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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진아 Oct 26. 2021

미안합니다.

계단을 올라오며 당신은 알 수 없는 노래를 기분 좋게 흥얼거렸어요.

불 꺼진 거실 바닥에 누워 그 소리를 들으니 그쳤던 눈물이 다시 쏟아졌어요.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터져 나온 내 상처를 마주해야 할 당신이 문득 불쌍해집니다.

노래도 웃음도 다 지워진 당신 얼굴 위로 어둠이 드리워지는 걸 보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내 상처는 이렇게 자꾸만 다른 이에게로 넘어가네요.


내 몫의 짐을 당신에게 덜어내어 미안합니다.

그저 숨을 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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