 차례가 되었군요.

https://ktourtop10.modoo.at/

https://post.29cm.co.kr/11226


   비대면 상품 기획 회의시 저는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보았던 네덜란드의 집콕 호텔 상품이 떠올랐습니다. 객실 수요가 줄자 호텔에서는 고육지책으로 호텔 어메니티와 밀키트 등을 상품으로 구성하여 배달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는 내용을 보았던 것이죠. 이 이야기를 꺼내자 B 팀장이 "우리도 여행을 배달해준다고 하자"라고 호응했고, A,B 팀장 그리고 저는 신나서 브레인스토밍을 이어나갔습니다. 집콕여행꾸러미 라는 현재의 이름을 가진 이 사업은 저희팀의 품에 안겼고 1월 20일 '내 몸을 위한 처방전'이라는 이름의 첫 상품이 출시되었습니다.

오늘 Ktv와의 인터뷰에 등장한 중부내륙힐링여행(충주,제천,단양,영월)지역의 집콕여행꾸러미 '내 몸을 위한 처방전'. 뭐가 들었는지 궁금하시면 위의 링크 눌러주세요

    집콕여행꾸러미는 지역의 특산품, 굿즈, DIY키트, 여행 영상과 여행시간표, 여행리플릿과 할인쿠폰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늘 확인 결과 다행히 처방이 필요하신 분들이 많으셨는지 '내 몸을 위한 처방전'은 판매가 잘 되고 있다고 하네요. 내일은 선비이야기여행 (안동, 영주, 문경,대구)의 '선비의 살균학당'이 출시될 예정이고 이외에 4개의 상품이 매주 연속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런 살인적인 론칭 스케쥴로 하루하루가 불난 호떡집이지만 저와 팀원들의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세상 기쁜 일입니다. 그리고 이 꾸러미를 받고 하루라도 코로나블루에서 벗어나는 분이 계시다면, 조금이라도 집에서 여행가 있는 기분을 느끼시는 분이 계시다면 저는 더할나위 없이 기쁠것 같네요.


기승전 홍보가 되었는데 홍보마케팅 담당으로 어쩔수가 없었음을 양해부탁드립니다.


주목! 집콕여행꾸러미 상품은 한정수량으로 판매중이니 구매를 서둘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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