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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JI Apr 19. 2024

오해하기 쉬운 좋은 이야기들 (공감을 할 수만 있다면)

소통

세상엔 오해하기 쉬운 좋은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처음 듣기엔 좋지만 생각할수록 불편한 이야기들이죠.

그래서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생각이 다르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넌 자세히 보면 예뻐!”라는 말은 예쁘지 않은 친구에게 위로하는 마음으로 하는 말이죠.

실제로 예쁘지 않다는 뜻입니다. 친구의 예쁜 구석을 자세히 보고 찾아야 하니까요.


또한, 

“넌 다이어트만 하면 엄청 예쁠꺼야. 이목구비가 뚜렸하니까!”

이 또한 결국 지금은 예쁘지 않다는 의미고, 살이 쪄서 예쁜 이목구비마저 엉망이라는 뜻이죠.

몸매 좋은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면, 이 말을 들은 뚱뚱한 친구에게 과연 위로가 됐을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다르니까요.


마찬가지로 

“넌 알고 보면 누구보다 착해!”라는 말도 

자세히 알아야 착해 보이고 잘 모르면 착하지 않다는 의미죠.

물론 보면 볼수록 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부하직원들의 솔직한 이야기는

“팀장님은 소문보다 훨씬 좋은 분이세요. 업무는 힘들지만 알면 알수록 부드럽고 편안한 분이세요!”라는 말이었습니다.

분명 부하직원들은 저에게 좋은 의미로 말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과연 저를 그 전엔 어떻게 알고 있었던 것일까요?

물론 제가 업무를 힘들게 하고 무표정하거나 무서워 보여서 많은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막상 듣고 나면 기분이 좋거나 위로가 되기 보다는 많이 우울해졌습니다.

저에 대한 인식과 평판에 대해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니까요.

그래도 이런 말들은 부하직원과 매우 친해져서 그나마 들을 수 있었지,

그렇지 않은 부하직원들은 아직도 저를 차갑고 힘들고 무섭고 피하고 싶은 사람으로만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어떤 상사가 승진을 누락한 부하직원에게 

“앞으로 이렇게 개선하면 그리고 노력하면 내년엔 분명히 승진할꺼야. 그러니 힘내!”라고 말했다면,

과연 이 말은 상사의 위로일까요? 경고일까요?

관계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위로 20%를 담고 있는 80% 경고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상사의 마음 속에는 지금처럼 똑 같은 방식으로 일하면 또 다시 승진을 누락한다는 의미고, 이 의미는 부하직원과 상사의 해석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를 부하직원들이 자칫 오해해서 위로로 받아들이면 상황이 이상해지는 거죠.

그리고 회사에는 이러한 말들이 꽤 많습니다. 입장에 따라 해석이 전혀 다른 이야기들 말이죠. 그러니 부하직원이라면 오해하지 않고 잘 이해해야 합니다.


사실 이런 오해하기 쉬운 좋은 이야기들은 서로에게 진심을 담고 공감을 할 수 있어야 오해가 생기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도 서로의 입장이 다르면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칭찬이나 질책, 피드백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를 잘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실을 구체적으로, 행동중심적으로, 비공개적으로 해야한다고 말하죠. 오해가 생기면 안되니까요.

그리고 이 모든 바탕에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 진심과 공감을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당연히 쉽지 않죠. 칭찬이나 질책, 피드백 모두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상사 중에는 이 3가지 모두를 최소화하거나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어차피 해 봤자 자신에게 좋을 일도 없고 오해만 생길 수 있으니까요.

슬프게도 현실은 질책만 하는 사람들이 더 많기도 하구요. 


가끔 저는 와이프에게 “착해져라~ 착해져라~”라는 주문을 겁니다.

와이프는 지금도 착하긴 한데 더 착했으면 좋겠거든요.

당연히 이 말을 들은 와이프는 화를 냅니다. 

그래도 제가 계속해서 주문을 거는 이유는 진짜로 착해질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입니다.

아니면 주문을 계속 걸다 보니 제 생각이 바뀌어 와이프가 착해보일수도 있구요.

어떻게 되든 항상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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