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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경희 Jun 05. 2019

이제부터는 벼락 치기다.

더이상 미룰 수 없는 환경 이야기 (Time to grow up)


미뤄두었던 소풍 이야기.

시장에 나가 장을 보았다.

샌드위치 하나 싸 들고 한강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샌드위치 주 재료는 20대 시절 과테말라 안띠구아에 정착한 후 제일 먹기 어려웠던 아보카도다. 그 밍밍한 맛이란... 하지만 중독성이 있었다. 소금과 라임을 뿌려 으깨서 마요네즈마냥 온갖 샌드위치와 빵 위에 발라먹던 그 과일이 이제는 교통과 식품보관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까운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에코크리에이티브 수업을 듣는 학생이다보니, 과테말라 요리 주재료인 아보카도가 어떻게 재배되고 , 수송되어 내 샌드위치 속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알고 싶어졌다.


1. 아보카도의 물 소모량

재배 환경과 관련된 이슈 중 심각한 문제는 재배 중 소모되는 어마어마 한 물의 양이다. 가로 세로 규모 100m 규모의 아보카도 농장을 운영하는데  하루에 약 10만 L 가량 물이 소모된다. 이 수치는 인구 1000명이 하루 동안 쓰는 물의 양과 맞먹는다고 한다. 아보카도 재배에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 이유는 아보카도의 구조와 진화 때문이다. 아보카도는 뿌리가 얕아서 필요한 수분의 80%를 토양에서 얻어야 한다. 실제로 캐롤리나 빌체스 칠레 페토르카 지역 수자원관리당국 책임자는 2018년 3월 30일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역민들이 급수 트럭을 통해 물을 공급받는 동안 (아보카도) 농장에 많은 물이 흘러들고 저장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고통 받고 있다”고 말했다. 칠레 페토르카 지역의 아보카도 재배 면적은 1990년대 20㎢에서 최근 약 160㎢로 8배나 급증했다.




2. 아보카도 푸드마일리지

그런데 이 아보카도가 얼마나 멀리서 왔는지 궁금했다. 식물이 얼마나 많이 얼마나 멀리서 왔는지 알려주는 푸드 마일리지를 알면 환경은 물론 우리 건강도 지킬 수 있다고 한다.

                               

푸드 마일(Food Miles)은 먹을거리가 생산자 손을 떠나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이동 거리를 뜻하며, 푸드 마일리지는 곡물과 축산물, 수산물 등 아홉 개 수입 품목을 대상으로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식품 수송량(톤)에 수송 거리(킬로미터)를 곱해 계산한다. 푸드 마일리지는 식재료가 생산, 운송, 소비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며 1994년 영국 환경운동가 팀 랭(Tim Lang)이 창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푸드 마일리지가 크면 클수록 먼 지역에서 수입한 식품을 더 많이 먹고 있다는 의미다.  [네이버 지식백과] 푸드 마일리지 [Food Mileage] (트렌드 지식사전, 2013. 8. 5., 김환표)


따라서 푸드 마일리지 값이 클수록 식품의 신선도도 떨어지고 식품을 운반하는 선박과 비행기의 탄소 배출량이 많아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 시켜요 또한 먼 거리를 운송하다 보면 식품의 신선도가 떨어지게 되는 데, 이를 막기 위해 많은 양의 방부제와 약품 처리로 식품 안전의 질까지 떨어트리기도 한다.

한국은 아보카도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재배 조건이 까다로워서 특정 지역에서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입국은 주로 미국(57%), 멕시코(28%), 뉴질랜드(13%) 이다.아보카도가 식탁 위에 오르기까지 적게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의 24배인( 9789㎞) 에서 많게는 32배인 (1만3054㎞) 의 거리를 이동한다는 이야기다. 아보카도 푸드 마일리지는 어마어마 하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평균 푸드 마일리지는 2010년 기준 프랑스의 10배 수준에 달하는 수치이며, 수송 과정에서 발생한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중 가장 높은 편이다.        

게다가 아보카도는 후숙(과실 등을 수확한 뒤 일정 기간 보관해 더 익히는 것) 과일이다.  후숙 기간 동안 적당한 온도를 유지해줘야 하고, 포장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이 나올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3. 아보카도로 인한 산림파괴

    세계 소비량의 32%를 생산하는 멕시코에게 아보카도는 고수익을 보장하는 보물이나 다름없다..멕시코가 2016년 아보카도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는 22억 달러, 한화로 2조 3천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너도나도 아보카도를 생산하려는 멕시코 농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기존에 있던 나무들을 베어내 산림을 파괴하고 아보카도 나무를 심고 있다는 것이다. 멕시코 아보카도의 80%를 생산하는 최대 생산지인 멕시코의 미초아칸주에서는 매년 여의도 면적 50배가 넘는 숲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런데 이 미초아칸 주의 몇몇 숲은 ‘모나코 왕 나비’가 겨울잠을 자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매년 가을 북아메리카 광범위한 지역에 살던 수백만 내지 수십억 마리에 이르는 모나코 왕 나비들은 추위를 피해 떼를 지어 4,800km를 날아 멕시코 숲으로 몰려들어오는 있다. 나비들은 이곳에서 겨울을 나고 봄이 되면 원래 있던 곳으로 다시 날아간다. 무분별한 산림 파괴로 나비들의 겨울잠 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나비들이 장거리 이동을 하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늘어나는 아보카도 농장들이 모나코 왕 나비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처럼 멕시코를 포함한 많은 열대 기후 나라들에서 아보카도 재배면적이 넓어지면서 열대우림의 환경파괴가 심각하고, 이로 인해 서식지를 잃은 많은 생물들의 개체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농부들이 아보카도가 무럭무럭 잘 자라도록 농약, 살충제, 화학비료를 밭에 쏟아 붓는 바람에 토양 오염도 심각하다고 한다.  아보카도로 인한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아보카도의 지속 가능한 재배 방식을 개발하고 인증 제도를 도입해 관리하거나, 정부에서 단속·감시하는 방식 등 생산국의 정부 차원에서 대안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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